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포수 짐 코벳과 쿠마온의 식인 호랑이
짐 코벳 지음, 박정숙 옮김 / 뜨인돌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두껍고 무거운 책은 별로 땡기지 않는 차에 서가에서 얇은 두께에 자극적인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와서 덥썩 대출한 책.

....네 전 '식인호랑이'같은 것에 자극 받는 인간입니다. 그렇습니다...=ㅁ=/

인도가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 인도에서 이름을 날린 사냥꾼 짐 코벳의 사냥기입니다. 일단 책 내용상으로는 식인 호랑이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아, 별로 사람 잡아먹은 것 같지 않은 녀석도 한 마리 있었지만 말입니다=ㅁ=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식인 동물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여 알게 된 것인데, 식인 육식동물의 대부분은 이빨이나 발톱 등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평범하게 사냥을 할 수 없게 되어서 인간을 노린다고 합니다. 작품 내에 등장하는 식인 호랑이도 예외없이 부상을 입고 불구가 된 상태였습니다.

뒤집어보면 정상적으로 사냥할 수 있는 압도 다수의 육식동물은 아무리 쉽다 해도 인간을 노리는 일이 드물다는 것이겠지요. 어느 정도 비약이 있겠습니다마는...

특히 참파와트의 식인 호랑이의 경우 총알에 의해 이빨을 잃고 인간을 잡아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참파와트 지방의 사람들은 436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짐 코벳이 총을 쓰는 것을 보고 놀라서 전설 비슷한 것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순박한 이 지방 사람들이 총을 쓸 리 없으니, 그 호랑이에게 부상을 입힌 것은 호랑이를 사냥하겠다고 설레발치던 다른 영국인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닥 지방의 식인 호랑이도 먹이를 먹다가 사슴사냥용 총알에 맞은 이후 인육에 집착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예전에 늑대 애호가의 성전(멋대로) [울지 않는 늑대]를 읽었을 때, 늑대가 순록의 수호신이라고 믿는 에스키모 신앙에 깊은 감명을 받았었습니다. 늑대는 약하거나 병에 걸린 순록을 사냥하여 미래를 약속받고, 건강한 순록도 살아남아 미래를 약속받는다... 그렇기에 늑대는 순록을 지켜주는 것이라고요. 약육강식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닌, 약탈과 증오로 맺어지는 것이 아닌, 얼마나 아름다운 관계인지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사냥을 하고 생명을 희생시키는 것은 일순간의 자극이나 엔터테이먼트가 아닌, 자연이라는 거대한 고리의 한 가닥 매듭을 엮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그것을 알지 못하고, 만약 참파와트의 호랑이를 처음 쏘았던 누군가처럼, 자신이 자연을 마음대로 소유할 수 있고 뜻하는 대로 희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에게 붙여질 이름은 참으로 저주받은 것이 될 터입니다.

.....가볍게 읽으려고 했더니 대나무 시리어스한 감상을 쓰게 되었군요... 후=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