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가 사라진다면 - 2023년, 영어 식민지 대한민국을 가다
시정곤·정주리·장영준·박영준·최경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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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나라가 영어열풍이다. 영어 조기교육이니, 이중언어 교육이니 하면서 심지어는 태교까지 영어로 한다고 한다. 영어만이 살길이고 영어를 잘해야만 출세하고 영어를 잘해야만 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강요당하면서 살고있다.

이 책은 우리의 지금 모습이 앞으로 계속되었을 경우 벌어질 경우를 예측하였다. '설마 그렇게 되기야 할까'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언어라는 것이 의사소통의 기능만 있는것이 아니라고 생각할때 이 책에서 예측한 대로 되고도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우리말은 무엇일까? '지구제국'에서 불이익 없이 살아가기 위해 버려도 되는 그런 단순한 것일까?

영어공용화가 우리말을 버리는 것이 아니고, 영어를 잘한다고 해서 우리말을 잊어버리게 되지는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책을 보여주고 싶다. 영어공용화가 되면 잘 사는 사람은 극소수의 상류층들 뿐이고 잃어 버리는 건 너무나 많다는 걸 그 사람들이 꼭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참고문헌도 꼼꼼히 봤으면 좋겠다. 제목만 한번 훝어보는 것만으로도 얼빠진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번 싸워 보지도 않고 우리를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었던 친일매국노들은 자신들이 매국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앞 선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강한 나라와 하나 되는 것이 그 당시 가장 빠른 길이라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는가?
미국 주도의 세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합리적인(?) 생각으로 영어를 공용어로 만들자는 사람들과 조선말 친일매국노들이 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너무 극단적인 생각일까?
영어가 꼭 필요한 사람은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잘 해야 한다.그렇지만 온 국민이 미국사람처럼 잘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 따라 잡기에 급급한 모습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특성과 독창성 살리기가 아닐까? 영어를 배우더라도 당당하게 배울 수는 없을까?

<한국어가 사라진다면>은 다섯 명의 저자가 쉽게 잘 쓴 책이다.뒷부분에 나오는 부록(영어공용화 관련 자료)은 꼼꼼하게 꼭 읽어야 한다. 우리말과 글은 우리의 정신이다. 우리에게 주는 이익이 적다고 세계 속에서 쓰임이 적다고 우리의 정신을 버릴 수는 없다. 가난하다고 못 생겼다고 몸이 성치 않다고 우리 엄마를 버리고 예쁘고 부자인 남의 엄마를 우리 엄마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쓰리,네다바이,나와바리,와이로,히야카시(나는 사실 이런 말이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른다.그러나 복거일은 이 말들에 딱 들어맞는 한국어가 없기때문에 이런 말을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고 한다.)같은 일본어를 과감히 도입해서 쓰자고 주장하는 복거일은 자신의 소설이나 영어로 써서 냈으면 한다. 일본어 찌꺼기를 간간히 잘 섞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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