˝타오르는 질문들˝
부끄럽게도. 마거릿 애트우드를 처음 만났다. 당연하게도 이 책에서 거론되는 많은 책들도 거의 읽지 못했고 심지어 이름조차도 ‘듣보잡‘인 작가들과 책도 넘쳐났다.
부끄러움은 나름 50년 독서 인생을 돌아보게 만든다. 마침 2023년을 맞아 생각은 많아졌고 근무 중 짬 내서 읽느라 집중은 강 건너에 있었다.
찰나에 가까운 짧은 여유들 사이에 훅~ 들어오는 물음표들, 생소하고 신선했다.
날카로운 지성의 화살 같은 질문들 덕분에 얼굴도, 머리도, 심장도 창상으로 타오를 지경이다. 특히 환경과 젠더 문제는 지금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면... 암담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뒤로 가고 있다. 얼마쯤 가게 될지, 언제까지 가게 될지도 알지 못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지구는 더욱 불행해질 것이다.
작가의 ˝시녀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는데, 레이첼 카슨의 ˝바다˝ 삼부작을 알라딘 장바구니에 넣는 걸로 책을 덮는다.
마거릿 애트우드 Margaret Atwood
소설가, 시인, 에세이스트, 문학비평가. 1939년 11월 18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태어났다. 시집 서클 게임(The Circle Game)」(1964)과 소설 먹을 수 있는 여자」(1969)로 이름을 알린 이래, 장르를 뛰어넘는 빼어난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대표작으로 소설 시녀 이야기 고양이 눈」 「도둑 신부」 『그레이스」와 ‘미친 아담‘ 3부작 등이 있으며, 눈먼 암살자」(2000)와『증언들」(2019)로 두 차례 부커상을 받았다.
이 .외에도 아서 C. 클라크상, 프란츠 카프카상, 독일도서전 평화상, 미국PEN협회 평생공로상, 데이턴문학평화상 등을 수상했고, 노벨 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화가, 일러스트 작가, 오페라 작사가, 극작가, 인형극 공연자로도 활동한 애트우드는 현존하는 가장 치열한 작가이자 독자로서 ‘타오르는 질문들‘을 세계에 던지고 또 답하며,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있다.

카슨의 바다 3부작 중 마지막 책인 『바다의 가장자리』는 1955년에나왔다. 당시 열다섯이었던 내게 이 책은 마치 내 이야기를 읽는 느낌을주었다. 이 책은 비치코밍‘에 대한 것이었고, 비치코밍은 내가 1940년대 후반과 1950년대 초반 여름에 노바스코샤의 친척을 방문할 때마다펀디만의 해안을 누비며 많이 했던 일이었다. 조수웅덩이와 해안 동굴, 식물군과 불가사리와 복족류는 내가 있던 해안이나 만 건너편이나같았다. 따라서 ‘바다의 가장자리의 처음 3분의 1은 내가 본 생명체들을 말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도 썰물이 바위 사이에 남기고 간 작은 웅덩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늘 그 안에 뭐가 있을지 들여다본다. - P682
이 세 권의 책에는 하나의 공통된 후렴이 있다. 찾으라. 보라. 관찰하라. 배우라. 궁금해하라. 의문을 가져라 판단하라. 레이철 카슨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바다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가르쳤다. 그녀는 바다를 대할 때와 같은 사고방식으로 새들의 생태를 관찰 - P682
했고, 새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 발견이 『침묵의봄』을 낳았다. 대양에 대한 연구가 선행하지 않았다면 카슨이 살충제의영향을 추적할 방법들을 개발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바다 3부작이 가져다준 명성과 발판이 없었다면 아무도 그녀가 전하는 우려의메시지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고,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다면 현재 독수리도, 송골매도, 결국에는 삼림 울새도 남아 있지 않았을지 모른다. 레이첼 카슨은 오늘날 환경운동의 어머니다. 인류는 그녀에게 막대한 빚을 졌다. 만약 우리 인간이 무사히 22세기를 맞게 된다면 그것은일정 부분 카슨의 덕분이다. 바다 3부작의 신판을 맞이하는 것은 크나큰 기쁨이다. 성자가 된 레이철 카슨이여, 그대가 지금 어디에 있든, 고맙습니다. - P683
가장 먼저 이 세월 동안 내 에세이와 조각글을 읽어주신 많은 독자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내게 도달한 독자의 반응들에 감사한다. 내 동생이자 첫 번째 편집자인 루스 애트우드에게 감사한다. 루스는1차, 2차 잡초 제거를 맡았다. 장황함의 밭을 불굴의 정신으로 갈았고, 주체하지 못할 만큼 많은 글들을 가지치기해서 적당한 분량으로 줄였다. 그리고 루시아 시노에게 감사한다. 루시아는 원본을 찾아내고 출간 버전들을 추적하느라 고생했다. 솔직히 그 과정에서 내가 써놓고도까먹은 글들이 다수 출토됐다. 도서관들이 폐쇄된 코로나19 시국에서이는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원고의 상당수를 보관하고 있는 토론토대학교 토머스 피셔 레어 도서관(Thomas Fisher Rare Book Library)도예외가 아니었다. 직무의 범위를 넘어선 도움을 아끼지 않은 사서 여러분에게도 감사한다. - P684
이 세월 동안 내가 기고했던 많은 잡지와 신문의 편집자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대서양 양편의 내 책 편집자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의 배려와 열정이 엄청난 격려가 되었다. 이 그룹에는 펭귄랜덤하우스 UK의 베키 하디, 펭귄랜덤하우스 캐나다의 루이즈 데니스와 마사카포스트너, 펭귄랜덤하우스 US의 리 부드로와 루앤 월서가 포함된다. 헤더 생스터가 이번에도 교열 담당으로 활약했다. 헤더는 미처 부화하지않은 것들을 포함해 좀벌레들을 있는 족족 잡아냈다. 제스 애트우드깁슨은 나를 나로부터 구하려 애썼다. 하지만 늘 성공하지는 못했다. - P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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