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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1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홍루몽 / 조설근 고악 공저 , 안의운 김광렬 공역 , 대돈방 그림 ; 청계 2007
중국 전통사회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는 중국 고전 명작, 홍루몽. 어찌된 일인지 이 책을 여태 읽질 않아서 시험 끝나고 한가한 무렵 읽어보았습니다.
덧붙여 동시진행으로 [겐지 이야기]를 재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뭐 하렘물 라이프... 하고 아득한 눈동자를 창 밖 하늘로 던졌다던가 말았다던가....
그러나 규방 연애사의 걸작이라고는 해도 막상 주인공 가보옥은 한 여자 일편단심이지만요.(꼭 그런 것만도 아닌가?)
임대옥, 설보채와의 삼각관계라고 해도 막상 나머지 한 사람은 그야말로 짜게 식은 태도 일관이니, 딱히 연애를 한다는 느낌은 안 들었습니다.
주된 재미는 가씨 일가의 화려한 생활 감상. 그리고 그게 질릴 무렵인 80회 이후부터는 가씨 집안에 이런 저런 풍파가 닥쳐오기 때문에, 그 나락으로 굴러떨어지는 장면을 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비뚤어졌다)
특히 가씨 일가가 겉은 번지르르해도 속은 막장 크리이기 때문에, 그 응보가 고스란히 돌아오는 80회 이후부터가 제가 읽기에는 훨씬 나았습니다. 80회 이후부터는 사실 원 저자인 조설근이 미처 완결내지 못하고 죽자, 고악이라는 인물이 뒤를 이어 쓴 것이라 하네요. 조설근이 어떻게 작품을 끝마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지는 지금에 와서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고악이 뒤이은 것도 결코 뒤떨어지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막장 전개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지는 이유는 역시 주인공 가보옥과 히로인 임대옥이 영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ㅁ=
가보옥은 여자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건 뭐 그렇다 치더라도, 평범하게 과거공부에 매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을 두고 권세욕에 찌들었다느니 하는 식으로 평하는 게 정말 참기 힘들었습니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이 피와 땀을 뿌려가며 일해서 굴러가는 거다!! 놈팽이 자식이 자기 먹을 밥 한 공기 벌어먹어 보고는 그런 이야기 하는 게야?!?!?!
....아니 딱히 지금 제 입장 때문에 화내는 게 아닙니다. 네넵.
그리고 임대옥의 경우에는 정말이지 배부르고 등따습게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살면서도 마음고생을 자초하는 생각만 하는 게 정말이지 짜증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차라리 부모님 두 분에게 효도 한 번 못해드리고 앞세운 걸로 서러워하면 모르되, 자기 대접 못 받는다고 허구헌날 허구헌날...=ㅅ=
그래서 그 가련한 죽음의 광경을 봐도 그렇게까지 동정이 안 들더라고요=ㅅ=
후대에는 그토록 명성을 모은 작품이건만, 역시 명성의 유무는 제 취향과는 무관한 것 같습니다=ㅅ=
그래도 중국 4대 기서는 [수호전]이랑 [홍루몽]만 빼면 대체로 다 좋아합니다. 특히 [서유기]는 제 베스트 오브 베스트. [금병매]는... 아직 안 읽어봐서 모릅니다. 읽어볼깝쇼?(/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