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메모
장석남
이 여행은 순전히
나의 발자국을 보려는 것
걷는 길에 따라 달라지는
그 깊이
끌림의 길이
흐릿한 경계선에서 발생하는
어떤 멜로디
내 걸음이 더 낮아지기 전에
걸어서, 들려오는 소리를
올올이 들어보려는 것
모래와 진흙, 아스팔트, 자갈과 바위
낙엽의 길
거기에서의 어느 하모니
나의 걸음이 다 사그라지기 전에
또렷이 보아야만 하는 공부
저물녘의 긴 그림자 같은 경전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끝없는 소멸을
보려는 것
이번의 간단한
나의 여행은.
계간[시인시대]2016년 겨울호
문학집배원이 배달해준 시편이 걸음걸음을 붙잡네요
나의 발자국을 보려는
이번 여행은
이번 생애의 매 순간들이겠지요
결국은.
삶은 곧 여행이니까.
사브작사브작 걸어가는 누군가의 골똘한 뒷모습을 보는 것 같은 여운이 남아서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게 됩니다.
역시, 장석남시인.
고요롭고 깊어
덩달아 고요해지는 저녁...
2017. 2. 25.
이렇게 끄적거려놓았네요.
지치게 걸었던
시간들, 걸음들,
백만년,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버렸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