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일상 생활 - 페리클레스 시대
로베르플라실리에르 지음, 심현정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이제야 깨달았습니다만 최근 열올리고 있는 '고대 뭐시깽이의 일상생활'이라는 시리즈, '우물이 있는 집'이라는 출판사에서 잇따라 출판하고 있더군요. 세상에 이렇게 고마운 출판사가!ㅜㅜ

....여전히 일상생활 소재라면 눈에 불을 켜는 진냥이 이런 총서를 놓칠 리가 없지요. 그래서 공부 중에도 짬을 내어 탐독한 책입니다. 덧붙여 지금은 [고대 로마의 일상생활]을 읽고 있습니다. 곧 감상을 올립지요.

[고대 인도의 일상생활]이 세계의 각종 문화 중에도 각별히 독특하고 항구한 문화를 가진 고대 인도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에 치중했다면, 이 [고대 그리스의 일상생활]은 고대 그리스의 진실을 고발하는 면모가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는 최초의 민주주의를 싹틔웠으며, 그 문명은 유럽 르네상스를 꽃피워 현대 문명이 발전하는 데에 부인할 수 없는 영향을 끼쳤더랬죠. 허나 그런 연유로 극히 이상적으로 그려진 고대 그리스가 실제로는 수많은 악덕을 품었던, 긍정도 부정도 모두 가지고 있는 어찌할 수 없는 인간사의 일면일 뿐이라고 고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뭐 사실 이제 와서 고대 그리스에 무슨 환상을 품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만.... [고대 로마의 일상생활]도 그 환상을 격파하는 식으로 쓰여져 있는 걸로 보아 프랑스에서는 그런 사람이 많은 모양입니다(저자 두 사람 모두 프랑스인).

게다가 역사개론서에 쓰여져 있는 것처럼 '고대 그리스 문명의 장점과 단점' 같은 식으로 결과만 기억하고 있는 것보다야, 일상생활에 결부하여 그 생생한 삶의 현장을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보는 것이 훨씬 그 시대를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되죠. 아아 이래서 일상생활 패치를 그만둘 수 없다니까요...<-어이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는, 고대 아테네 문명의 악덕은 두 가지 사건으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한 가지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철학자로서 나무랄 데 없던 인물 소크라테스를 사형시킨 것이지요. 책 저자가 소크라테스 파돌이인지 '소크라테스보다 위대한 인물은 없다'라고 단언하고 소크라테스를 사형시킨 아테네 시민들을 맹렬하게 공격하고 있군요...

그리고 또 한 가지, 기원전 416년, 후에 밀로의 비너스가 발견되는 섬 밀로스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밀로스 섬의 주민들은 전쟁에서 중립을 지키길 원했습니다. 그러자 아테네는 이 밀로스 섬을 포위 공격하지요. 밀로스 시민들은 격렬하게 저항해 포위전은 1년을 넘겼다고 합니다. 그러던 와중 밀로스에서 배신자가 나와 마침내 밀로스 섬은 무조건 항복을 선택하게 되지요. 그리고 아테네는- '무기를 들 수 있는 나이의 남자를 모두 죽였으며 여자와 아이를 노예로 팔았다'...고 합니다.

...이 또한 이상적이라고 알려진 아테네 민주주의의 성과였습니다.

변덕스러우면서도 전능한 신의 시대는 지난지 오래입니다. 사람들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괴물도, 그 괴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고대 그리스 시대는 무수한 화가와 시인이 그려댔던 것처럼 목가적이고 아름다운 찬란한 시대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에 흙탕물을 끼얹고 내버려 돌아보지 않는 것도, 어리석다면 어리석기는 매한가지겠지요. 역사에서 빼버려도 좋은 시대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대의 좋은 점, 나쁜 점을 모두 기억하고, 오늘의 우리들에게 비추지 않는다면 역사의 가치란 어디에 있겠습니까?

..앗 설교풍이 되어버렸군용.

다른 이야기지만 아테네의 전성기를 일구어낸 페리클레스는 만화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도 나옵니다. 이 책에서 아스파시아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나름대로 반가웠습니다(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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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8-14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 내용이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네요.

진냥 2023-08-14 19:31   좋아요 0 | URL
....정말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