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착같은 장미들
이우연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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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은 장미들’은 참 쉽지 않은 책이다.

솔직히 눈에 잘 안들어온다. 왜 그럴까. 그렇게 어려운 글인 걸까.

굳이 따지자면 딱히 문장 자체가 낯선 단어를 사용하거나 이해하기 어렵게 쓰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야기의 흐름이 꼬여있어 복잡하다고 할만한 그런 것인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런 느낌이 드는 건, 마치 여백이라는 사치따윈 부리지 않겠다는 듯, 아까운 종이를 낭비하지 않겠다는 듯, 지면의 대부분을 꽉 채우며 쉼없이 이어지며 빽빽하게 쓰여진 문장 때문일까.

어쩌면 불명확한 것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배경은 대체 언제, 어디인지도 그렇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인가 하면, 다분히 페미니즘적인 내용이 나오기도 하고, 철학적인 사유를 하는가 하면, 정신이 혼란한 느낌을 주기도 하며, 실제 벌어지는 현상인지 아니면 단지 착각에 의한 것인지 또는 단지 독자를 고려한 비유적인 표현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마치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유를 걸러내지않고 그대로 적어낸 듯 머리를 꽉 채운다.

그래서 오히려 정작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당연히 재미를 느끼기도 어렵다.

어쩌면 다분히 실험적으로 쓰여진 것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문장만이 아니라, 장편소설이라고 했는데도 마치 개별적인 것 같은 이야기들이 별 다른 연결점 없이 나열된 것 같은 구성도 그렇다.

뭔가 쉽지않은, 그래서 해독이 필요한, 글 덩어리를 본 느낌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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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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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길모퉁이 카페(Des yeux de soie)’는 이별을 주제로 한 열아홉 개의 단편을 담은 소설집이다.

다양한 배경,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그린 이야기는 다양한 이별과 생각, 감정을 보여준다.

저자의 건조하다고도 할 수 있는 담백한 문장은 단편에서도 여전한데, 짧은 이야기와 어우러지면서 군더더기 없고 함축적인 느낌도 든다. 이별을 이야기하면서도 감정이 철저하게 절제된 듯한 묘사로 그려낸 것은 독자로 하여금 감정적인 공백을 더 풍부하게 채워넣게 함으로써 역으로 작중 인물들이 느끼는 충격이나 서글품을 더 크게 느끼게 하기도 한다.

작품은 당대(7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그 때 특유의 사교계 모습을 그린다던가 하고 있기도 하다만, 그러면서도 묘하게 현대적인 관계를 연상케하는 면도 있다. 그것이 수록작들이 그저 옛 시절 이야기가 아니라 충분히 공감하고 이입해서 볼 수 있는 이야기로 느끼게 한다.

예를 들면, ‘지골로’가 그렇다. 성에 대한 욕구는 시대는 물론이거니와 (대중적인 인식과는 달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있어왔다. 그렇기에 작품 속 지골로는 여전히 현대에도 존재하는 특정 직업이나 관계를 자연스레 연상케 한다. 그러한 관계임에도 애정이 싹틀 수 있다던가, 그렇다고 하더래도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던가, 그걸 애써 담담하게 넘기려고 한다던가 하는 게 아릿하게 다가온다.

책에는 짧게 적어낸 이야기 열아홉개가 실려있는데, 이것들이 모두 일률적이지 않고 조금씩 다른 방식, 다른 느낌이라 소설집의 장점인 여러가지 맛보기도 보여준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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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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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어떤 미소(Un certain sourire)’는 젊은이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당시 젊은이들의 가치관 변화 등 새로운 시대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고 하는 이 소설은 그래서 당대도 아니고 심지어 그러한 과거를 기억하는 프랑스인도 아닌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꽤나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생각보다 공감점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기존의 도덕적 관념이라던가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것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연애를 하고 그로인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점 등은 전통적인 사랑의 행태와는 다른 방식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일견 유사한 변화를 거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소설은 그런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에 빠진 한 여성을 주인공으로하여 그녀의 생각과 감정을 꽤나 잘 담고있다. 자기도 모르게 점점 빠져들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지만 그와는 달리 그저 가볍게 일종의 유희로만 여기는 상대에게서 느끼는 갈증이라든지, 일종의 낙담같은 것에 빠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것을 잘 그렸다. 그것을 크게 과장하거나 하는 것 없이 담담하게 적어낸 것이 진지한 울림을 주기도 한다.

다만, 딱히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 않은 ‘뤽’에게 어째서 매력적인 ‘도미니크’가 그렇게까지 빠지게 되는지는 잘 공감이 가지 않는다. 애인 등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던데다, 뤽이 다소 재수없는 전형적인 바람둥이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더 그렇다. 시발점이 그렇다보니 도미니크의 이후 감성에도 잘 이입이 안된다.

이들의 로맨스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만, 그래도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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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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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마음의 파수꾼(Le Garde du cœur)’은 순수함의 이면을 기묘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한 커플이 기묘한 자동차 사고를 일으키게 되고 그를 계기로 한 청년과 만나게 되면서 시작한다.

희한한 건 그것이 이들의 실수였든 아니면 그 청년의 문제였든 요양이 필요해 보일 정도의 사건이었다면 병원은 물론 경찰의 신세도 지게 되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당연히 청년의 신원도 밝혀지게 되었으련만 소설에서는 그런 (당연해보이는) 전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당시의 프랑스는 그랬던 건가;

그래서 다소 의문스러운 상태로, 그 청년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베일에 가려진채로, 다친 청년에 대한 측은지심으로 그를 머무르게 하면서 이야기는 점차 발전하게 된다.

이 커플에게 청년은 일종의 장애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여자가 그를 자신의 저택에 머물게 하면서 둘 사이의 애정에 미심쩍음은 물론 실제겅니 거리도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는 이들에게 행운의 요정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둘 사이의 관계도 그렇고, 그들 주변의 인간관계 역시 그렇다.

저자는 이에 대해 숨길 생각이 없기 때문에 딱히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은근히 스릴러적인 점이 살아있기 때문에 과연 진실은 어떻게 드럴날 것인지 또 그게 이들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지 후반까지 흥미롭게 보게 한다.

애초부터 스릴러 소설은 아니라서 그런지, 막상 후반부에서 그런 은근한 긴장감을 너무 쉽게 해소해서 아쉽기도 하다만, 그 후에 보여주는 서로간의 감정 등을 꽤나 잘 그려서 나쁘진 않다.

어떻게 보면 순수한 애정이라는 게 얼마나 극단적으로, 뜻밖의 방향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사이코패스의 사랑은 세속적인 사람들보다 순수하기 때문에 아름답고도 소름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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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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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마음의 푸른 상흔(Des bleus à l’âme)’는 한 남매의 이야기와 한 작가의 에세이를 담은 소설이다.

소설은 꽤나 독특한 형식을 하고 있다. 남매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편,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듯한 이야기가 더불어 나오는데다, 이 작가가 남매의 이야기를 집핑중인 작가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극과 극 밖을 마구 넘나들기 때문이다.

작가의 집필활동과 그 과정에서의 고뇌 등을 얘기하고, 그 결과로써 만들어진 소설을 연재본처럼 보는 것처럼 조금씩 이어 보는것은 꽤나 독특한 느낌을 준다.

남매의 이야기가 전형적인 소설처럼 느껴진다면, 작가의 이야기는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에세이 같다. 그래서, 비록 남매와 작가의 생존기를 그렸다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 둘은 꽤나 안어울려 보이기도 하다. 직접적으로 남매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연관성을 언급하는 부분을 제외한다면 딱히 둘 사이에 별 연관성이 없어보여서다.

그래서 처음엔 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작가와 함께 소설 집필 여정을 함께 하는 듯한 느낌은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즐거움이 될 만도 하다.

두 이야기에 조금은 거리를 둔 채 무난하게 흘러가는 듯 하던 소설은 후반부에 등장인물의 비중이나 두 이야기의 관계 등이 달라지면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데, 이게 은근히 강타를 때린다. 아. 그래서 이런 제목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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