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을 위해서 좋아하는 커피를 줄이고 있다. 하루에 세 잔 정도 마시는 커피를 저녁에는 마시지 않는다. 그건 힘든 일이다. 그런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봄에는 제법 효과를 봤다. 계속 실천하지 않아서 몸이 화를 내는 걸까. 여름에는 더 많이 마신 것 같다. 열대야로 자다가 깨는 일이 익숙해서 그랬던 걸까. 최근에 귀가 아픈 이후로 종종 깬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잠들려고 뒤척이는 시간이 너무 길다. 스마트폰을 잡지 않으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으니 자꾸만 손이 간다. 악순환이다.
지난주에 발표된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루이즈 글릭’이란 시인이다. 나는 처음 듣는 이름의 시인다. 세상에 시인은 이렇게 많구나. 번역된 시집도 없다. 좋은 시를 엮어놓은 시집에 수록된 시가 전부인 듯하다. 그러니 올해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의 작품을 읽거나 구매할 일이 없을 것 같다. 발 빠르게 준비한 출판사가 빠른 시일 내 출간한다 해도 현재는 그렇다.
읽고 싶은 책은 언제나 넘쳐나니까. 기다렸던 책의 입고 소식처럼 반가운 게 또 있을까. 김이설 작가의 신간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이다. 이미 밀리의 서재를 통해 전자책으로 만난 이도 있다. 그래서 종이책을 더 기다렸다. 이 계절과 잘 어울리는 제목이다. 한때 필사를 했던 적이 있다. 손글씨는 아니었지만 자판으로 옮기는 것도 노력이 필요했다. 김숨의 초기 단편이었다. 현재 김숨의 소설과는 다른 결이었다. 쓰고 나니 그 단편집이 읽고 싶다. 기대하는 동화와 에세이도 있다. 『5번 레인』, 『다큐하는 마음』를 읽는 시간도 즐겁겠다.
가을이라 냉장고 여기저기 과일이 많다. 파지 사과는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다. 엊그제 방송을 보니 우리가 선호하는 빨간 사과는 인위적으로 노력해서 생산된다고 한다. 이제는 좀 더 현명한 소비를 해야겠다. 이렇게 작고 귀여운 사과도 있다. 한 입에 쏙 넣을 수 있는 디저트 사과라고 할까.


깊은 잠에 빠져들기 위해 커피를 더 줄여야 하는 걸까. 아니면 새벽에 굳이 잠들려 하지 말고 다른 무언가를 하는 게 좋을까. 처음 맞이하는 날들도 아닌데 잠들지 못하는 건 고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