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시간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呼吸)이 남아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 텐데 ……
나를 부르지마오.
1941. 2. 7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時]중에서
이번 팬텀싱어 3에서 만나게 된 시입니다.
노래를 듣는 동안 소름이 돋습니다.
들어보셔야만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입니다.
좋은 시가 좋은 곡을 만나고 화음으로 얹히니
그 폭발적인 감동의 크기는 가늠하실 테지요.
저는 한동안 이 노래, 아니 이 時와 함께 지낼 것 같은데…… 왜, 무서운 시간이 무서운지
노래로 만나보세요.
윤동주 시인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 바로 우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팬텀싱어 3가 끝이 났네요.
제가 응원한 라포엠팀이 우승했습니다^^˝무서운 시간˝을 불렀던 주축 멤버는 레비던스팀에 있었지만 음악이 아름답다는 시각적 효과를 보여준 라포엠을 응원했던 것이지요. 사실 어느 팀이 우승을 했어도 이상 할 것 없는 수준이었다 생각합니다. 시즌 내내 감동을 주었으니까요.
이어서 시청한 프로그램은 ‘유희열의 스케치북‘ 이었는데 게스트가 자우림이었어요.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이라는 팀명만으로도 자우림을 좋아하지만 싱어송라이터 ‘김윤아‘ 때문에 좋아하는 그룹입니다. 그들이 벌써 데뷔 24년이라네요. 혼성그룹으로 24년, 그 세월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저로선 짐작도 못하겠습니다. 그들의 승승장구를 기원합니다.
저는 거의 김윤아 홀릭입니다. 자우림으로도, 김윤아로도 발표된 모든 곡들을 좋아합니다. 지난번 라포엠의 경연곡 ‘샤이닝‘ 이 자우림 곡이었다는 이 우연 아닌 우연도, 샤이닝을 처음 들었을 때 이 시보다 더 시적인 가사는 뭐냐?라고 했던 말들이 생각났지요. 음악이 없다면, 시가 없다면 우리는 이렇게 막막한 시절들을 어찌 살았을까요?
덕분에 시집을 펼쳐본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