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메탈 패닉! 18 - 극북에서 들리는 목소리
가토우 쇼우지 지음, 민유선 옮김, 시키 도우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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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편의 분위기가 날로 파멸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출간된 본편풍 외전. 사실 파멸이라고 해도 작가 말마따나 '주인공들은 절망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파멸이라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습니다마는 소스켕을 너무나도 귀여워하는 저로서는 안절부절 두근두근 초조불안.... 특히 파멸에 가장 근접했던 전개인 [고독한 길은 언제까지나] 편은 다음 권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놓고도 손도 못 댈 지경이었습니다. 소스켕-!!!!!!;ㅁ;그런 와중에 나온 이 외전. 무려 소스켕이 러시아 암살부대에 들어갔다가 아프간 게릴라에 투신하는 과정을, 제삼자인 칼리닌의 시점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제삼자라고 말할 수도 없지요. 극북에 추락한 비행기에서 소스켕을 구해낸 것은 바로 칼리닌이었으니까요. 역자 표현으로는 칼리닌 아빠(...) 사실 이 표현이 무색하지도 않은 게 칼리닌이 소스켕을 대하는 태도는 거의 예뻐죽겠다입니다(...) 양자로 삼으려 할 정도이니 말 다했지(....) 전편들에서 소스켕이 칼리닌을 대하는 극히 사무적인 태도를 비추어 보면 소스켕이 오히려 매정한 놈처럼 보여서 얄미울 지경입니다.

그러나 처음 읽었을 때는 그런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소스켕

어린 시절의 소스켕

본타 군 인형을 꼬옥- 안고 있는 작고 동글동글하고 몽실몽실한 아기 소스켕

아프간 게릴라에 들어가 살인인형처럼 되어버린 소년 소스켕. 그 호리호리하고도 가느다란 자태와 차가운 눈매의 조화라니...!!!

솔직히 이 시점에서 가우룽의 기분을 십분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내가 피도 눈물도 없는 나쁜놈이라도 이런 애를 보면 하악(어이)

각설하고.

지금까지의 외전에서는 소스켕이 테러라든가 안보를 운운하면서 자폭개그를 선보이는 것이 개그에 그쳤습니다만, 이 외전을 읽고 나니 그 자폭이 전부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언제 암살자가 들이닥칠지 모르는 과거를 가졌더군요 우리의 소스켕..;;

그래도 과거가 가혹했던 만큼 그런 소스켕을 이뻐죽으려 하는 사람도 많이 나타났으니까요. 칼리닌도 그렇고, 소스켕 양아빠(생사불명이지만. 추측이지만 이 전개로 봐서 아말감에 투신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음)도 있었고, 카나메도 있고, 텟사도 있고(소스켕이 몸소 차주었지만), 동료들도 있고, 흰둥이도 있고.... 그리고 소스켕으로서는 전혀 고마워하지 않을 뿐더러 버리고 싶은 인연 제 1이겠지만 가우룽도 이뻐는 해주었군요(/담배)

그러니까 기운내라 소스켕!!! 이 누나는 언제든 응원하고 이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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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세기 - 소나무 학술 총서 22, 신라인의 신라 이야기
김대문 지음, 이종욱 옮기고 해설 / 소나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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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세기]는 8세기 김대문이 저술한 화랑의 전기입니다. [삼국유사]에 제목이 언급되어 있을 뿐 실전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가 1989년, 거의 1300년의 세월만에 필사본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지요. 아직까지도 학계에서는 [화랑세기]의 진위 여부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헌데 학문으로서의 역사에는 한 일억 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제가 어째서 [화랑세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느냐... 아무 생각 없이 집어든 [화랑]이라는 책이, 이 [화랑세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종욱 교수의 저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라는 것이 제대로 안드로메다

지금 상식으로 보면 아주 별천지인 신라 사회를 비추고 있었던 겁니다. 이거 진짠가?! 진짜라면 화랑세기 내용은 대체 어떻게 되먹은 거야!? 하고 뿜으면서 원문을 찾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체 어떤 점이 안드로메다한가.

우선 현대 시민 사회 도덕도, 유교 사회 도덕도 확립되어 있지 않은 시대상. 결혼에 근친이 금기가 아닙니다=ㅁ= 더해서 조카에 처제 계모에..... 게다가 혼외관계도 아주 노 프러블럼인 분위기.

이런 시대상의 대표격인 인물이 미실. 미모와 재기로 당대 남자들을 후리며 다니는데, 왕의 서자인 세종이라는 인물과 결혼했으면서도 사다함에 설원랑에.... 게다가 진흥왕, 진지왕, 진평왕 3대에 색공을 바칩니다. 오히려 남편인 세종이 다른 여자에게 눈을 안 돌리고 정절을 지켰다고 할 정도. 결국 왕의 총애를 받아 남모와 준정의 불화로 폐지된 원화 제도를 부활시켜, 자신이 그 자리에 앉지요.

...게다가 여자만 안드로메다한 게 아닙니다.

화랑의 우두머리인 풍월주 중에 보종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얼굴도 새하얗고 하여간 이쁜데다... 묘하게 여자에게는 흥미가 없어서 어머니인 미실이 왕실 여자들을 불러놓고 보종을 꼬시면 상을 주겠다=ㅁ=/라고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는 염장이라는 화랑과 형아우 할정도로 극진했는데, 하희라는 여인이 보종에게 반해서 달라붙으니까 '염장은 나와 한 몸이나 다름없으니 그와 사랑하면 나도 사랑하겠다'라는 식으로 대꾸.

.....하희는 그 말에 납득을 한 모양으로..... 염장과 이하하략...

.......이거 3p입니까? 3p인 건가요?!

보종과 염장은 노골적으로 ㅎㅁ관계이고 말이지...

....아아 화랑세기 포스팅을 했더니 전연령 건전 블로그가 멀어져간다....

이렇게 읽노라면 정신이 대략 아득해져가는 [화랑세기]입니다만, 단지 정신이 아득해져간다는 이유만으로 위작으로 몰기는 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대인은 상상도 못할 문화에, 풍월주나 대원신통, 진골신통, 국선, 선모, 화주 등의 다양한 세계관. 여기에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나타난 실제 역사와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점까지. 이걸 다 감안해서 위작하려면 대체 어느 정도의 공이 필요한 겁니까=ㅁ=

[화랑세기]의 위작설 중에는 소설이라는 설도 있는데 이게 소설이라면 진짜로 대단한 겁니다. 전문을 한문으로 쓰고, 향가까지 짓고, 모든 사료까지 참고하고, 세계관 창작까지. 이건 뭐 톨킨(?)도 아니고...

[화랑세기]를 필사한(위작한?) 인물로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박창화라는 분이라고 합니다. 이분이 일제시대 때 일본에 건너가 궁내성에 근무할 때 필사한(위작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만약 위작이라고 한다면 왜 한 걸까요? 그리고 왜 생전에 공개해서 낚시=ㅅ=하지 않은 걸까요? 오히려 위작이기 때문에 장대하고 철저한 작업이었을 텐데, 그 결과를 보지 않고 묻어두었다는 것은... 도무지 제대로 된 낚시꾼의 자세로는 보이지 않네요=ㅁ=/

뭐, 학문과는 상관없는 처지의 저로선 어느 쪽이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료라고 해도 그럴싸한 데가 있고, 소설으로 쳐도 드라마틱하고 재미있어서.

....관계자들은 오늘도 거품 물고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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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2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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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완... 하지만 일과 고뇌에 찌든 형사 마르틴 베크 시리즈! 첫 권에 관한 감상은 이글루스 포스트 복구를 기다려주세요=ㅁ=/

이번 권의 서문은 스코틀랜드의 추리소설가 밸 맥더미드가 썼습니다. 미국에 갔을 때 서점을 마구 털고 다니다가 이 시리즈의 추천을 읽고 단번에 열 권 시리즈를 모두 구매했는데 후회없는 선택이라고 기뻐하더라구요. ...정말로?

이어 논하길 1930년~60년대는 이른바 '로망 폴리시에'의 시대로, 정의롭고 훌륭한 경찰상이 그려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르틴 베크는 그런 인물이 아니지요. 분명 선량한 사람이겠지만 숙명론적 체념에 빠져 있으며, 그렇다고 악을 좌시하지도 않는 나름 이상주의자입니다. 또한 혼자서 범죄를 척척 수사하는 슈퍼맨이 아니라 함께 수사에 뛰어드는 동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야말로 이 시리즈를 단순한 통속 소설이던 경찰 소설에 사회 비판 등을 가미함과 함께 새로운 장르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이번 권에서는 냉전 속 유럽의 복잡다단한 현실을 날카롭게 바라보는 듯한 묘사가 있어 재미있습니다.

동유럽 전문가라 칭해지던 기자 한 명이 실종됩니다. 이에 휴가 중이던 마르틴 베크가 끌려나오죠. 나 말고도 사람은 많다며 단호히 거절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내의 분노로 등짝을 후려맞다시피 하며 소처럼 응하는 베크...ㅠㅠ

그리고 사건의 실마리나마 붙잡을 때까지 장장 219페이지가 소요. 설마 이거 이 시리즈 전통은 아니겠죠?!

나아가 수사 중 만난 여자의 유혹을 거절한다든가, 자신을 죽이려 한 인물에게 설교하고, 범인에게 동정심을 품는 등 확실히 베크의 이상주의자로서의 일면이 엿보이긴 합니다.

....그래도 주어진 임무를 넘어 뭘 하진 못하는 깝깝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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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어떻게 신이 되는가
고마쓰 가즈히코 지음, 김용의 옮김 / 민속원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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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어떻게 신이 되는가 / 고마쓰 가즈히코 지음 ; 김용의 옮김 ; 민속원 2005

호젓하면서도 엄청난 마이너 도서를 보유한 본가 앞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입니다. 감상을 쓰려고 보니 민속원 출판사네요. 일반인에게는 대나무하이퍼 마이너하지만 제 취향은 완벽하게 꿰뚫고 있는 출판사입지요. 망하지 말아라...(/먼산)

각설하고... 이 책은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일본의 신도 문화에 대해서 연구한 책입니다. 일본의 신도에서는 실제 역사 인물을 신으로 섬기는 경우가 많지요. 계기만 있으면 평범한 일반인도 신이 되는 게 가능하다던가요. 이런 신도 신앙의 메커니즘을 알면 야스쿠니 신사 건으로 매번 개거품을 무는 일도 조금은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열받기는 매한가지더군요. 껄.

일본에서 신으로 섬겨지는 인물들에 대해 그들의 신변과 섬겨지게 된 배경 등을 대략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치명적인 것은 일본을 어느 정도 알지 않으면 여기에 소개된 역사적 인물을 도무지 알아먹을 수가 없다는 점. 최소한 헤이안 시대, 가마쿠라 막부 시대, 전국 시대, 에도 시대의 개요 정도는 알지 않으면 책을 읽어도 전혀 이해가 안 될 것 같더군요;

그 와중에도 인접 국가에서도 알만한 사람이 있어 재미있었다면 재미있었지만....

특히 아베노 세이메이에 대해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음양사라는 직업으로 유명한 헤이안 시대의 인물. 영화, 소설, 만화 등으로 한국에서도 그럭저럭 인지도를 얻고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그 사정은 일본에서도 피차일반이라, 그러한 미디어 매체로 아베노 세이메이를 접한 사람들이 아베노 세이메이를 모신 신사에 문전성시를 이루며 참배하러 온다는 책 속의 이야기에는 이거 참.... 게다가 그걸 말하는 저자의 어조가 묘하게 불만스럽게 들리는 것은 저만입니까?(...)

한 가지 괴로웠던 점은 책 속에서 아베노 세이메이의 표기가 국어 문법 외국어 표기법을 충실하게 따라서, 아베노 세메로 되어 있었다는 점.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분은.... 자신의 행복에 기뻐해주세요. 으흑.

그밖에 뜻밖이었던 사실은 신사에서 신으로 모시는 인물 중에 무려 한국인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름은 이삼평李參平.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으로, 아리타야키라는 도자기의 창시자로서 신사에까지 들게 된 모양입니다. 일본 관점에서 한국의 도공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것이 포인트. 덧붙여 이삼평이 일본으로 가게 된 일화로 책에서 소개하는 것으로는 일본의 군대를 인도하여 승리로 이끈 뒤 귀국하는 길에 따라왔다는 식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만, 이 점은 저자조차 태클을 걸더군요=ㅅ=

뿐만 아니라 콜레라와 싸우다 순직한 순사(경찰관)가 신으로 모셔졌다는 등 알기 쉬운 이야기도 많아서, 가로세로 잴 것 없이 잘난 사람만 신도의 신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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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 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 - 신문광고로 본 근대의 풍경
김태수 지음 / 황소자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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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글루에서 이오공감을 별로 챙겨보는 편은 아닙니다만, 역시 책 제목이 되니까 이야기가 달라지는군요... 더군다나 주제가 돈가스. 꽤 좋아합니다. 덧붙여 이 책을 읽고 나니 돈가스가 먹고 싶어져서, 친구들에게 권하여 아주 기름지고 맛있는 돈가스를 먹으러 갔습니다만... 돌아오는 길에 체했습니다. 아놔...

이 책은 돈가스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돈가스에 얽힌 일본의 근대 풍경을 비추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상상도 안 가는 일이지만 일본은 전근대 시절에 육식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사실은 [에도의 패스트푸드]를 읽던 때부터 알긴 했지만.... 고기를 약이라고 하고 먹는다든가, 부정을 탈까봐서 조상의 위패를 모신 제단을 종이로 가리고 마당 구석에서 몰래 먹었다든가, 이런 일화를 읽고 있노라니 참 재미있더군요.

그런데 근대가 되고 서양의 육식 풍습이 유입되었던 겁니다. 정확히는 유입되었다기보다 메이지 정부 차원에서 서민들에게 필사적으로 보급했지요. 거기에 따른 온갖 시행착오와 소동, 나아가 돈가스라는 일본식 양식이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을 재미있는 일화와 더불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금 반복되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돈가스 뿐만 아니라 일본식 빵인 단팥빵의 탄생 비화도 그려져 있습니다. 즉, 이 책을 읽으면 단팥빵도 먹고 싶어집니다...=ㅁ=/

이 책과 저녁식사는 돈까스, 추천입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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