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동안엔 새벽 기도에 참석했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날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날씨가 좋아지자 보이기 시작했다. 막 피기 시작한 매화가 교교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새벽과 달빛, 그리고 매화는 참 아름다웠다. 피고 지는 게 당연하듯 매화는 꽃잎을 떨구기 시작했고 그 뒤를 이어 붉은 동백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목련은 맨 마지막에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파트 단지에서 마주하는 봄이지만 매년 꽃들을 볼 때마다 대견한 생각이 든다. 친구가 보내온 살구꽃 사진을 보면서는 사과꽃과 배꽃을 맘껏 볼 수 있는 과수원 집 딸이었으면 좋았겠다 생각도 했다. 실은 봄마다 하는 생각이다. 수고로움보다는 예쁜 꽃을 즐길 생각에 말이다.

 

 올 듯 말 듯 줄다리기를 하는 듯했던 봄이 와 있었다. 그리고 벌써 4월이다. 봄이 되면 기다려지는 책도 있다. 젊은작가상, 이번에는 박민정 작가가 수상했다. 내가 알지 못했던 작가와 소설을 읽는 일, 봄이 주는 즐거움이다. 테마 소설 시리즈 바통의 두 번째 이야기도 함께 읽으면 좋을 듯하다. 음식과 요리를 테마로 했으니 맛있는 소설을 기대한다. 개정판에는 의미를 두려 하지 않는데 김이설의 『나쁜 피』가 개정판으로 나왔다. 아직 알라딘에서는 검색이 되지 않는다. 9년 전에 만났던 소설인데 다시 읽어도 좋을 소설이다.

 

 

 

 

 

 

 

 

 

 

 

 

 

 

 

 

 

 

 

 

 

 

 

 밭에서 흙은 만지는 이들의 모습이 보이고 쑥과 봄나물을 캐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이사를 위한 사다리차를 자주 만나는 봄이다. 안에서 밖으로 이동하는 봄이다. 삶이 움직이는 봄이다. 옷 정리를 해야 하고 올봄에는 거실 커튼도 빨아야 한다. 더불어 묵혔던 어떤 마음도 시원하게 빨아야지. 마음을 헹구는 봄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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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8-04-01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물이 소생하는 봄, 나이를 먹어보니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우리의 몸도 그 섭리에 반응하는 걸 보면 신기해요..^^

자목련 2018-04-02 16:09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 참 놀라워요^^

프레이야 2018-04-01 1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을 헹구는 봄이길 저도 바래봅니다. 화사하고 온화한 봄날 맞이하세요^^

자목련 2018-04-02 16:08   좋아요 0 | URL
헹구고 헹궈서 깨끗해진 봄이면 좋겠어요, ㅎ 오늘은 살짝 덥기까지 해요. 이러다 꽃이 지기도 전에 여름이 올까 걱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