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을 어색하지 않게 이용하는 한 가지 방법은 무엇도 우연에 기대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우연이 문제를 해결하면 규칙을 어기는 느낌이 든다. 이야기가 우연에서 아무 이득도 얻지 못하면 산뜻한 느낌을 주며 무언가를 암시한 뿐이다. 또 다른 방법은 우연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애초에 우연 때문에 이야기가 시작되게 하자. 세 번째 방법은 소설의 배경에서 우연이 풍경의 일부를 차지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내가 사는 코네티컷 뉴헤이븐 사람들은 우연을 무척 좋아하고, 우연이 항상 일어난다고, 어떤 사람과 한 가지 이상의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어쩌면 특정 크기의 모든 도시가 그럴지도 모른다. 알고 보니 당신에게 커피를 파는 바리스타가 같은 사무실 동료의 딸일 정도로 작지만 그 사실을 알았을 때 깜짝 놀랄 만큼 큰 도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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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이, 이런 기이함과 예측 불가능성이 소설에서는 중요하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우리는 안다, 애석하게도 소설의 우연은 다르다. 문학은 우연으로 가득하다. 어떤 위기와 관계된 모든 사람이 동시에 같은 장소에 나타나고, 주목받지 못한 낯선 이들이 알고 보면 오래전에 잃어버린 친척들이며, 중요하지 않은 손님들이 비밀을 알게 된다.
소설에 우연이 등장하면 우리는 그 이야기의 우주가 흥미로울 정도로 예측 불가능하다는 느낌을 받는 게 아니라 무척 통제되고, 어색하고, 뻔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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