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의 역사 - 문학과 예술을 통해 본 동성애, 그 탄압과 금기의 기록
플로랑스 타마뉴 지음, 이상빈 옮김 / 이마고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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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 들어 음지의 문화에 한하지 않고, 각종 매체에서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동성애 코드. 저도 취미 생활과 관련해서 나름대로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무슨 취미 생활인지는 묻지 말아주시고.. 굽신굽신...) 도서관 신착도서 코너에서 발견하자마자 눈여겨보아두었습니다.

.....그런데... 거듭 말하는 사실이지만, 제가 요즘 다니는 도서관은 조그마한 동네 도서관으로 서가에 중고딩에서부터 유아까지 수많은 어린아이들이 뛰노는 곳입니다.

.......괜찮은 거야 도서관?

뭐 그건 지역자치단체의 과제로 남겨두고.(뭔소리)

저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동성애 인식의 변천...에 대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허나

또 낚였다 우와아아아아아앙?

이 책은 어느 쪽이냐면 문학과 미술작품 등의 문화 매체와 연결지어지는 동성애 코드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해 읽고 싶다면 [중세의 소외집단]이라는 책을 참고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물론 이 책도 재미있지만... 흥미롭지만....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냐!!!

...요즘 독서 관계로 낚이는 일이 잦군요. 이 무슨....

어쨌든간에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게다가 동성애라는 미묘한 사회의 안건을 다루고 있어선지, 작품 내의 동성애 코드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좋게 말하면 객관적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날려먹었다는 느낌이랄까요? 대충 '이러이러한 작가의 이러이러한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은 ㅎㅁ합니다. 끗'이런 느낌이랄까요..... 이 책을 제대로 심도 있게 읽기 위해서는 퀴어 문화와 그 흐름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나서 읽는 편이 나을 것 같았습니다. 후반부에서는 동성애자의 사회운동에 대해서도 나옵니다만, 이것도 기본적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술술 읽히겠더군요. 사회과학서적은 이래서 안되요. 전문용어가 뭉텅이로 나오니...=ㅁ=/

그래도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나치 독일... 당시에는 대대적으로 동성애자를 탄압했었죠. 나치 독일의 수용소에는 포로의 성향을 별 모양으로 표시하였는데, 유대인의 황색 별과 같이 동성애자에게는 분홍색 별을 달아서 표시했다고 합니다. 당시 박해가 이루어졌던 국가에서는 현재 분홍색 별의 상징물을 두고 죄없이 고통받아야 했던 동성애자들을 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읽다가 뿜은 대목. 이 책이 소개하는 현대의 동성애 코드 영화 중에

[로키 호러 픽쳐 쇼]가 있다

......심지어 진지하게 설명하고 있어?!?!!?

이 영화를 진지하게 볼 수 있다니 저자 대단하다.... 저는 이 영화 보고 거의 간질 발작 수준으로 웃고 데굴데굴 구르고 패닉에 빠졌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학문적인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니 저자에 대한 가없는 존경심이 치밀어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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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 탐미의 시대 유행의 발견, 개정증보판
이지은 지음 / 지안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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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연예인 가쉽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만 역사적 가쉽은 퍽 좋아합니다. [왕의 정부]나 [파리의 여인들] 같은 것도 재미있게 읽었고....

두껍고도 뭔가 멋진 표지의 이 책도 그래서 대출했습니다. 인간의 당연한 본능이라구! 그래서 나쁘냐!

하지만 이 책은 정확히는 오브제 아트를 통해서 본 프랑스 왕정의 역사입니다. 오브제 아트란 것은 가구라든가 접시라든가, 그런 과거의 미술품의 통칭이라는군요.

이 책의 포인트는 박물관에서 멋지다, 예쁘다 하면서 시큰둥한 감상을 던지는 고전 예술품이 전문가의 눈으로는, 그리고 역사상으로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이겠습니다. 관계자들의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요. 유명한 루이 13세며 퐁파두르 부인이라든가 마리 앙투아네트, 그리고 당대의 명품을 만든 가구 장인들도 등장합니다. 전문 용어가 꽤 많이 나오지만 그림이나 사진을 곁들여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쌩초보도 문제 없음.

하지만 뼛속까지 서민인 저로서는 불초한 궁둥이를 들이대기에는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가구들은 너무 휘황찬란해보여서 실감이 안 나네요.... 하긴 저 앤틱 가구들을 이제와 써먹으려고 거금을 들여 사는 사람들은 없겠지만요.(서양골동양과자점 제외)

아무래도 오브제 아트를 만든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의 눈으로 프랑스 혁명을 보고 있기 때문에, 혁명에 아주 질겁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재미있군요. 귀중한 가구들을 부숴버리거나 헐값에 팔아치우거나... 물론 서민 프롤레타리아인 저는 그걸 팔든 어찌하든 관심 없지만요=3=

내용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루이 14세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네 장의 초상화. 하얀 피부에 천사같이 예쁘장한 어린애가 느끼한 호색한으로 변하는 모양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쇼킹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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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 지도로 본 도시의 역사
제러미 블랙 지음, 장상훈 옮김 / 산처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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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본래 정말 읽고 싶었던 책과 같은 제목이라 흥미가 생겨 읽기로 했는데 말이죠....(그 책 감상은 복구 포스트에...)

고대 이래 '벌어지는 장소'로서의 도시를 여러 지도와 설명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례 연구라는 표제로 어떤 도시만 중점적으로 다루기도 하고요. 다문 그 지도 자체만 설명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지도를 둘러싼 시대, 사회적인 측면도 서술합니다.

....좀 중구난방인 것 같기도 하지만요!

나름 1장은 고대, 2장은 중세 대항해시대, 3장은 18세기 제국주의 시대, 4장은 19세기 혁신의 시대, 5장은 20세기 세계화의 시대, 6장은 프린트에서 픽셀로- 미래 도시를 다루고 있지만 일관되게 흘러가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지도의 비중이 너무 커서인가...

그래도 철저하다 싶을 정도로 지도 제작자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시카고의 커뮤니티별 분포... 히스패닉이나 흑인 커뮤니티를 표시함은 아마도 당시 행정가들에게 예비 범죄 발생지역을 파악하고자 했음이겠지요. 마카오의 지도와 함께 중국이 민족주의를 휘둘러 서양이 중국에 만들어놓은 도시들은 nation(자치도시)의 지위와 다문화 정체성을 잃게 되었음을 꼬집는데요.... 그 '만들어놓은' 과정에서 침략이 있었음은 노코멘트인가요~?

최후로 실린 지도는 5세기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가 그린 '신의 도시'라는 개념과 현대 도시를 비교하면서 인상적으로 마무리짓습니다. 이 책에서도 미래도시로서 송도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어 또한 놀랐네요.

도시는 꿈과 희망의 장소이자, 비전과 질서의 장소이며, 또한 파괴와 갈등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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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화살
하이예메요스츠 스톰 지음, 정도윤 옮김 / 도솔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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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닥치고 코스모를 불태우는 주제가 몇 가지 있는데(아마 아실 분도 계시겠지만) 인디언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해서 이런 저런 서적을 뒤적여 보았습니다마는... 대부분의 관계 서적이 백인의 폭력과 탄압에 밀려 사라지는 인디언의 비극이나, 자본주의와 백인 문명에 대조되는 인디언 문화의 가치를 설파하는 내용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일색이라 오히려 미심쩍어진달까요...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백인의 침입이 거세어지는 무렵의 모습을 그리고 있긴 하지만, 정작 백인과 맞닥뜨리거나 싸우는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와 문명이 밀려오는 시대에 인디언 스스로 믿음이 흔들리고, 또 믿음을 지키기 위해 탐구하는 내용입니다. 일곱 개의 화살과 신성한 원, 평화 방패에 대해 궁구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그 탐구하는 방법으로 온갖 우화를 쓰고 있습니다. 인디언 뿐만 아니라 쥐, 늑대, 버펄로들이 등장하는 수많은 우화. 이 우화들은 신성한 원과, 그 원이 가리키는 네 방향의 신비한 교류들을 은유하는 상징들을 감추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인디언의 진리가 인디언이 쓰는 말로 그려져 있기에 더욱 가치있습니다. 물론 부외자는 알아먹기 힘듭니다만, 그 순수함에 대해서만은 지금까지 제가 읽었던 어떤 책보다도 제 마음을 울리는 데가 있었습니다.

또 다채로운 삽화와 사진도 의미가 깊습니다. 어떤 책(딱히 지적하진 않겠지만...)에서처럼 인디언의 이국적인 모습으로 다만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에 전하고 있는 이야기에서 그대로 빠져나온 것 같은 사진과 삽화입니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에서 인디언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이 책의 결말은 슬픈 것이 아닙니다. 아무도 그들이 사라졌다, 그들의 신성한 원과 일곱 개의 화살이 잊혀졌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 책이 읽혀지는 한은.

여러 가지 아름다운 표현이 인상 깊은 책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 표현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북쪽 바람의 신들을 수호하는 새.

수많은 별들이 수놓아진 거울 같은 호수 위를 끄러지듯 헤엄치는,

날개에도 별을 싣고 있는 야생의 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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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 짐 코벳과 쿠마온의 식인 호랑이
짐 코벳 지음, 박정숙 옮김 / 뜨인돌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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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껍고 무거운 책은 별로 땡기지 않는 차에 서가에서 얇은 두께에 자극적인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와서 덥썩 대출한 책.

....네 전 '식인호랑이'같은 것에 자극 받는 인간입니다. 그렇습니다...=ㅁ=/

인도가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 인도에서 이름을 날린 사냥꾼 짐 코벳의 사냥기입니다. 일단 책 내용상으로는 식인 호랑이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아, 별로 사람 잡아먹은 것 같지 않은 녀석도 한 마리 있었지만 말입니다=ㅁ=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식인 동물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여 알게 된 것인데, 식인 육식동물의 대부분은 이빨이나 발톱 등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평범하게 사냥을 할 수 없게 되어서 인간을 노린다고 합니다. 작품 내에 등장하는 식인 호랑이도 예외없이 부상을 입고 불구가 된 상태였습니다.

뒤집어보면 정상적으로 사냥할 수 있는 압도 다수의 육식동물은 아무리 쉽다 해도 인간을 노리는 일이 드물다는 것이겠지요. 어느 정도 비약이 있겠습니다마는...

특히 참파와트의 식인 호랑이의 경우 총알에 의해 이빨을 잃고 인간을 잡아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참파와트 지방의 사람들은 436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짐 코벳이 총을 쓰는 것을 보고 놀라서 전설 비슷한 것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순박한 이 지방 사람들이 총을 쓸 리 없으니, 그 호랑이에게 부상을 입힌 것은 호랑이를 사냥하겠다고 설레발치던 다른 영국인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닥 지방의 식인 호랑이도 먹이를 먹다가 사슴사냥용 총알에 맞은 이후 인육에 집착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예전에 늑대 애호가의 성전(멋대로) [울지 않는 늑대]를 읽었을 때, 늑대가 순록의 수호신이라고 믿는 에스키모 신앙에 깊은 감명을 받았었습니다. 늑대는 약하거나 병에 걸린 순록을 사냥하여 미래를 약속받고, 건강한 순록도 살아남아 미래를 약속받는다... 그렇기에 늑대는 순록을 지켜주는 것이라고요. 약육강식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닌, 약탈과 증오로 맺어지는 것이 아닌, 얼마나 아름다운 관계인지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사냥을 하고 생명을 희생시키는 것은 일순간의 자극이나 엔터테이먼트가 아닌, 자연이라는 거대한 고리의 한 가닥 매듭을 엮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그것을 알지 못하고, 만약 참파와트의 호랑이를 처음 쏘았던 누군가처럼, 자신이 자연을 마음대로 소유할 수 있고 뜻하는 대로 희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에게 붙여질 이름은 참으로 저주받은 것이 될 터입니다.

.....가볍게 읽으려고 했더니 대나무 시리어스한 감상을 쓰게 되었군요... 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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