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능가 살았능가
벽을 두드리는 소리
대답하라는 소리
살았능가 죽었능가
죽지도 않고 살아 있지도 않고
벽을 두드리는 소리만
대답하라는 소리만
삶은 무지근한 잠
오늘도 하늘의 시계는
흘러가지 않고 있네
오늘 하루 중에
오늘 하루 중에 네가 한 일이 무엇이냐
마루 아래 댓돌 위에
흰 돌 검은 돌
문득 눈 들어 보니
푸른 산 흰 하늘
어디선가 새 한 마리 푸드득 날아오른다
한 (천년)이 고요히 출렁거린다
최승자 시집 [빈 배처럼 텅 비어] 중에서
시인의 시를 빌어
안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