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사랑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베르벨 레츠 지음, 김이섭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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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사랑이란 참으로 다사다난 하고 우열곡절이 많았구나 싶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헤세작가님의 사랑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것처럼 로맨탁하다는 것들을 상상했었는데,

로맨틱과는 순전 거리가 멀다한 정말 현실적인이고 자유분방한 사랑이야기더군요. 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은 어느 사람들처럼 로맨틱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현실에서도 그 로맨틱한 기분이 지속될 수 없듯, 헤세 역시 다르지 않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결혼에는 '책임감'이 따르죠. 그 책임감을 질 수 있느냐 엄느냐에 따라 결혼생활의 유무를 따질 수 있다고 보는데, 헤세에게는 책임감도 책임감이지만 예술성이 너무나도 뛰어났던것 같아요. 한 사람의, 한 가족의 아버지로 살기에는 너무 큰 사람이었나 싶습니다. 


가족을 유지하며 글을 쓰는 작가도 있겠지만, 헤세의 경우는 책에서 처럼 자유로운 영혼이었기에 수많은 시와 소설들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어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참을 인자를 몇번이고 새기지 않으면 안되었다는 진실~

아무래도 제가 여자기 때문에 헤세의 아내들의 편에 서서 헤세를 꾸짖어 주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그런 헤세라는 사람의 매력이 무엇인지... 인내심이 대단하더군요. 특히 첫번재 부인 마리아.... 이름처럼 정말 마리아였네요...

지금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아이낳을 때 남편이 옆에 었었다거나, 아픈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긴다는 일,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일 등등 용서되지 못하는 일들이 많았는데 그걸 견뎌낸 마리아가 눈물나게 가슴 아팠어요. ㅜㅜ


헤세가 작품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부인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새로웠어요. 거기다가 저는 책을 읽을때 실제로 겪었던 일들으 각색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상상력인가? 하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헤세의 경우, 결혼생활을 겪고 '게르트루트' '로스할데'의 소설을 집필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로스할데라는 소설 속에서 그는 예술가의 숙명과 결혼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고 하네요.


'도대체 예술가나 사상가에서 결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나 한겁니까?

p. 91




'사랑'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듯 부족하지 않은 헤르만 헤세의 사랑을 엿보았습니다. 헤세의 전기라고 부를만큼 헤세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예술에 관한 그의 열정도 엿 볼 수 있었어요.

과연 예술가구나. 예술가를 미치광이라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격한 공감을 하게 된 책이었습니다.

헤세의 책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읽어도 흥미로울 책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忍忍忍忍 을 새기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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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 돼지가면 놀이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6
장은호 외 8인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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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총 10개의 단편으로 소개된 공포 문학.

최근들어 단편소설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장편보단 단편을 주로 읽는 중이었기에 하루에 한편씩이라고 말할 정도로 더디게 읽었다. 



작품소개 中


역사 속 이야기에서부터 현재 내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까지
사회적인 이슈와 논란을 공포로 담아낸 작품집

 



1.돼지가면놀이 - 유재중 ★★☆☆☆ 


6.25때 일어난 펀치볼이라는 마을에서 일어난 기괴한 일을 엮은 것을 편지형식으로 엮은 이야기.

사실 돼지가면놀이가 가장 읽혀지지 못했다. 한번 읽으려고 도전했다가 포기하고 여관바리를 읽었었다. 그후 제일 마지막으로 읽게 되었는데... 아쉽게도 내취향이 아니었다. 쉽게 읽히지도않았고 재미도 없었다. 공포 소설은 상상하며 읽는 맛이라 생각하는 나에게 상상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일수도 있다.



2.숫자꿈 - 김재은 ★★☆☆☆ 


예술이라는 말이 그에게는 허세, 변덕, 사치, 공상같다고 말하는 남자는 숫자 꿈 하나로 인생이 달라지게 된다.

그 숫자는 다름아닌 사람들의 죽음을 알려주는 것이었고, 마침내 자신의 아내에게서도 숫자가 보인다.

그리고 그는 끝내 죽음을 막지 못한다.

현실적인 그의 모습은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들과 흡사했고, 꿈이라는 것은 소설 속에서도 나왔던 로또같았고, 꿈을 꾼 후의 그의 삶은 로또에 당첨된 후 특별해진 나를 투영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로또에 당첨된다는 것이 행복일수도 있고 불행일수도 있으니까. 이 소설은 불행의 일면을 본 것 같은 느낌. 하지만 공포소설로 여기기엔 아쉬운면이 많았다.  


3.무당아들 - 박해로 ★★★


신참 교도관인 그가 18공방에서 귀신을 보게 되었고, 18공방의 진실을 둘러싼 이야기라 할 수 있다. 

10개의 단편중 마음에 드는 단편소설 중 하나였는데, 흔히 있을 수 있는 사건을 중심으로 만든 공포 아닌 공포소설이었다.

교도서에 갇힌 가해자가 마지막 살인을 한 피해자가 교도소에 나타나 결국은 가해자가 자살을 하는 이야기.

아쉬웠다. ㅠㅠ

진실은 지극히 현실적인 알고보니 피해자의 삼촌이 교도관으로 있었다는 것. 중간에 가해자의 일기의 장면은 피해자의 입장이었던 나에게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라 거슬릴 정도였다. 뉘우치는 것도 희안하고..어쩐지 먼 나라의 이야기 같은....


내가 생각하는 공포소설이란 있어날 수 없는 일들을 상상하며 즐길 수 있는 소설이기에  더욱 아쉬웠고 그만큼 재미있게 읽고 있어서 더욱 허무해진 느낌.  그래도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인간이니까..



"사람도 그렇고 땅도 그렇고 물길도 그렇지만 건물들도 기(氣)가 센 경우가 있어. 내 생각엔 교도소야말로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봐. 폐쇄되어 있고 제한적인 정보밖에 없는 비밀의 집이니까.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로만 가득한 비밀의 집. 음, 가끔 말이지."
영맨이라 불린 신규직원은 의아스런 눈길로 주임을 쳐다보았다.
"밤에 근무하다보면 이상한게 눈에 보일 때가 있어. 하도 이상해서 꿈인지 생신지 분간 못할 때가 많아.

그 때문에 간떨어질 뻔하거나 오줌을 지르기도 하지. 하지만 헛 거라고 무시하면 돼. 헛거니까."
구체적인 설명은 무시한 채 그는 등을 돌렸다.


"무시하면 되는 거야. 자, 진짜 간다."


p.85


 

4.여관바리 - 김희선 ★★+반개


제목 그대로 여관바리에 대한 이야기다.

그 여관바리가 사람일지 귀신일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죽어서까지 '돈'을 놓지못하는 여관바리가 현실과 투영되여 굉장히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야기...


5.낚시터 - 정세호 ★☆☆☆☆


...낙시터에서 손가락이 잘리고, 그 손가락이 다시 붙으면서 그가 이상해진 이야기?

두번을 읽었지만 중간부터는 무슨 내용인지 알수가 없었다...응? 그래서? 라고 되내이며 결국 다시 읽기를 포기해버렸다.

그래서 공포소설인지 뭔지... 잘모르겠었던 이야기..


6.며느리의 관문 - 장은호★★+반개


한줄로 어떻게 요약해야될지 고민이었다. 재벌가에 시집가게 된 그녀가, 재벌가에 비밀을 알게 되고 자매가 죽게 되는 이야기(?) 죽기 직전 의문의 액체 속에 넣으면 죽지 않은 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집안의 큰아버지와 시어머니, 그리고 남편의 동생까지. 죽기 직전 전부 액체속에 담궈졌고, 그들은 액체 속에서 살아간다. 며느리가 되기 위해서는 액체속에 들어가서 그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

왜 하필 재벌가의 며느리로 등장해야 했는가라는 의문을 품지 않으면 안되었다. 재벌가의 며느리 = 막장으로 연관짓는 것이 없이 않아 있기 때문에 약간 막장 드라마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좀더 다른 식으로 엮었다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며 상상했다.



7.헤븐 - 우명희 ★★★☆☆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 있었다.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만큼 소름돋았던. 종교를 믿는 편이아니기도 해서 그런지 종교 이야기만 나오면 뭔가 나 역시도 미칠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연신 상상하기 충분한 재료를 주었지만 끝부분이 살짝 모호하다게 여겨져 몇번이나 읽었다.



8.고양이를 찾습니다. - 황태환 ★★★☆


앞서 무당아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소행이었으나 이 단편은 철저히 사람의 무서움을 내포한것 같아서 소름끼쳤다.

주변에서 동물학대는 흔히 접한다. 거기다가 처벌의 강도 역시 약한 것도 현실.

이 책의 내용은 우연히 쿠키라는 고양이를 통해 4명의 사람들이 친해지고, 어느날 한 남자가 고양이를 학대하여 게임을 시작하게 하고, 결국은 고양이가 죽는다. 그 안에서 그 남자는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고양이를 찾으러간 사람들 중 에이즈에 걸린 여자가 자신의 피를 범인에게 주입하며 끝이 난다.



"생각해봐. 나는 애초에 고양이보다 인간이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이런 행동을 한 거야. 난 고양이를 죽였고, 이렇게 잡히기까지 했지. 그런데 그게 뭐? 너희들은 내가 어떤 처벌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거지?"

"기껏해야 벌금형일 뿐이야. 그정도가 고양이를 죽인 사람에게내려질 처벌이라고. 여태까지 법원의 판례가 그래. 왜냐하면 나는 인간이고 쿠키는 고양이잖아. 그리고 난 엊네든 또 고양이를죽일 수가 있지. 다시 말해서 잡히든 잡히지 않든 이 게임은 내가 이길 수 밖에 없는 거였어. 단 내가 어떤 식으로 이길까, 나는 그게 궁금했지." 

 

9.구토- 김유라 ★★★★☆


10개의 단편중 단연 1등이라고 생각된다.

공포소설로 자리메김하기에 충분한 괴기스럽고 징그럽고 재미있는 공포!

읽을수록 아, 이거다!고 생각했어요. 취향이 갈리겠지만 그렇다고 제가 이런 징그러운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아니구요...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인 만큼 정말 공포스러웠다고 해야하나요...

  

여자들이 죽을 때 까지 과제인 다이어트. 그로 인한 거식증. 음식에 대한 모독. 음식들의 반란. 



인간은 먹는 기계다. 먹기위해 존재하는 거대한 입이다.인간이 한평생 먹는 음식의 양은 평균 6만 4000만킬로그램이며 위장을 채우고 비우는 일을 죽을 때까지 반복한다. 요컨대 4시간마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36도가 넘는 체내에서 똥이 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똥이 되지 못한 토사물의 반란이라니 우습기 짝이 없지만 결국 놈들은 본능대로 행동한 것뿐이다. 어떤 책에서 본 구절처럼 모든 동물적 생명의 기본은 그 흉포한, 무엇이든 잘 먹고 잘 삼키는 큰 입이니 말이다....(생략)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음식섭취에 있어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어느 날, 당신이 버린 토사물이 찾아올지도 모르니까.

-p.336

 



10.파리지옥 - 엄길윤 ★★★☆


이런 이야기는 사실 읽기 힘들다. 특히 살인을 상세히 써놓은 이야기는 잔인한것을 못보는 나로서는 상상하다가 울지경이었다. 사회에서의 약자인 그가 편의점에서 손님으로서의 강자가 되고, 그 곳에서 강력한 폭행사이에 다시 약자가 되는...

몰입은 꽤 했지만 마지막에는.... 조금 허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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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소포스 1
김양수 지음, 도가도 그림 / 김영사on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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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잔혹한 지혜와 달콤한 유혹, 이솝 우화의 새로운 해석

아이소포스

> 이솝

이솝이야기》의 작자로 알려졌다. 이솝은 아이소포스(Aisopos)의 영어식 표기인데,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BC 6세기 사람으로, 사모스 사람 이아도몬의 노예였으며, 델포이에서 살해되었다고 한다. 그보다 좀 후대(後代)의 기록은 그가 프리기아인이라는 것, 그가 살해당한 원인 등을 좀더 상세히 전하고 있으나, 그 진위(眞僞)는 판정하기 어렵다. 안짱다리, 불룩 나온 배, 검고 비할 데 없이 추악한 용모를 가졌다는 유명한 아이소포스(이솝)상(像)은, 아득한 후세의 창작에 지나지 않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솝 [Aesop] (두산백과)







에게 해 사모스 섬의 한 마을

너무나 아름다워 눈부신 정오보다 더 빛나는 여인이 있었다.

태양보다 눈부신 그녀는 '엘리'


수많은 남자들의 구애에도 그녀는 땅달보 '프론티스'를 사랑했다.

하지만, 엘리는 사모스의 권력자인 '야드몬'의 신부가 되어야만 했다.


" 나를 사랑하라."


...



한 번, 단 한번이라도

그녀를 볼 수 있다면...!


어디서 굴러왔는지, 추한 얼굴의 땅딸보 하나가 나타났다. 땅딸보 광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 지어냈고,

그보다 더 우스꽝스러운 추한 얼굴로도 유명했다.

야몬드는 광대를 성으로 불렀다.


"엘리가 우울하니 네가 웃게 해주어라."


'호호호'

'하하하'


"그래 당신이 웃을 수만 있다면..."


'어이쿠'

'깔깔깔깔'

'내일도 재미있게 해 줄 수 있겠느냐?


'네 물론입죠'


'그래 꼭 웃겨다오.

눈물이 날 만큼 날 웃겨다오.'




결혼 일주일을 앞둔 어느날, 엘리와 프론티스는 구원을 받았다.


"나를 모욕한 짐승들을 내 앞에 데려오라! 에게해를 몽땅 불태워서라도 두 년놈을 잡아 와!"


그리고 10년 후 사모스 섬 출신의 고기 장수 프론티스와 태양처럼 아름다운 엘리 사이에

'이솝'이 있었다. 



후에 이솝은 야몬드에게 부모님을 잃고 노예가 된다. 

1권의 책 안에는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가 있어서 반갑기도 하면서 새로웠고, 후에 어떤 이야기가 더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고 ^^

야몬드는 불쌍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강요가 아닌 선택을 가진 것이 신부였는데 그 신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떠난 것이였다니. 그것도 못생긴 프론티스 하고 말이다.


책을 읽고 난 후 노예가 된 이솝이 앞으로 어떠한 선택으로 어떻게 거듭나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야기였다.


한가지 소소한 이야기를 하자면,

책 뒷 장엔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 있었는데, 그림작가와 글작가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도가도라는 필명을 쓰게 된 이유라던가 아이소포스에 대한 평소 궁금했던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읽으면서 웃었다.

 

여자는 예뻐야 한다는 게 그림 작가의 소신이라는...^^ 말처럼

이솝의 어머니 엘리가 죽어서 슬프지만...   

단행권 2권이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사랑이란 사람 안에 자리하는 모든 덕행의 씨앗.

하지만 때로는, 벌을 받아 마땅한 죄악의 근원.


- 아이소포스 책 뒷면에 소개된 문구였는데 책을 다 읽고 읽으니 너무 공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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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 류시화의 하이쿠 읽기
류시화 지음 / 연금술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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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에 앞서서 어이없는 이야기를 하나 할까 합니다.

 



 

 

일반 시집과는 달리 마치 교과서 시집처럼 하이쿠와 함께 류시화작가의 해설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히 시에 대한 해설이 적혀있지만, 그 외에도 알려주는 것들이 많다. 하이쿠 시의 발자취나, 하이쿠 시인들의 자란 환경, 그리고 일본에서 파생된 만큼 일본어를 아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같은 발음이지만 뜻이 다른 것을 표현하는. 하이쿠를 읽을 때마다 일본어를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든다.



 

[감상]


하이쿠 시인들 중 '바쇼'라는 시인은 일본인이 자기 나라의 문학을 말할 때 맨 먼저 언급하는 인물중 한 사람이라고 한다.

하급 무사의 아들로 태어나 인간 세상에 회의를 느껴 방랑시인의 길을 걸었고, 전국을 여행하며 하이쿠와 산문을 썼다고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단순히 시만 읽는 것이 아닌 시인 인생의 일부도 같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해설中] 

바쇼풍의 시 세계를 확립한 작품으로 '하이쿠의 역사가 움직였다'고 할 만큼 바쇼 자신에게나 하이쿠 역사 양쪽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이쿠에 대한 이해는 바쇼의 이 하이쿠를 이해하는것에서 시작된다고 할 정도로 가장 알려진 작품이다.




[해설 中]

바쇼 이전시대의 대표적인 하이쿠 시인 야마자키 소칸. 그는 무사집안에서태어나 젊어서부터 쇼군 옆에서 궁중 서예가로 활동했다. 그러나 쇼군이 젊어서 병사하자 생의 덧없음을 느끼고 출가했다.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기에 궁핍했으며 불안정한 정신의 소유자였다는 설이 있다. 그럼에도 이 하이쿠에서 보듯이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려는투지가 빛난다.





책을 보면 대표적으로 소개되는 하이쿠도 좋았지만, 해설 집 안에 같이 소개되는 하이쿠들도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것이 많았다. 예로 소칸의 시다. 꽃의 향기를 훔쳐서 달아나는 폭풍우여라 눈을 감고 몇번이고 읊으니 하이쿠의 시가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해설]

바람에 잘 찢기는 나팔꽃의 꽃말은 '덧없음'이다.

모리타케의 사세구이다. [사세구란,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남기는 시를 말한다.]






734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두께에서도 마음에 드는 시 몇 구절을 소개하였다.

하이쿠의 시는 해설을 보면 더욱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어서 단순히 시만 읽는 것이 아니라 해설까지 꼭! 챙겨봐야 한다.

가령,



시드는 빛은

무엇을 근심하는

살구꽃인가

-데이토쿠


[해설]

살구와 근심하다의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해 시인은 근심에 잠긴 여인의 낯빛을 살구꽃의 시드는 색감에 교묘히 중첩시켰다.


세차게 내리는 소리 아프다고 말하는 겨울비


[해설] 여기서도 '아프다'와 판잣집','말하다'와'저녁'의 발음이 같은 것을 이용하고 있다.

[해석] 세차게 내리는 소리 판자 지붕 때리는 저녁 가을비



데이토쿠는 고전에 능통한 학자로 하이쿠 규칙을 정리하고 문하에 많은 시인을 배출했다. 그의 등장으로 하이쿠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그는 죽기 전에 이렇게 썼다.


내일은 이렇겠지 어제 생각한 일도

오늘 대부분 바뀌는 것이 세상일이라

-데이토쿠



데이토쿠의 제자인 니시와키 데이시쓰는 '하이쿠는 먼 것을 연결하고 가까운 것을 분리시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라고 했다. 그는 시 이론에서 다른 시인들과 충돌이 잦앗고 죽기 전에 자신이 쓴 책을 다 불태웠다.  


녹아서

서로 화해했구나

얼음과 물

-데이시쓰




그 많은 시와 시인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시인은 나 역시도 '바쇼'였다.

바쇼는 '통곡의 시인'이라 불릴만큼 하이쿠에는 울음과 눈물이 많다고 했고, 시인은 구원자가 아니라 함께 울고 슬퍼할 뿐이라고 했다.


무덤도 움직여라

-바쇼


시적 재능을 갖추었으나 젊은 나이에 병사한 고스가 잇쇼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바쇼의 하이쿠 시.



이 책의 장점류시화 시인의 해설이 같이 쓰여져 있어 시인의 시선으로 시를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이나역사가 변하면서 하이쿠 시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친절히 설명되어 있고(에도시대와 에도시대 후의 차이?) 시적으로 쓰이는 표현들이 왜 그렇게 표현되었는가 [예를 들어 일본 시에서 꽃이라고 하면 에도시대에 벚꽃 구경이 많이 생겨나 '벚꽃'으로 해석되고 그 이전에는  꽃이라고 함은 '매화'로 여겼다는 것이다.]도 알 수 있다. 기본적인 시의 이해도가 높아졌다. 물론 하이쿠에 극한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지만...


책 한권을 다 읽었을 떄쯤 일본이 좀더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시가 똑같겠지만 한번이 아닌 두번 세번 좋았던 구절은 포스트 잇에 써서 붙여 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하이쿠는 금새 마음에 와닿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더불어 일본 문학에 푹 빠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무로 돌아가네

서리와 눈

개의치 않는 곳으로


-다다토모[사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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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
조앤 그린버그 지음, 윤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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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다구요!

선생님에게도, 이 세상에도!

앤터라베가 오래전에 내게 말해주었어요.

난 이르 세계에 속해 있어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데버러.

데버러에게는 남들이 말하는 세상과 데버러만이 알고 있는 이르세계가 공존한다.

남들이 말하는 세상에 있다면 아마도 정신병이라 생각하지 않겠지만

데버러는 이르세계만이 자신이 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유대인의 피를 이어받았다거나, 몸에 생긴 종양이 원인일수도 있고,

아니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데버러를 보면서 정신병이라는 것이 다른 병처럼 태어날 때부터 갖는 병은 아니라는 사실을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달았다. 자신의 문제라기 보다는 세상의 무언가, 데버러의 경우는 '거짓말'이 시초였던 것 같다.

 

데버러는 몇번의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부모님은 그녀를 정신병원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데버러의 모든것을 듣고 이해하주고, 고치려하는 프라이드의사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정신분열증 환자 데버러가 정신과의사 프라이드를 만나 해결하는 하나의 '스토리' 중심의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책을 읽어 갈수록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자전적 소설이 원래 이런 유형인건지, 아니면 조앤 그리버그 작가만의 소설인건지 잘 알길은 없지만, 단순히 스토리를 보며 감정과 재미를 느꼈던 여타 소설로 읽으려고 한다면 버겁진 않을까 생각한다.

(나처럼...ㅜㅜ) 


조금전에 막 마지막 장을 덮었지만 머릿속에 도무지 정리도, 이해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이 책을 리뷰로 써야한다니 도무지 어렵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데버러가 또 다시 이르세상에 가지 않고 살아가길 바란다는 것이다.



"네 어린 시절을 기억해-히틀러와 폭탄을 기억해."

"그래도 괜찮아."

"벽처럼 텅 빈 얼굴들과 정신 건강진단서를 잊지마. 그리고 손을 잡고 가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도."

"그래도 괜찮아. 아무리 그래도 괜찮아."

"우리는 네가 부를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어..."

"부르지 않을 거야. 나는 세상과 어울릴 거야. 온힘으로-"

"안녕 제1새야."

"그럼 안녕, 앤터라베, 안녕, 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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