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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 탐미의 시대 유행의 발견, 개정증보판
이지은 지음 / 지안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저는 요즘 연예인 가쉽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만 역사적 가쉽은 퍽 좋아합니다. [왕의 정부]나 [파리의 여인들] 같은 것도 재미있게 읽었고....
두껍고도 뭔가 멋진 표지의 이 책도 그래서 대출했습니다. 인간의 당연한 본능이라구! 그래서 나쁘냐!
하지만 이 책은 정확히는 오브제 아트를 통해서 본 프랑스 왕정의 역사입니다. 오브제 아트란 것은 가구라든가 접시라든가, 그런 과거의 미술품의 통칭이라는군요.
이 책의 포인트는 박물관에서 멋지다, 예쁘다 하면서 시큰둥한 감상을 던지는 고전 예술품이 전문가의 눈으로는, 그리고 역사상으로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이겠습니다. 관계자들의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요. 유명한 루이 13세며 퐁파두르 부인이라든가 마리 앙투아네트, 그리고 당대의 명품을 만든 가구 장인들도 등장합니다. 전문 용어가 꽤 많이 나오지만 그림이나 사진을 곁들여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쌩초보도 문제 없음.
하지만 뼛속까지 서민인 저로서는 불초한 궁둥이를 들이대기에는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가구들은 너무 휘황찬란해보여서 실감이 안 나네요.... 하긴 저 앤틱 가구들을 이제와 써먹으려고 거금을 들여 사는 사람들은 없겠지만요.(서양골동양과자점 제외)
아무래도 오브제 아트를 만든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의 눈으로 프랑스 혁명을 보고 있기 때문에, 혁명에 아주 질겁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재미있군요. 귀중한 가구들을 부숴버리거나 헐값에 팔아치우거나... 물론 서민 프롤레타리아인 저는 그걸 팔든 어찌하든 관심 없지만요=3=
내용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루이 14세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네 장의 초상화. 하얀 피부에 천사같이 예쁘장한 어린애가 느끼한 호색한으로 변하는 모양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쇼킹 프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