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역사 - 고대편 1, 최초의 이야기부터 상나라의 몰락까지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이광일 옮김 / 이론과실천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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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무리 봐도 감이 안 잡히는 발칸 반도~중앙아시아의 고대사에 관해 뭔가 감이라도 잡아볼까 해서 읽은 책입니다.

고대사 어려워요 고대사... 특히 수메르라든가 고대 이집트라든가 해버리면.... 지루해서 토할 것 같을 뿐더러 도자기나 칼토막 하나 가지고 역사가 바뀌는 판입니다. 우웨엑.

그런 점에서 보면 꽤나 굿 초이스. 고대사를 시대별로 정리하면서도 지리면에서 척척 옆으로 옮겨갑니다. 수메르, 나일강, 인더스강, 황하.. 이런 식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형식입니다.

새로운 고고학적 성과를 풍부하게 반영하면서도 좀 더 흥미로운 일화와 사료를 잔뜩 활용하면서, 고대의 지리환경적 조건과 그 변화를 언급하는 등... 역사의 변화 요인을 가급적 많이 제시하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또 저자와 현재의 역사학이 가진 한계를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는 점도 근사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밖에 세계의 홍수신화의 근거를 찾아본다든지, 고대 그리스의 암흑기를 왜 암흑기라고 부르는가 하는 것 등등.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당연하게 여기고 빼먹는 포인트도 찔러주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우루크의 왕 길가메쉬의 이야기였습니다. 네, 최초의 영웅 서사시 길가메쉬의 모델이 된 인물이자, 모 게임의 캐릭터로도 활약하여 더욱 유명세를 탄 바로 그 사람입니다(...) 실제 인물 길가메쉬는 당시 수메르 지역에서 제일로 풍요로웠던 키쉬라는 도시국가를 탐내었다네요. 수메르의 점토판 역사서에 따르면(맨날 뽀개져서 나오는 그거 말이지요...) 길가메쉬는 전쟁에 질려하는 우루크의 사람들을 세 번이나 달래어가며 마침내 키쉬 원정을 성공시킵니다. 이걸 두고 저자가 길가메쉬에 관해 하는 표현이 웃겼습니다.


하루 3시간 자고 일하거나 25살 이전에 항공사를 창업하거나 28살에 회사를 네 개나 세웠다 팔아치우거나 30살 이전에 자서전을 쓰는 인물


그밖에도 정복왕 알렉산드로스 3세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2세의 동성애 행각이라든가... 정말이지 문체도 내용도 센세이션(...)

다만 안타까운 점은 이런 포쓰가 2권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점이랄까요. 고대편 2권에 이르면 이미 연구가 충분히 된 고대 그리스나 로마 등지를 배경으로 해선지 이렇게 면밀하게 분석하고 재미있게 전개하는 경향은 많이 수그러듭니다. 아니면 저자도 쓰는데 피곤했던 걸지도...ㅠㅠ

그렇다 해도 중세편, 근대편이 잇따라 나온다면 꼭 읽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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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천추범 - 1896년 민영환의 세계일주
민영환 지음, 조재곤 옮김 / 책과함께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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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夢影님의 책 리뷰를 읽고 문득 작년에 읽었던 책이 생각나서 뇌리에서 끄집어내어 보았습니다.

夢影님께서 읽으신 책이 구한말 조선을 여행한 러시아인의 이야기라면, 이 책은 러시아를 여행한 조선인의 이야기. 뭐 저자를 보시면 금방 아시겠지만 구한말의 정치인 민영환입니다.

1896년 아관파천 후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기로 한 대한제국의 고종은, 1896년 이루어진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에 민영환을 특명전권공사로 파견합니다. 이 책은 바로 이때 민영환이 러시아로 여행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보고서도 할 겸 일기식으로 쓴 물건입니다.

민영환은 이 여행으로 중국, 일본을 거쳐 캐나다, 미국, 유럽을 지나 러시아에 도착하고, 러시아에서 귀국할 때에도 시베리아를 지나 세계일주를 했습니다. 한국 역사상 최초의 세계일주라는 겁니다. 한편 이 책에서는 부사로 수행했던 윤치호, 김득련 등의 서술을 병행하고 있으며 또 당시 상황에 대한 해설도 더하고 있습니다. 딱히 다른 책을 찾아보지 않아도 이 한 권만으로도 격동의 세계사가 수중에!(그건 과장)

이 책에서 민영환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 느낀 것을 유교 지식인의 관점이긴 하지만 몹시 신기해하고 감탄하면서 서술하고 있는데 그 표현이 재미있었습니다. 이후 귀국한 그는 민씨 세족의 일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개화파 정치인으로서 활약하게 되지요. 비록 그 결말은 모두가 아는 대로이지만....

민영환은 자신이 본 니콜라이 2세도 상당히 추어주고 있었습니다만, 러시아는 어디까지나 자국의 입장에서 조선을 지원하고 있었지요. 결국 그는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을 얻어낸다는 자신의 임무를 다 하지 못하고 맙니다. 윤치호는 이것이 민영환의 무능력인 것처럼 까고 있지만, 저는 윤치호라는 인물을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ㅅ= 우선 자신이 좀 잘났다고 자기 외에는 다 병신인 것처럼 일기에 써놓는 사람은 보기 그렇네요=ㅅ=

무엇보다 민영환이 자살이 아닌 살아남는 것을 선택했다면, 그도 니콜라이 2세의 몰락과 죽음을 보게 되었을 테지요. 그때 그가 무슨 감상을 품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외에도 시베리아에서 살아가던 조선 이주민들의 모습이라든가, 볼 거리도 생각할 거리도 많은 책이었습니다. 전 까먹고 있었지만(...)

역사란 것은 다문 하나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지요. 조선을 바라본 러시아인이 있는가 하면, 러시아를 바라본 조선인이 있습니다. 구한말이라는 역사를 알고자 한다면 그 양면을 다 아울러야 하나의 역사를 완성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이런 종류의 책이 많이 나오니까 보람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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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일제하 무속론과 식민지 권력
최석영 / 서경문화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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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사에 대해서 뭔가 보충할 만한 책은 없으려나 하고 한국 근현대사 서가를 배회하다가 발견했습니다.

대체 이런 책을 한국 근현대사 서가에 배열한 것은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저같은 사람이 낚이잖아요!!!

....물론 이런 제목으로 낚이는 저같은 사람은 저 하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넹.....

1910년 일본은 한국을 합병하였습니다. 합병이란 다문 한국을 없애고 법적, 제도적으로 일본에 소속시키는 데에 한정한 것이 아니어서, 한국의 종교나 문화 등 정신적인 면부터 일본의 이해와 합치시키려고 시도했지요. 승려의 도성출입 금지령을 해제하여 환심을 사고 일본 불교를 도입한 것도 그 중 하나랄까요? 일제가 한국 무속을 통제한 양상은, 일제가 한국인을 정신적인 면에서 어떻게 통제하고자 했는지 보여주는 일면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양상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습니다. 무속을 통제하기 위해 숭신인조합을 만들고, 한국 무속을 연구하여 어떻게든 일본의 이익에 맞도록 끌어다붙이고, 일제하에서 단군 숭배가 유행하는 것을 보고 대종교에 대항하는 단군교라는 것을 만들어 총독부 측에서 좌지우지 등등....

그밖에도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알게 된 것이 있는데, 이 시기 문인 최남선이 비교종교 연구를 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름하여 불함문화론.

.....이 책의 설명만 읽어도 빡이 쳤기에 굳이 불함문화론에 대해서 캐지 않아 저의 설명에는 다소 오류가 있을 수 있겠지마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동북아에는 공통된 천신 신앙(밝)이 있으며 이 신앙이 발생한 근간은 백두산=불함산 등지에 있음. 이 천신 신앙의 근거인 단군과 스사노오는 같은 신임 ㅇㅇ'

.....이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 학설이 어떻게 이용되었는지는 불보듯 뻔하지요. 동조동근☆ 팔굉일우★

.........동조동근 팔굉일우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일제에 이용당하지 않았으면 그리 문제 될 거 없는 거 아닌가여? 라고 묻고 싶으신 분께.

저는 이런 식으로 광범위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해서 한 마디로 같은 거다 하고 정의하고 싶어하는 그런 학설... 아주 싫어합니다. 저는 시베리아와 아메리카 원주민의 샤머니즘에 흥미있어 이것저것 읽어보았는데, 이 두 지역 주민에게는 공통적으로 곰 숭배가 나타납니다. 그럼 이 두 지역, 아니 한국까지 합쳐서 세 지역은 같은 곰 문화권인가여? 네?

문화나 종교에 있어 비슷한 구석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늘 숭배가 보이는 지역은 널리고 널렸고, 지모신 신앙이 나타나는 지역도 그에 못지 않죠. 신화나 전설에 있어 까마귀, 곰, 늑대 등이 맡는 역할을 보면 이상하게 닮은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 믿음을 가진 사람들, 그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생, 주변환경, 생활, 역사를 무시하고 하나로 묶어도 좋을 정도의 일일까요?

무엇보다도 싸잡아 묶기 좋아하는 분들에게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들은 하나로 묶지 못하는 '차이점'에 대해서는 아주 깔끔하게 묵살한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요소를 발견해내고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은 저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건 소일거리로 충분한 것이며, 자신의 머릿속 세계와 다른 점이 있다고 파묻는 것이 있어선 안된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책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신사에 얽힌 사연도 재미있었습니다.

일제는 식민 통치 후반기에 오면 신사를 마구 세워서 한국인에게 참배를 강요합니다(진냥의 모교도 신사 자리였다는군요). 전시 동원체제가 완성되기 전까진 그리 효과적이었던 것 같지 않지만.... 그런데 이렇게 신사를 세우면서 아이러니한 것은, 한국인의 민족 시조 단군을 신사에 제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름아닌 일본인 신도 관계자에게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일본의 기기신화는 야마토 정권이 성립하면서 이즈모나 스와 등 다른 지역을 지배할 무렵 성립하였던 지배신화. 기기신화 속에는 이즈모나 스와 지역의 신이 어떻게 천황가의 시조신에게 복속하였는지 묘사하고, 이즈모 대사나 스와 대사가 세워진 계기를 설명하고 있지요.

따라서 일본 신도 관계자들은 당연히 한국에 세워진 신사에는 단군을 제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조선 총독부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고 아마테라스와 스사노오 등만 제사하였던 것입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의 신도는 그 이전과는 놀라울 정도로 달라졌지요. 이전까지는 지역신을 모시며 어령을 위로하고 사람들을 화합하는 역할을 했던 신도신앙이, 메이지 천황이라는 국가절대권자의 신성성을 증명하고 그 권위에 모든 것을 바쳐야 했던 것입니다.

강한 나라, 큰 나라, 열강의 하나라고 자부하면서.... 그들이 딛고 오른 것은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부수고 일그러뜨려 쌓아올린 그들 자신이었는지. 생각하면 서글프기만 하네요.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일본 민중이 받은 고통은 우리나라가 식민지로서 겪은 질곡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사실도 알아두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는 사이 우리 발밑을 허물고 일그러진 모래성을 쌓아올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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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호에서 보낸 1460일 - 사상 최악의 전쟁, 제1차 세계대전의 실상
존 엘리스 지음, 정병선 옮김 / 마티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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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뭐라고?! 트렌치 코트 까지 마라 트렌치 코트는 소중하다능!

...이 아니라.....

이 책은 1차 세계대전 중 전방의 참호 속에 내몰려 전쟁을 수행하였던 일개 병사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책입니다. 트렌치코트는 이러한 참호전의 아이템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요즘 사람들이 트렌치코트를 보면서 느끼는 모에낭만과 참호전의 참혹함은 동떨어졌다고 어필하고 싶어서 저자(인지 역자인지)는 저런 부제를 단 것 같군요.

요즘은 그래도 옛날만큼 관심은 덜하지만 진냥은 '극한 상황'이라는 시츄에이션에 상당히 흥미를 느낍니다. 표류하는 난파선, 무인도, 고산준봉에 추락한 비행기, 강제수용소 등등. 그런 상황에 처하면 당한 사람의 인격은 도저히 이전처럼 있을 수 없지요. 때로는 완전히 짐승이 될 때도 있는 한편 성인이 태어나기도 하는 장소.

그런 극한 상황 중의 하나는 단연 전쟁터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1차 세계대전은.... 포탄이 쾅쾅 터지고 전차가 굴러다니며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어떤 의미 현대전으로서의 전쟁이 자리잡게 된 장소이지요. 그런 곳에서 병사들이 무슨 일을 당했으며 무엇을 느꼈는가 하는 것은, 전쟁을 모르는- 아니, 전쟁을 모르기에 더욱 우리들이 알아야 할 세계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이 책. 풍부한 사진과 기록을 활용하여, 당시 참호에서 고통을 견디며 생사를 걸고 있었던 병사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불결하고 끔찍한 참호 속의 환경, 참호족을 비롯한 온갖 질병, 독가스로 인한 고통스러운 죽음, 높으신 분들에게는 무의미한 명령에 불과하지만 병사들 당사자에게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했던 전선.

그리고 그런 괴로움 속에서도 소소한 즐거움을 찾으며 어떤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의지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병사들의 면면도 이채로웠습니다. [빨간머리 앤]의 이야기입니다만, 만약 젬 블라이스가 유럽에서 겪고 있는 일을 알았다면 캐나다의 앤과 그 가족들은 혀를 깨물고 죽느니망정 젬을 전쟁터로 보내진 않았겠지요. 하지만 그걸 알았기 때문일까요- 참호 속의 병사들은 자신들의 고통을 편지에 거의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물론 검열이라는 제도적인 장벽도 버젓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있었다고 해도 먼 곳의 가족들에게 괴로움을 짊어지게 하지 않으려는 병사들의 노력은 애처로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본국의 사람들에게 참호 안의 '청결하고 유쾌한 생활'을 선전하는 이른바 높으신 분들의 수작이 얼마나 저열한지도 절감하였습니다.

또 참호와 참호, 철조망에 둘러싸여 포탄을 사정없이 때려박는 공간을 사이에 두고도, 살인마나 흡혈귀에 비유하는 적국의 병사들과 대치하고도... 때로는 그들 사이에서 기묘한 인간애가 싹트는 것도 기묘했습니다. 어느 크리스마스에는 축구 경기까지 했다지요. 증오하기 위해서 왔으면서, 죽이기 위해 서로 대치하고 있으면서....

요즘은 군대도 전쟁무기도 첨단화를 달리고 있다지만,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병사들의 생활은 저 시절과 전혀 다를 바 없이 비참할 것입니다. 우선 생사가 내걸릴 뿐더러 적군이 이쪽의 편의를 봐주면서 공격할 리는 없으니까요. 삶과 죽음이 나란히 진창 속에 내버려지는 슬픔.... 그런 슬픔을 끝없이 반복하는 어리석음과 증오와 싸우기 위해서, 우리는 이 책을 곱씹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릅니다.

근데 트렌치 코트는 그래도 모에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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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한국사 - 중학생을 위한 한국사 교과서 전쟁으로 보는 역사 시리즈
이광희 지음 / 스마트주니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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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이지만 이 책으로 다섯 번째 독서 일기를 끝마쳤습니다. 1년에 100권씩 쓰기 챌린지인데 저도 늙고 병들어서(응?) 이제는 좀처럼 완수하기 어렵네요.....

이 책의 부제는 '중학생을 위한 역사 교과서'로, 오랫동안 초학자들에게 쉽게 권할 만하고 그리하여 역사를 좋아하는 마음을 눈뜨게 할 만한 책을 찾던 저에게는 환영할 만한 물건입니다.

그런 한편 정말로 중학생 수준의 내용구성이나 사료 선정으로만 이루어진 책은 아니에요. 고조선과 한의 전쟁을 다루면서 사마천의 [사기]를 인용하지 않나. 삼국 시대에 이르러서는 광개토대왕릉비나 임나일본부설을 언급합니다. 초학이라기에는 조금.. 선행학습 필요한 거 아닌가요??!! 뭐 수준 높은 과제를 내면 그만큼 초학자들도 따라가기도 한다지만서도....

지도와 유물, 사진이 충실한 점도 호감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왕의 초상화나 동상 등, 후대에 만들어진 이미지의 출처도 분명히 해줬으면 좋겠지만요. 중학생은 아직 얼토당토 않은 것도 믿어버릴 나이니(편견입니까?) 교차검증은 착실히 익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만 스토리텔링이나 사료 출전 등은 천편일률이라 저 같은 역사 덕후에게 감명을 줄 만한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요구할 책은 아니지만서도....

서술이나 묘사는 좀 참신한 부분도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몽진한 일을 두고 '골대를 들고 달아났다'거나 임진왜란 후 대후금정책을 결정해야 할 광해군의 입장을 '어려운 숙제를 받았다'라고 빗댄다거나. 중학생 독자의 이해와 공감을 사기에는 썩 나쁘지 않은 느낌이네요.

....으~~~음 그치만 늙은 역덕후인 저로선 빡센 책이 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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