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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말하는 것이 즐겁다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말하기 기술
이정숙 지음 / 글읽는세상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다. 그래서 낯선 사람에게 선뜻 다가가 먼저 말을 건내고 인사하는 법이 없다. 사람에 대해서 경계를 많이 한다고나 할까?
마음의 문이 열리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그리고 활짝 열리다가도 상처를 연속으로 받으면 그 문을 확 닫아 버린다.
말을 한다는 것이 이토록 힘든 일인 줄 여태껏 몰랐다. 친한 친구나 엄마 앞에서는 조잘조잘 말을 잘하다가 낯선 사람이나 불편한 사람 앞에서는 쭈뼛쭈뼛 하는 것이 다였었다.
그러다가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경계를 하다가 다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서히 말을 잃어갔다. 많은 책에서 직장동료에게 사적인 말을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데 정말 내 경우를 봤을때 맞는 이야기이다. 나의 사적인 정보들은 의도치 않게 직장 곳곳에 둥둥 떠다니다가 다시 내게로 전해진다. 놀란 나는 입을 닫았다.
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말을 할려다가도 한 번 더 생각한 후에는 말을 삼켰다. 그저 의미없는 TV나 날씨 이야기로 간간히 입을 열었다.
직장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말하기 기술' 에 대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융통성 없는 성격 때문에 불편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관련 서적을 찾아 읽을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다.
어느날 말을 잃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마음 속 이야기를 오랫동안 터놓지 않다보니 예전 내가 어떻게 말을 했었나 조차도 가물 가물 해진 것이다.
정말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과 즐겁게 말하고 싶다.
그것과는 별개로 별로 할말도 없고, 그다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은 직.장.동.료들에게는 말을 기술적으로 할 필요성을 느낀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 않던가?
연구...연구... 계속 연구해야 할 분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