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 도나의 노래
박해미 지음 / 이가서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드라마를 보고나서 늦은 밤 이 책을 펼쳤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가끔 이렇게 책을 읽는다. 오늘따라 오른쪽 팔에 근육통도 있고 몸도 전체적으로 피곤했고 무척이나 잠이 왔다. 그래서 자기 전에 잠깐 읽을려고 펼쳤는데 도저히 덮고 잘 수가 없었다. 결국 책 한권을 펼친 그자리에서 다 읽고 나니 시간은 어느새 새벽이 다 되었다. 가끔 이렇게 나를 확 끌어당기는 그래서 처음 읽은 순간부터 끝장이 나올 때까지 도저히 책장을 덮지 못하게 만드는 책들이 있는데 그 순간들이 너무 행복하다. 그런데 그런 책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만나보기 어렵다.

박해미. 인간극장에서 잠시 그녀의 생활을 본 적이 있다. 아침 토크쇼에서도 본 것 같다. 옛날이라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그녀에게 홀릭된 남편이 무척 인상 깊었다. 사랑이라기 보다는 우상화에 가까웠다. 하여튼 좋은 인상이 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하늘이시여>라는 드라마에서 그녀는 영악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그녀의 연기가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배득'이라는 배역에 녹아들다 못해 박해미식으로 인물을 새롭게 재창조 시켰다고나 할까?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박해미가 나오는 드라마가 잡혔다. 또 그저 그렇고 그런 드라마겠거니하고 다른 채널로 돌렸는데, 얼마 안있어서 그 시트콤에 푹 빠지게 되었다. 시트콤 속 박해미는 역시나 그녀만의 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지는 배우이다.

당당하고 똑부러지고 능력있는 여자, 박해미! 어느날 갑자기 전파를 타더니 기세등등하게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어두운 과거가 있었을리라고는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지고지순하고 가녀린 이미지가 아니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나는 항상 내가 힘이 없는 것을 한탄하면서 내가 강했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한다. 때때로 드센 여자가 부러웠다. 그런 사람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상처받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저렇게 기센 여자에게 그렇게 어마어마한 시련이 있었다니... 그리고 배우로서 여자로서 말하기 힘든 치부까지도 모두 드러냈다는 것에 나는 무척이나 놀라웠고 그리고 감동했다.

그냥 성공한 사람을 보면 다 좋게 보인다. 힘들었던 시절은 드러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고 부와 명예와 찬사 속에서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겠거니 하고 마냥 부럽기도 하고 성공 요인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저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진 좋은 이미지 대로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박해미'는 그 것을 거부했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책으로 토해냈다.

파란만장한 삶 속에서도 자신을 놓지 않았던 사람, 당당하게 자신은 '나쁜 여자'라고 외치며 여자에게 굴레처럼 따라 붙는 공격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사람, 일과 가정을 다 끌고 갈 수 없다고 소신있게 말하는 솔직한 사람, 그동안에도 정말 멋진 사람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박해미'는 멋지면서도 정말 존경스러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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