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소설은 어디까지 현실을 투영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며 얼마 전에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이 떠올랐고 왠지 모를 공포감에 몸이 떨렸다.

어렸을때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을 밤새 두려움에 떨며 읽은 기억이 있다. 그토록 끔찍한 내용을 왜 어린이용으로 편집해서 출판했을까? 그리고 그때 내가 느꼈던 두려움의 근원은 무엇이었을까?

어릴 때는 귀신 같은 정체불명의 허구적 대상에 대한 공포심이 크다. 그런 공포를 느끼면서도 끊임없이 공포에 대한 체험을 멈추지 않는 것을 보면 그 공포 속에서도 희열을 느꼈던 것이 아닐까? 무서워서 두 눈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사이를 통해 끝까지 공포스런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처럼...

그런데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귀신도 무엇도 아닌 바로 '사람' 이라는 것에 절로 통감하게 된다.

사이코 패스 - '마음이 없다.'

사이코 패스는 과연 흑과 백처럼 일반인들과 확연하게 구분이 될까? 그렇다면 그들을 미리 발견하여 앞으로 일어날 '불행의 서막'을 막을 방법이 있을까?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들은 많은 희생이 뒤따른 후에야 '관심'이라는 것을 가지게 된다. 사회와 가정의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어왔던 그들은 어마어마한 아픔과 상처로 세상에 대한 뒤틀린 원망과 복수심을 표출하고 뒤늦게 뜨거운 시선을 받게 된다.

멀리서는 잔잔히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수면을 서서히 그리고 소리없이 빨아들여 종국에는 알수없는 저 깊은 심연속으로 빠르게 몰고가는 소용돌이의 덫에 넘어가지 말라!

조용하고 평화로운 가운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평범한 우리네 인간들 사이에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과 말하는 것이 즐겁다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말하기 기술
이정숙 지음 / 글읽는세상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다. 그래서 낯선 사람에게 선뜻 다가가 먼저 말을 건내고 인사하는 법이 없다. 사람에 대해서 경계를 많이 한다고나 할까?

마음의 문이 열리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그리고 활짝 열리다가도 상처를 연속으로 받으면 그 문을 확 닫아 버린다.

말을 한다는 것이 이토록 힘든 일인 줄 여태껏 몰랐다. 친한 친구나 엄마 앞에서는 조잘조잘 말을 잘하다가 낯선 사람이나 불편한 사람 앞에서는 쭈뼛쭈뼛 하는 것이 다였었다.

그러다가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경계를 하다가 다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서히 말을 잃어갔다. 많은 책에서 직장동료에게 사적인 말을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데 정말 내 경우를 봤을때 맞는 이야기이다. 나의 사적인 정보들은 의도치 않게 직장 곳곳에 둥둥 떠다니다가 다시 내게로 전해진다. 놀란 나는 입을 닫았다.

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말을 할려다가도 한 번 더 생각한 후에는 말을 삼켰다. 그저 의미없는 TV나 날씨 이야기로 간간히 입을 열었다.

직장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말하기 기술' 에 대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융통성 없는 성격 때문에 불편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관련 서적을 찾아 읽을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다.

어느날 말을 잃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마음 속 이야기를 오랫동안 터놓지 않다보니 예전 내가 어떻게 말을 했었나 조차도 가물 가물 해진 것이다.

정말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과 즐겁게 말하고 싶다.

그것과는 별개로 별로 할말도 없고, 그다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은 직.장.동.료들에게는 말을 기술적으로 할 필요성을 느낀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 않던가?

연구...연구... 계속 연구해야 할 분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맘마미아, 도나의 노래
박해미 지음 / 이가서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드라마를 보고나서 늦은 밤 이 책을 펼쳤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가끔 이렇게 책을 읽는다. 오늘따라 오른쪽 팔에 근육통도 있고 몸도 전체적으로 피곤했고 무척이나 잠이 왔다. 그래서 자기 전에 잠깐 읽을려고 펼쳤는데 도저히 덮고 잘 수가 없었다. 결국 책 한권을 펼친 그자리에서 다 읽고 나니 시간은 어느새 새벽이 다 되었다. 가끔 이렇게 나를 확 끌어당기는 그래서 처음 읽은 순간부터 끝장이 나올 때까지 도저히 책장을 덮지 못하게 만드는 책들이 있는데 그 순간들이 너무 행복하다. 그런데 그런 책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만나보기 어렵다.

박해미. 인간극장에서 잠시 그녀의 생활을 본 적이 있다. 아침 토크쇼에서도 본 것 같다. 옛날이라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그녀에게 홀릭된 남편이 무척 인상 깊었다. 사랑이라기 보다는 우상화에 가까웠다. 하여튼 좋은 인상이 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하늘이시여>라는 드라마에서 그녀는 영악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그녀의 연기가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배득'이라는 배역에 녹아들다 못해 박해미식으로 인물을 새롭게 재창조 시켰다고나 할까?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박해미가 나오는 드라마가 잡혔다. 또 그저 그렇고 그런 드라마겠거니하고 다른 채널로 돌렸는데, 얼마 안있어서 그 시트콤에 푹 빠지게 되었다. 시트콤 속 박해미는 역시나 그녀만의 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지는 배우이다.

당당하고 똑부러지고 능력있는 여자, 박해미! 어느날 갑자기 전파를 타더니 기세등등하게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어두운 과거가 있었을리라고는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지고지순하고 가녀린 이미지가 아니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나는 항상 내가 힘이 없는 것을 한탄하면서 내가 강했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한다. 때때로 드센 여자가 부러웠다. 그런 사람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상처받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저렇게 기센 여자에게 그렇게 어마어마한 시련이 있었다니... 그리고 배우로서 여자로서 말하기 힘든 치부까지도 모두 드러냈다는 것에 나는 무척이나 놀라웠고 그리고 감동했다.

그냥 성공한 사람을 보면 다 좋게 보인다. 힘들었던 시절은 드러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고 부와 명예와 찬사 속에서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겠거니 하고 마냥 부럽기도 하고 성공 요인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저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진 좋은 이미지 대로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박해미'는 그 것을 거부했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책으로 토해냈다.

파란만장한 삶 속에서도 자신을 놓지 않았던 사람, 당당하게 자신은 '나쁜 여자'라고 외치며 여자에게 굴레처럼 따라 붙는 공격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사람, 일과 가정을 다 끌고 갈 수 없다고 소신있게 말하는 솔직한 사람, 그동안에도 정말 멋진 사람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박해미'는 멋지면서도 정말 존경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두 번째 이야기 - 한국 아줌마 따라잡기
타가미 요코 지음 / 작은씨앗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요즘은 외국 여행이 대중화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주 5일을 이용해 주말에 도깨비여행을 가기도 하고 휴가 때도 외국으로 떠나고 신혼여행도 거의 외국으로 가는 추세이고 심지어는 초중고 수학여행도 외국으로 떠난다고 한다.

나는 아직 한국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 평생의 한 번 이상은 외국에 갈 일이 생기지 않을까? 외국을 간다면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일본'이다.

그냥 일본이 친근하고 좋다. 싹싹하고 상냥한 국민성도 좋고 일본 공포영화도 좋고 일본말도 좋다. 외국어 공부를 한다면 일본어를 배워보고 싶다.

그런데 단순히 외국 여행을 하는 것과 외국에서 사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여행이라면 몰라도 외국에서 살라고 한다면 그렇게 못할 것 같다. 물론 모든 것에는 장단이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살면서 좋은 것도 있겠지만 향수병을 이기지 못할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외국인이라면? 그래서 그 사람을 따라 이국땅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국제결혼이 증가하므로 인해서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땅으로 오고 있다. 외국인이지만 한국을 좋아해주고 사랑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흐믓해지지만 정작 내게 그러라 하면 나는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외국인의 눈으로 한국을 재조명해보는 것은 참 신선한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재미있었다. 그런데 또 한국에서 외국인으로서 살아가면서 느껴야 하는 고충에 대해서도 알게되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땅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의 용기가 새삼 멋지단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뒤바뀐 세계사의 진실
키류 미사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거창한 제목과 달리 책 내용은 '속 빈 강정' 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몇 가지 사건들은 이미 여러 책에서 거론되었던 내용들이다. 그 외의 사건들도 주류의 내용이 아니라서 흥미가 떨어진다. 좀 더 객관적인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사진이나 참고문헌이 수록되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사람들의 견해나 책의 의견으로 사건을 마무리 하거나 종국에는 알 수 없다는 듯이 흐지부지하는 결말을 맺는 것이 아니라 책의 저자들인 '키류 미사오' 만의 주장을 한 번 내세워봤으면 싶다. 여러 편의 책을 내면서 어찌 하나같이 그들의 목소리는 책에 담겨있지 않는 것인지...

한낱 다른 책들의 짜집기와 번역에 만족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데 그 결과는 여지없이 무수한 아류작으로 재편될 뿐 이다.

세계사의 진실이 아니라 작가 '키류 미사오'들의 진심을 알고 싶다.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가지고 책을 출판하는 것인지 하고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다음 번에는 그들의 생각이 담긴 책이 한 번 나와봤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