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 때문에 파크 애비뉴가 바뀌었다. 공기 중의 습기가 길거리와아파트 창문 열의 불빛을 따뜻하게 번진 광륜으로 만들었다. 덕분에길거리가 좀 덜 거만해 보였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사정을 밝주는 백인 경찰처럼, 설명할 수 없이 상냥해 보인다. 파크 애비뉴는 프레디를 오싹하게 만들었다. 건물들조차 자신들의 권력을 확신하는 것처럼 거만한 데가 있었다. 그들은 그가 자신의 것이라고 부르는 모든것, 싸워서 쟁취하려 하고 꿈꿔왔던 것들이 그들이 가진 것의 싸구려모방일 뿐이라고 선언하는 판사들이었다. 하지만 오늘 밤에 길은 상냥해 보였다. 어쨌든 이 각도에서는, - P391
-그때 카니는 어린애였다. 그의 아버지가 일을 하고 올 동안 그를 여기 놔뒀던 걸까? 내가 그 자식 다리를 부러뜨릴 동안 우리 애 좀 봐주, 의자에 올라앉으면 그의 머리는 흐릿한 광택제를 바른 바를 간신히 넘을정도였을 것이다. 아버지가 그를 아파트에 놔두고 오지 않았다면 그가아주 어렸다는 뜻이다. 그의 어머니는 어디 있었을까? 사실을 밝혀줄수 있는 사람들은 전부 죽었다. "우리 아버지와 여기 오곤 했었죠?" 카니가 물었다. "여러 번, 여기서 우리가……." 페퍼가 이야기를 중단했다. 그의 미소는 드물었고, 그는 그 미소를자른 듯 지웠다. "그 시절엔 바텐더도 범죄자였지. 우리처럼, 그러니까 우리가 일을늦게 끝내면 그 친구가 문을 열고 축하해줬어. 저쪽 창문으로 새벽이밝아왔지. 신문 트럭들이 부릉거리고, 이슈미엘이었는데, 그 친구가총 맞기 전이었어. 죽은 지가 얼마나 됐더라, 10년?" 그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 P404
‘약탈‘ 얘기를 하는 신문들은 인디언에게 약탈에 대해서 물어봐야할걸, 이 나라 전체가 다른 사람 걸 빼앗아서 세워진 거니까. 뷰퍼드가 말했다. "백인 놈들이 박물관을 어떻게 채웠는지 알아? 투탕카멘으로." "그렇지? 난 그 친구들이 봉기한 게 기뻐, 일주일 후면 그런 일은 일어난 적도 없는 것처럼 될 게 분명하다고." 뷰퍼드는 다시 바 반대편으로 서둘러 가서 시가에 불을 붙였다. 그런 일이 일어난 적도 없는 것처럼? 이 말은 카니에게 순전히 비고는 걸로 들렸다. 예를 들어 1943년 폭동 이후에 그의 아버지가 넬슨스에서 훔쳐 온 바지는 무릎이 나갈 때까지 2년이나 입을 수 있었다. 그건 놀라운 일이었다. 카니와 페퍼는 세상을 다르게 보지만, 그래도 그는 도너걸스에 왔다. 얼굴을 한 방 맞을 위험을 무릅쓰고, 왜냐하면 페퍼는 세상이 어떤식으로 작동하는지에 관해 또 다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지금 카니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테리사 건에서 5년 후, 또 다른 목걸이가 그들을 함께하게 만들었다. 루신다 콜의 목걸이는 사탕 뽑기 기계에서 나온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목걸이가. - P406
줘, 그거 기억해줘, 날 기억해줘. 그 목소리는 점점 조용해지고 카니는 한동안 그 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어느 날 다시금 키진다. 날 기억해줘, 이게 이제 네 임무야, 날 기억해줘, 네가 아니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을 거야. 가끔은 슬픔이 너무 강력해서 세상을 정지시키고 전기를 차단하고 지구가 회전하는 걸 막을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세상은 그 희미한 방식으로 계속되고, 불은 켜진 채고, 지구는 계속해서 돌고, 계절은 사그라졌다 되살아나기를 번갈아 거듭한다. 파크 애비뉴 319번지를 방문하고 이틀 후에 먼슨이 봉투를 받으러왔다. 프레디에 대한 과도한 압박 때문에 당국은 프레디가 화나게 만든 누군가에게 거의 죽을 만큼 맞고 가게로 찾아왔다는 카니의 이야기를 받아들였다. 먼슨은 그 이야기를 믿는지 안 믿는지 딱히 말하지 않고 그저 더 이상의 추궁은 없을 거라고만 전했다. 뉴욕 포스트>를 통해서 센터가는 라이너스 밴 와이크 사건이 사고사로 종결되었음을 알렸다. 카니는 형사에게 봉투를 건넸고 그들의 관계가 재개되었다. 델로이 역시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것처럼 칭크의 봉투를 받으러 사무실로 찾아왔다. 칭크 몬터규의 목을 짓밟고 있던 사람이 누구였는간에 이제 수그러졌다. 카니와 델로이의 관계는 강제적인 보호금 측면을 넘어서 좀 어색해졌지만, 폭력배가 식당이 전혀 꾸며지지 않은 자메이카 여자를 만나기 시작하면서 바뀌었다. 카니는 기꺼이 또 다른콜린스 해서웨이 식탁 세트를 옮겨주고, 단골 고객 10퍼센트 할인까지 해주었다. - P460
카니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 부지를 마지막으로 보았다. 다음번에 여기 오면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세상은 그런 식이다. 그는 열차를 타러 갔다. 그의 희귀 보석용 연출과 잠깐 이야기를 해야 했다. 전화로 하는 건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남자의 사무실은 90 번가에서 2번가 쪽으로 좀 들어간 곳에 있었고 오늘 지하철은개판이었다. 이스트사이드에서 수도관이 폭발한 탓이었다. 그다음에는 엘리자베스를 만나러 가야 했다. 스트라이버스 거리에있는 어떤 집이 주택 공개 (예비 구매자들이 집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게 개방하는 것)를 한다고 해서 살펴보고 싶었다. 손절매였다. 리버사이드 드라이브도 근사하지만, 스트라이버스 거리라는 기회를 거부하기는 어려웠다. 감당할 수만 있다면, 거기는 정말 아름다운 블록이고, 시원하고 조용한 밤에는 마치 도시에 살지 않는 것 같은 느낌도 주니까. - P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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