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희, 옥동 (밉게 주인을 보는)
혜자 부모가 화간 거랑, 애 아픈 거랑 무신 상관이 인?
주인 (혜자 보며) 저 언니란 애 좀 모자란 거 같지예?
별이 (주인, 입 모양 보고, 화난 듯, 말하는) 모자란 거 아니고, (또박또박) 다,운, 증, 후, 군
주인 (별이 보며, 이상하단 듯) 뭐 하는 거라
옥동 (버럭, 속상한) 뭐랜 하긴, 다운.. (잘 모르겠는, 춘희 보면)
춘희 (혜자 보는)
혜자(마저 받아서 해주는 화난 듯) 다운증후군! 귀가 처먹어신가
주인 (조금 민망한) 아니, 나는 별이 말은 잘못 알아들어부난...
혜자 (버럭, 주인 맘에 안 드는) 모자르긴 느가 모자르다! 멀쩡한 귀 가정, 못 알아듣고! 별이는, 다운, 증후군! 또박또박 말해신디, 저추룩(저렇게), 딴 말을... 가라, 남 일하는디, 귀찮게
주인 (속상해, 가며) 괜히 나한티.. (하고, 가는)
춘희 (속상히 주인 가는 것 보며, 손은 일하며) 그저 남 일에 나서서 안 좋은소리만 허고.. (하고, 은희 보면)
은희 (눈치 보며, 당황한) 전... 그냥 좀 놀라서.. 영옥이헌티, 아픈 언니 있댄한말을 못 들어서예... 나쁜 뜻은 어서마씸(없어요).
옥동 (담담히, 일만 하며) 다시 영옥이 영희 보민, 모른 척허라.
혜자 (일하며, 은희 보며) 그게 예의라이. (별이에게, 속상한) 우리 손녀는 자폐, 너만 모르는 거 같아 말하는 거라.
별이 (혜자의 손 잡고, 따뜻하게 웃고, 일하는) - P188
정준 (제 맘을 모르는 게 속상한 진지한, 억울하고 속상한 맘에 조금 큰 소리로 말하는) 그래요, 내가 영희누나 보고 놀랐어! 근데, 나는 그럴 수 있죠! 다운증후군을 첨 보는데! 그럴 수 있죠, 놀랄 수 있죠. 그게 잘못된 거면, 미안해요. 그런 장애 있는 사람을 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 집 어디에서도 배운 적이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몰랐다구요! 그래서 그랬어요! (눈가 붉은, 그러나 참고, 다부진) 다신 그런일 없어요. 그러니까, 헤어지잔 말만 마. 서로 사랑하는데 왜 헤어져?
영옥 (맘 아픈, 눈가 붉어, 가만 보다 외면하며, 눈가 손바닥으로 닦고, 맘 다잡고, 짐짓 담담히, 차분히) 영희 보고도.. 나랑 계속 만나잔소리가 나와?
정준 (애써 차분히, 또박또박 말하는) 나와요. 언니 보고 놀랐지만, 시간 지나서 적응되고, 친해지면 되고 그게 우리가 헤어질 이윤 못 돼요.
영옥 (애써 더 모질게) 나한테 정떨어질 일이 더 있는데.. 이 말은 어때? 부모님은 나랑 영희 열두 살 때 돌아가셨어. 다시 말해, 죽을 때까지 영희 부양은내가 해야 돼. - P192
* 점프컷 폐가 현관 앞》 동석, 라면과 김밥을 허겁지겁 먹고, 정준, 동석의 핸드폰 톡으로 선아가 조깅하며 웃는 모습을 셀카로 찍은동영상을 보고 있는, 그리고 그 아래, 다른 동영상을 열면, 선아가 열이와웃으며 산책하는 모습을 찍은 장면이 나오는, 그렇게 여러 장의 선아의 일상 동영상들이 죽 있는,
동석 (라면과 김밥 먹으며, 무심한 듯) 거의 맬 아무런 문자도 없이 그렇게 지사는 모습을 계속 나한테 보내. 무슨 뜻이야? 그게?
정준 (동석 어이없이 보며, 조금은 웃긴) 알면서 뭘 물어요?
동석 (보며, 이해가 안 된단 뜻) 내가 뭘 알아? 머리가 나쁜데..
정준 (담담히) 형님이 자길 걱정하는 맘을 아는 거죠.. 형님이 좋은 거고, 나는잘 있다. 형님은 잘 있냐? 그러다 핸드폰 보며) 어, 근데 형은 아무것도 안보냈네.
동석 (라면 먹으며) 난 안 보내.
정준 (이상한) 왜요? 밀당?
동석 지랄하네. (먹는) - P198
정준 (너무 무겁지 않게, 상의하는) 영옥누나, 언니가 좀 아파요. 다운증후군이라는 병인데.. 좀 애기 같아요.
동석 (먹으며, 무심히, 정준 보는 별로 어두워지지도 않는 덤덤한, 만두 먹으며, 정준 얘기 듣는) 알아, 다운증후군, 영화에서 본 적 있어.
정준 (맘은 무거운 감이 있지만, 그래서 담백하게 말하는) 부모님은 안 계시고.. 나는 그딴 게 다 감당이 되는데, 우리 부모님이랑 기준이한텐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조언 좀 해줘요 형님.
동석 (라면 먹으며) 내 처지에 널 뭘 조언해? 부모님이 기준이가 헤어지라고 하면, 헤어질 거야?
정준 (진지한 의지가 있는) 아니죠.
동석 답은 정해져 있네, 그럼, 너 꼴리는 대로 해, 그냥 나처럼, 막 가. 나는 자식아, 여자 아버지가 자살하고, 엄마는 재혼하고, 지는 이혼하고, 애까지 있어도... 그리고 뭐 자주 안 만나도 그냥 좋아하잖아. 남이 뭐래든 말든, 쌍. 내 인생인데, 뭐? 너도 너네 부모한테 뭐 받은 거 없잖아? 대학도 안 가서학비 안 쓰고, 배도 너가 일해서 사고... 이럴 땐 우리처럼 부모한테 암것도안 받은 것들이 편해. 어쩔 거야, 부모가, 뭐, 해준 것도 없이, 낳아준 거밖엔 없으면서 뭐라 할 거? - P199
정준 (진지한, 그러나 짐짓 가볍게 하려 하며) 부모님한테 받은 건 없지만 낳아주셨잖아요. 부모님 없었음, 내가 영옥누날 어떻게 만나요.
동석 (멋쩍어 빤히 보는) ...너가 그렇게 말함 나는 뭐가 되냐? 새끼.. 둘이 잤다며? 둘이 잤는데, 넌 좋은데, 그 여자는 너 믿는데? 쌩까? 이미 튼튼한 백미터 제방 쌓았는데? 너네 부모님한테 그래, 아방 어멍, 일이 영됐수다게끝 아방이 줘패면, 몇대 맞고, 끝. 기준이 자식 그건 뭐 너 알아 하고.
정준 (있는 그대로 말하기로, 작심한, 진지한, 무겁다기보단 다부진) 맞네, 형님말씀이 나도 부모님도 둘 다 편한 그런 방법은 없네. 부모님 뭐라시면, 욕처먹고 맞아야겠다. 고마워요, 형님. 머리가 시원해졌어.
동석 가, 회식어.
정준 (웃고, 운전해 가는)
동석 (라면을 먹다가 핸드폰 들고, 집 내부를 찍어서, 선아에게 보내고, 다시 먹는데, 전화가 오는 선하다, 받는)
선아 (E, 따뜻하고, 밝은) 멋지다, 집, - P199
해녀1 (영옥에게 웃으며) 얼굴이 이뻐지고 싶나 보다. 근디, 너추룩 수술하하면 돈이 하영 이서야켜(있어야겠다).
영옥 (웃으며, 서글픈 농담) 그러게요. 돈을 모아도모아도 끝없이 모자라네요.
해녀2 근디, 기냥 살지, 무신 수술이라? 기냥 살아도 될 거 같은디.. 힘들게.
혜자 (버럭, 속상한) 영옥이가 힘들지, 너가 무사 힘드느니(힘드니)?
해녀2 (왜 화를 내나 어이없게 보는)
혜자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나, 자이(손가락으로 멀리 영희 가리키며)도 정하는거지게 사람들이 자이를 볼 때마다 아꼽다, 곱다 하민이, 누가 지 얼굴에칼을 대고 싶어 하크냐! 자이도 수술하면 아픈 줄 알건디!
해녀3 (답답한) 혜자 말이 맞다. 그만들 허라
춘희 (가만 태왁에서 사탕 하나, 영옥에게 꺼내 주고, 자기도 입에 넣는)
영옥 (춘희의 맘을 알아서 받아주고 싶은, 사탕을 와작 깨물어 먹는
춘희 이 좋다.. (하고, 웃으며, 사탕 빨아 먹는 계속 손 흔드는 영희를 이쁘게 보는) - P209
정준 누나, 천천히, 어제처럼 많이 마시면 안 돼요. 천천히, 그리고 딱 그것만
영희 (맥주 시원하게 마시고) 캬! (잔 놓고, 손뜨개질하고, 정준 보며, 안 웃고,진지하게) 마, 말해봐, 너 영옥이가 이뻐서 좋지?
정준 (웃으며, 편하게) 아이, 그런 거 아니고요. 뭐랄까? 누나가, 착하죠.
영희 우우우, 웃기고 있네. 영옥이가 세, 세, 섹시하고, 이쁘니까, 좋으면서, 인물보고, 외, 외모 보고, 사람 좋아하는 놈.. 나쁜 놈.
정준 (편하게 웃으며) 누나, 난 그런 사람 아니에요. 인물보단 사람 마음 영옥이누나 맘이 이쁘니까.
영희 그그, 그럼... 나도 좋냐?
정준 (웃으며, 친구처럼) 누나 좋죠. 얼마나 귀여운데.
영희 그, 그럼, 나도 맘이 맘이 이쁜데, 나, 나, 난 왜 남자가 없냐?
정준 누나도 나같이, 좋은 남자 나타날 거에요. 진짜로.
영희 나, 나, 난 안 나타나왜,왜, 왜냐면, 남자들은 이쁜 여잘 조, 좋아하니까.
정준 (웃으면서도, 짠해지는, 애써 편하고, 담담하게) 누나도 연애하고 싶어요?
영희 (뜨개질하며, 담담히) 그, 그럼 하고 싶지. 나도, 화장도 이쁘게 하고 매력적이고 싶지 키쓰도 다 달콤하게 하고 싶지 그 근데 남자가 없지.
정준 (영희, 따뜻하게 보며, 친구처럼) 남자 놈들이 바보다 누나 이쁜데.
영희 너, 너도.
정준 맞아, 나도 인물 보고 사람 좋아하고, 나쁜 놈, 에이, 술이나 더 마셔야겠다. 누나 꺼 내꺼! 하고, 영희의 술 마시는)
영희 (뜨개질하며).. 영옥이는.. 이쁘지. - P211
정준 (편하게) 여행 갈까요? 우리 셋이?
영옥 (설거지를 하다. 내팽개치고, 정준 보며 속상하지만 강하게) 왜 한 일주일봐보니까 이젠 아주 영원히 영휠 봐줄 수 있을 거 같애? 착각하지 마! 내가 이렇게 될까 봐, 잘해주지 말랬지?!
정준 (조금 맘 아프게 보면)
영옥 내가 오죽하면, 너 같은 괜찮은 남자랑도 헤어지자 그러겠어! 오늘 일도약과야 선장 니가 본 건 다 아주아주 작은 일이라고 하고, 다시 설거지하며, 울컥하는 맘 참고, 화나고, 속상한) 이보다 더한 일이 얼마나 많았는데, 식당에서 길거리에서 머리 뜯고 싸우고, 테이블 뒤엎고, 쫓겨나고 나도이해해, 사람들은 영희 같은 애를 잘 못 봤으니까, 이상하니까. 자기도 모르게 자꾸 눈이 가겠지, 근데, 왜 하고, 다시 뒤돌아, 싱크대에 기대 정준보며, 맘 아픈, 그러나 모질게) 사람들이 영희 같은 앨 길거리에서 흔하게못 보는 줄 알아? 나처럼 다른 장애인 가족들도... 영희 같은 애들을 대부분, 시설에 보냈으니까.
정준 (맘 아프게 보는 피하지 않는 영옥의 마음에만 집중하는)
영옥(맘 아픈 그러나 너무 격앙되지 않게) 한땐 나도 같이 살고 싶었어. 근데같이 살 집을 얻으려고 해도 안 되고, 일도 할 수 없고! 영희 어쩌면 일반학교에서 계속 공부했다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었어. 근데, 일반학교 - P222
에선 잴 거부하고, 특수학교는 멀고, 시내 가까운 덴 특수학교 못 짓게 하고, 어쩌라고! 시설에 보내면, 보낸 날 모질다고 욕하고, 안 보내면, 오늘 같은 일을 밥 먹듯이 당해야 돼?! 못 참고, 격앙되는 대체 날더러 어쩌라고!
정준 (맘 아프게 보는 피하지 않는)
영옥 (눈물 나고, 화난, 맘 아픈) 영희도 다 알아! 개도 고양이도 감정이 있는데... 영희도 사람들이 자길 이상하게 보는 거 다 알아! 내가 이십 년도 훨씬 전에 자길 지하철에 버리려고 했던 것도 다 안다고! 다 기억한다고! 지금 내맘이 어떤지도 영흰 다 알아! 내가 자길 얼마나 버거워하는지, 안다고! 그래서, 추운데도 밖에 있는 거라고! 지가 내 눈앞에서 없어지면, 내가 화를덜낼 줄 아니까! - P223
영희 (맥주 마시며, 웃으며) 자, 잘 그렸어?
정준 (그림 보고, 영희 보며, 맘이 짠한, 짐짓 가볍게) 어, 엄청요. 근데.. 언제 이많은 그림을 그렸어요?
영희 (맥주 한 모금 마시고) 외, 외, 외로우면 그렸지. 여, 영, 영옥, 보고 싶을 때마다.
정준(눈물이 살짝 차오르는, 얼마나 영희가 영옥을 보고 싶어 했으면, 외로울때가 많았으면, 이렇게 그림 실력이 늘었을까 싶은, 그림 보고, 맥주를 마시는 눈물이 나면, 몰래 닦고, 다시 영희 보고, 그림을 보며) 사, 삼촌들아니 할머니들 좋아하시겠다. 이런 그림 구경도 못 했을걸요?
영희 여, 영옥이가 좋아해야지. 이쁜 내, 내동생.
정준 (따뜻하게 보며, 편하게) 동생이 화냈는데도 좋아요?
영희 걔, 걘 원래.. 그러지. (웃는) 히히. 그, 근데... 착하지, 날 버릴라고 했다가, 도, 아, 안 버리고.. 여, 여기 제주도도 오라고 하고...
정준 (따뜻하게 보며) 영옥누나도 그림 엄청 좋아할 거에요, 분명히, 엄청. 근데, 그림에 제목이 없다.
영희 (가방에서, 펜 꺼내며) 써야지. 여, 여기서 영옥이, 모르게.. 나, 나중에, 놀라게.
정준 (그림 한 장을 내밀어, 영희에게 주며) 이건, 춘희삼춘.
영희 (그림에 글자를 쓰는 춘희삼춘, 그리고, 자기 이름을 쓰는)
정준 글씨 잘 쓴다.. (뭔가 생각난 듯 잠시만요. (하고는, 영희의 필통에서 지우정준영희정준영희정준영화정준개 꺼내 칼로 조각하는)
영희 ?
정준 (조각하며) 작가면 그림에 낙관이 있어야지. (하고, 지우개에 새를 조각하는)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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