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가지 행동 - 김형경 심리훈습 에세이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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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인 저자의 책 중에 소설은 한 권도 안 읽고 심리에세이만 이번이 세번째이다. 사실 두 권의 심리에세이를 읽고 후속작은 읽을 마음이 없었다. 매번 책을 인상 깊게 읽긴 했지만 심리학을 독학한 저자가 그러니까 사실은 잘못된 심리학적 소양을 쌓았을 여지가 충분한 이가 심리학을 잣대 삼아 사람들을 분석하고 평하는 것에 대해서 마치 선무당이 사람 잡고 돌팔이 의사한테 진료 받고 환자가 약을 마음대로 남오용하는 것만 같아 불편했고 저자의 심리분석 자체에 사견이 섞여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인이 이 책을 추천하며 책은 좋은데 심리학 용어가 많아서 내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자 또 호기심이 생겼다. 일전에 <정의란 무엇인가>도 단순히 어렵다는 말을 듣고 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하는 궁금증에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도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심리학 용어가 많아서 심리학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겠다 싶었다. 초반과 말미가 내게는 의미도 있고 좋았지만 중반에 '독서 모임' 회원들을 정신분석적으로 평하는 부분에서는 또 다시 전작들에게 느껴졌던 불편함이 고스란히 재현되었다.

 

 저자는 심리학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걸까? 내가 보기에는 '신봉' 수준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심리학의 틀에 갇혀 심리학적 용어와 참고문헌을 들이대며 전문가적으로 심리학적 관점에서 말하고 있지만 철저히 본인의 사견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심리학'을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특히나 '강호동'에 대한 저자의 사견을 마치 정신분석적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보일려고 평하는 부분에서는 뒷맛이 씁쓸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그런 치명적인 단점을 감하고도 읽어볼만한 좋은 글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음에도 역시 굳이 일부러 그녀의 책을 다시 집어들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부모가 해결하지 못한 심리적 문제는 자녀가 떠안는다.                    본문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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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희 2013-09-23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이라는 학문자체가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론들 즉 , 애초에 누군가의 인간 마음에 대한 사견과 주관적인 해석으로부터 시작된 학문이기때문에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