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는 이어진다. 속도는 느리고 집중력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성실한 토끼가 되어야 하는데 자꾸 거북이가 된다. 아니, 베짱이가 더 맞겠다. 그래도 그 느림이 좋다. 적정한 속도를 이룬다고 할까. 책을 들이는 일도 그에 맞게 느려진다. 가을이니까 소설을 읽어야지, 이유는 붙이기 나름이다. 가을엔 소설,이라고 하면서 곁에 둔 두 권의 소설이다. 하나는 단편집, 하나는 장편소설이다. 


요즘 출판사 1984BOOKS에서 나온 책들이 다 좋다. 직접 읽어본 책도 좋고 이웃이나 블로그의 평도 좋다. 그래서 이번에 들인 책은 안드레이 마킨의 소설 『어느 삶의 음악』과 소설 보다 시리즈다. 『소설 보다: 가을 2022』는 이서수, 위수정 작가의 단편에 대한 기억이 좋았기 때문이다. 계절마다 나오는 이 시리즈는 그냥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작가들과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느낌을 받아서 신중하게 구매할 생각이다.





가을에 들였으니 이 짧은 가을이 끝나기 전에 읽어야 마땅하다. 그러니 이런 명분은 기껍다. 조금 빠른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사진 속 책장의 책들 가운데 읽어야 할 책이 보인다. 황정은의 글을 천천히 다시 읽고 싶다. 책을 좋아하는 것과 책을 아는 것은 다르다. 


어쩌면 나는 황정은의 글을 알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백의 그림자』, 『디디의 우산』, 『연년세세』는 다시 읽고 리뷰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세 권은 읽기에 그친 책들이다. 리뷰를 쓸 때 책은 다시 정리되고 그 책에 대한 마음도 커진다고 생각한다. 


읽어야 할 책이라는 기준은 딱히 없다. 지난번에도 말한 것처럼  그저 끌리는 대로 읽는 게 즐겁다. 아마도 곧 이어 끌리는 대로 만나게 될 책은 김연수 단편집과 2022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아닐까 싶다.  모두가 좋은 책이 아니라 내가 좋은 책, 그뿐이다. 그리고 그런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잃어버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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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0-06 1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성실한 독서가가 되고
싶으나, 집중력의 저하로(핸드폰
과 너튜브 탓을...) 책에서 점점
멀어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그래도 느림보 거북스 스타일로
꾸역꾸역 읽고 있답니다.

저도 1984BOOKS에 눈길이 가네요.

황정은 작가의 책은 어떤 책 읽고
나서 식겁해서 소장한 책도 읽을
염두를 못내고 있네요...

자목련 2022-10-07 09:10   좋아요 1 | URL
황정은의 어떤 책일까 궁금하면서도 최근에 나온 연작이나 에세이는
그에 비하면 무난해서 읽으셔도 좋을 듯해요^^

그레이스 2022-10-06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엔 소설!
옳습니다 ~~

자목련 2022-10-07 09:09   좋아요 1 | URL
노벨문학상 발표에 힘입어 가열차게 읽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