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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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듣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시대, 환경, 상황에 의해 내가 경험할 수 있는 영역에는 한계가 있다. 여러 사람들의 경험담을 통해서 내가 겪지 않았던 겪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알아가는 것은 참 값지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을 몸소 느껴보니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대화와 공감과 소통'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참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냥 집어 들었는데 작가 이름이 낯이 익다. 알고보니 <울기엔 좀 애매한>을 쓴 사람이다. 가족 역사기를 바탕으로 쓴 만화인데 꽤나 재미있다. 연배는 나와 비슷한데 작가의 경험담이 마치 윗세대들의 추억과 비슷하게 닮아 있다.

 

한 가족의 삶을 만화로 엮어낸다는 것이 참 보기 좋다. 작가의 고향집이 댐이 되어 있듯이 나 또한 태어나 살던 곳은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 있다. 더 이상 그 곳에서는 추억을 더듬을 만한 흔적이 없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추억은 같이 나눌수록 감동이 배가 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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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가지 행동 - 김형경 심리훈습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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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인 저자의 책 중에 소설은 한 권도 안 읽고 심리에세이만 이번이 세번째이다. 사실 두 권의 심리에세이를 읽고 후속작은 읽을 마음이 없었다. 매번 책을 인상 깊게 읽긴 했지만 심리학을 독학한 저자가 그러니까 사실은 잘못된 심리학적 소양을 쌓았을 여지가 충분한 이가 심리학을 잣대 삼아 사람들을 분석하고 평하는 것에 대해서 마치 선무당이 사람 잡고 돌팔이 의사한테 진료 받고 환자가 약을 마음대로 남오용하는 것만 같아 불편했고 저자의 심리분석 자체에 사견이 섞여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인이 이 책을 추천하며 책은 좋은데 심리학 용어가 많아서 내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자 또 호기심이 생겼다. 일전에 <정의란 무엇인가>도 단순히 어렵다는 말을 듣고 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하는 궁금증에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도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심리학 용어가 많아서 심리학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겠다 싶었다. 초반과 말미가 내게는 의미도 있고 좋았지만 중반에 '독서 모임' 회원들을 정신분석적으로 평하는 부분에서는 또 다시 전작들에게 느껴졌던 불편함이 고스란히 재현되었다.

 

 저자는 심리학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걸까? 내가 보기에는 '신봉' 수준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심리학의 틀에 갇혀 심리학적 용어와 참고문헌을 들이대며 전문가적으로 심리학적 관점에서 말하고 있지만 철저히 본인의 사견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심리학'을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특히나 '강호동'에 대한 저자의 사견을 마치 정신분석적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보일려고 평하는 부분에서는 뒷맛이 씁쓸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그런 치명적인 단점을 감하고도 읽어볼만한 좋은 글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음에도 역시 굳이 일부러 그녀의 책을 다시 집어들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부모가 해결하지 못한 심리적 문제는 자녀가 떠안는다.                    본문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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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희 2013-09-23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이라는 학문자체가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론들 즉 , 애초에 누군가의 인간 마음에 대한 사견과 주관적인 해석으로부터 시작된 학문이기때문에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1학년 1반 34번 - 종잡을 수 없는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잡아주는 이야기
언줘 지음, 김하나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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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리다는 것은 언제나 자신의 일에 다른 누구 탓을 하는 거야.

   어리지 않다는 것은 자신의 일에 다른 누구의 탓도 하지 않는 것이지.

   누구 때문에 안 되고 무엇 때문에 못 한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단다.

   이제 누구 탓도 안 돼. 모든 것은 너의 책임이란다."

 

이야기 속 주인공도 되었다가 주인공을 속박하는 부모, 선생님도 되었다가 정답은 무엇일까 고민할 즈음 책이 내게 말해주는 따뜻한 해답. 인생의 진리.

 

누구나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깨닫게 해주는 좋은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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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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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다고 여러사람들에게 회자되던 이 책. 영화 제목을 연상하며 읽기 시작했다. 나는 주로 출퇴근길에 버스 안에서 책을 읽는데 재미있는 책은 집에 도착해서도 계속 읽게 된다. 하지만 사실 그런 책은 거의 없다. 이 책도 솔직히 내게는 재미가 없었다. 와닿지도 않았다. 슬프지도 않았고 감동도 없었다. 붉은 실패 속의 쪽지가 자살 사건의 원인을 암시하는 것 같아서 후반부 들어서는 뭔가 반전이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가졌다. 끝까지 읽고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뭔지 모르겠어서 인터넷을 검색했다. 별 다른 해설은 없었다. 그냥 사람들의 칭찬 보다는 내게 별다른 느낌이 없었던 그런 성장소설이다. 내가 학창시절로 돌아가 그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며 잘 읽었을까? 사춘기 시절 그토록 좋아하며 반복해서 읽었던 '안네의 일기'도 지루하게 느껴져 중간에 책을 덮은 그 시점부터 나의 관점은 철저히 '어른'의 눈높이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도 지금도 재미있게 읽는 '성장소설'도 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평이 좋은 작품이 내게는 별 거 아닌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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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2 - 죽도록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아가며, 개정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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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1>을 감명 깊게 읽고도 선뜻 2편이 내키지 않았던 이유는 전작보다 더 뛰어난 후작을 본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 학습효과는 생각보다 깊이 머릿속에 박혀 2편을 읽고 싶은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런데 1,2편을 모두 읽은 사람들에게서 2편도 무척이나 좋다는 말을 듣고 나니 솔깃해 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1편을 읽은지 수 년이 지나 2편을 손에 쥐게 되었고 오랜만에 나는 책에 집중하고 깊이 빠져 꺼이 꺼이 울기도 하고 신기한 사연은 엄마한테 얘기도 해주고 근래 들어서 드물게 짧은 기간 안에 책을 다 읽었다.

 

1편 보다는 조금 평범한 내용이 많았던건 사실이지만 감명 깊게 읽은 <어머니를 위한 마지막 기도>와 <사랑아, 사랑아, 즈려밟힌 내 사랑아1,2>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히 인정 받을만 했다. 인생역전을 보여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도 인상에 남았다. 그러고 보면 책 초반에 깊이 각인될 만한 내용들이 포진해 있다.

 

의사들의 애환과 고뇌와 자기반성, 웃지 못할 에피소드 등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상황들에 대한 간접 경험도 좋았고 의사가 장래희망인 학생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과 사라는 극단적인 상황의 무한 반복 지대인 병원이야 말로 세상의 모든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을 집합해 놓은 장소가 아닐까 싶다. 그것을 글로 잘 풀어낸 작가의 필력 또한 괄목할만 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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