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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살기로 했습니다
스테판 가르니에 지음, 김선희 그림, 이소영 옮김 / 이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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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테판 가르니에(Stéphane Garnier)’의 ‘고양이처럼 살기로 했습니다(Agir et penser comme un chat)’는 고양이의 삶에서 얻은 인생에 관한 깨달음을 얘기하는 에세이다.

에세이라지만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도 강하다. 어떤 식으로 살라는 얘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에세이가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것이다 보니 의례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혜안을 고양이로부터 얻었다는 것이 특이하다.

고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해온 동물이다. 그건 그만큼 오랫동안 인간의 사랑을 받아왔고, 또 충분히 그럴만한 매력이 있다는 얘기다. 다양한 우화 등에 등장하는 것도 그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간의 이야기를 고양이를 빌어 얘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이 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었다. 고양이의 삶을 고스란히 인간에게 적용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고양이의 삶 자체를 크게 언급했다. 조금 과장하면 그야말로 고양이에게서 인생을 배우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너무 억지로 갖다 붙인 느낌도 아니다. 분명히 배울만한 점을 잘 집어냈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고양이가 정말로 그러한가는 알 수 없다. 따지고 보면 고양이를 본 인간이 그러한 생각을 떠올린 것이지 고양이가 직접 그러하다고 얘기해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삶과 생각이라기보단 고양이를 보고 느낀 인간의 생각이라는 말이다. 멘토보다는 뮤즈에 가까운 존재인 거다.

그래서일까. 보면 멋지고 끌리기는 하지만 정말로 그런 삶을 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냥 얼마나 좋은지 느끼고 ‘참고해야지’하는 마음이 든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에세이’인 것도 꽤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책에는 고양이로부터 얻은 교훈 말고 고양이의 행동을 그린 장면도 꽤 많은데, 보면 저자가 얼마나 고양이를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 그로부터 배울 점을 끌어낼 때도 언제나 ‘이런 고양이가 얼마나 대단한가!’하고 말하는 것 같아, 인생에 관한 가르침을 담았다기보다는 그냥 단순한 고양이 예찬서 같은 느낌도 든다. ‘이래도 고양이 입양 안 할 거야?’ 하는 것 같달까. 그래서 좀 재미도 있었다.

책 뒤에 붙인 고양이 지수 평가도 나름 재미있었다. ‘고양이의 삶’에 견주어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다는데, 아마 현대인이라면 대부분이 ‘당장 고양이를 입양할 것’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나도 매력적이라 생각은 하지만 상황상 계속 입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 나도 언젠가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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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그림과 함께 보는 그리스 신화 : 청소년 필독서: 서구문명에 대한 이해의 출발!
야마다 무네무쯔 지음, 나카우마 히로후미 그림, 박옥선 옮김 / 북네스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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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무네무쯔(山田 宗睦)’의 ‘그림과 함께 보는 그리스 신화(ギリシア神話)’는 주요 내용만 간략하게 담은 다제이스트판 그리스 신화 포켓북이다.

그래서 내용만 보면 약 160여 쪽도 안 되며, 각 쪽의 내용도 짧다. 작정하고 읽으면 한나절 정도면 다 읽을만할 정도다. 판형도 작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때때로 꺼내 보기 좋다. 그래서 이전에는 ‘주머니 속 그리스 신화’라는 이름으로 나오기도 했었다. ‘그림과 함께 보는 그리스 신화’는 그 재판인 셈이다.

그렇게 짧은 분량으로 그리스 신화를 압축하다 보니 빠진 이야기나 생략한 세부 내용도 많고, 묘사도 ‘어떤 일이 일어났다’하는 정도로 단순한 게 많다. 또 여러 판본에서 조금씩 떼어온 듯, 책 내에서도 앞에서 했던 얘기와 뒤에서 하는 얘기가 다른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출생에 관한 이야기가 그렇다. 한마디로, 소설로서의 재미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도 웬만한 주요 사건들은 수록했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를 전체적으로 훑어보기엔 좋다. 그러면서 나라면 이런 인과를 넣어서 이렇게 메우겠다 하고 상상해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책 뒤쪽에는 ‘해설편’도 실었는데, 각 인물을 신화와 역사 관점에서 설명하는 게 꽤 볼만하다. 예를 들어, 여신에서 남신, 여가장에서 가부장으로 변화하는 것이나, 제우스의 바람둥이 같은 기질은 왜 생겨난 것인가 하는 것 등을 현실 역사적인 면에서 바로보는 게 꽤 재미있었다.

아쉽게도 그림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그림 자체도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았고, 솔직히 없어도 상관없었을 것 같다. 만화처럼 그림이 중요한 게 아니니 그렇게까지 흠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만, ‘그림과 함께 보는’이라고 한 것 치고는 좀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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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에이스는 유니폼이 없다 몽키스 구단 에이스팀 사건집
최혁곤.이용균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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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에이스는 유니폼이 없다’는 전직 야구 기자가 한 야구단의 단장 직속 에이스팀, 일명 ‘고충처리반’을 맡으면서 야구단의 각종 사건들을 처리해 나가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추리소설 작가 최혁곤이 야구 전문 기자 이용균과 합심해서 썼다는 것에서 관심을 끈다. 이제까지의 야구 미스터리라 하면, 대부분 야구 선수나 야구장 등 야구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가 대부분이었기 떄문이다. 그에비해 이 소설은 조금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야구 이야기를 많이한다. 그러니 만약 독자가 평소 야구에 관심이 있고, 그래서 각종 지식을 갖고있던 사람이 아니라면, 책의 한 1/3 정도는 ‘뭔소린지’하며 넘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이 정도면 작가가 얼마나 야구를 사랑하고 관심이 많은지 따로 말 안해도 알 것같다.

다만, 그래서 좀 대중적이지는 않은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영화 ‘머니볼(Moneyball, 2011)’같은 야구 이야기도 꽤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 때도 이 책처럼 너무 깊고 어려운 얘기가 많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안들었었으니 말이다. 분량과 정도를 조금만 줄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한 3~40% 정도로 말이다.

이렇게 야구 얘기를 많이 했으니, 그렇다면 미스터리는 소홀하냐. 그게 또 그렇지는 않다. 사소한 힌트들을 놓치지 않고 기억했다가 어긋나는 것을 간파해 진실을 규명해 나가는 점은 확실히 제대로 된 추리 미스터리라 할만하다. 이게 이 소설의 장점이다. 둘이 반반 정도로 서로 분량을 차지하면서도, 꽤 잘 섞여있다는거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도 '야구와 미스터리의 진정한 만남'라고 했다.)

재미면에서도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 야구 이야기에 골머리가 아프기는 했지만, 다소 지나치게 개성적으로 그려진 캐릭터들도 나름 매력적이고, 이야기도 흥미롭고,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물론, 이야기 전개가 전부 맘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다가 ‘역시 그건가’ 하고나서 썰을 푸는 게 그렇다. 그 전에 은근히 떡밥을 풀어놓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나중에 나오는 것들까지 예상할 수 있는것은 아니어서 ‘뭐야, 그런 뒷 배경이 있었어?’라는 느낌을 꽤 받았다. 이런 ‘등장인물들 끼리만 아는 정보’가 있는게 나는 마뜩잖았다. 앞에서 떡밥을 풀을 때 적당히 얘기를 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순서를 조금만 더 고민해보지 싶더라.

덧붙여,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만화나 드라마 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보다 그림이나 영상으로 보는게 더 좋을것 같은 장면이 있어서다. 기껏 캐릭터도 만들어 표지를 그렸는데, 삽화라도 좀 넣어주지 싶은 아쉬움도 남았다.

아, 그래서 별로냐고? 그건 아니지. 다만,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된다. 또 야구 얘기를 써도 좋고, 다른 스포츠 미스터리 소설을 써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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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 예술작품을 해부하다
문국진 지음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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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 예술작품을 해부하다’는 법의학의 시선으로 예술 작품을 살펴보고 분석해본 책이다.

예술 작품을 작품 그 자체가 아닌 그 외의 것들로 바라보는건 사실 그렇게 낯선 것만은 아니다. 이제까지도 그런식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게 작가의 생애와 시대, 그리고 작품을 그린 배경과 함께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작품에 녹아있는 다양한 것들을 알 수 있어 좀 더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작가는 거기에 자신의 전공을 살려 법의학적 지식을 더한 것이다. 그래서 이 ‘법의학적 분석’이라는게 생각보다 낯설거나 하지는 않다. 물론 한편으론 여전히 신기하기도 하다. 그건 예술을 법의학적으로 접근해 단편적인 개별 예술 작품들로부터 그런 결론을 끌어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것들은, 일부 급작스럽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 납득할만했다.

작가가 법의학을 다룬다고 해서 너무 의학쪽으로만 보려하지 않은점도 좋았다. 그랬다면 자칫 딱딱해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역사’라는 ‘이야기’와 함께 했기 때문에 재미도 있었다. 거기에 법의학적인 면모가 붙어 전체적으로는 예술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주는 느낌이었다. ‘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싶달까.

그렇다보니 혹시 작가처럼 다른 전문 분야에서도 특기를 살려 예술작품을 분석할 수 있진 않을까도 싶고, 가능하다면 그런것도 보고 싶어졌다. 혹시 그런게 있나 찾아봐야겠다.

아쉬운것은 책에 수록된 일부 사진의 질이 형편없다는거다. 예술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책인데 아무리 그래도 인터넷에서 퍼다 붙인것 같은 도트가 다 드러난 그림을 사용한건 좀 너무하지 않나. 설사 작품이 소실되었더라도 여러 사진 자료라도 남아있을텐데 좀 무신경했던 것 같다.

책은 전체적으로 재미도 있고 좋았지만, 몇몇 튀는 저질의 그림들이 옥의 티와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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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 에프 클래식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송아리 옮김 / F(에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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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의 ‘네 안에 살해된 어린 모차르트가 있다(Terre des hommes)’는 작가가 비행 조종사로서 겪은 경험과 생각들을 엵은 산문집이다.

경험을 담은 산문이라면 현대로 치자면 일종의 ‘일상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로 가볍지만 그 와중에 어떤 인생의 깨달음도 담은 그런 글을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생텍쥐페리의 이 산문집은 무슨 철학서나 그런 의미를 담은 소설마냥 무겁고 진중하다. 그건 아마도 비행사인 그가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처지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그의 동료 중 여럿은 비행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거나, 폐인이 되어서 간신히 살아 돌아오기도 했다. 당시의 비행이란건, 항로도 채 다 개발되지 않은 등,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 역시 여러번 불시착을 하는데, 그가 비행하던 항로 때문인지 유독 사막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그는 사막에서 자연을 보고, 별을 보고, 불빛을 보고, 사람을 봤다.

거기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적은것인데, 이게 생각보다 어려워 잘 들어오지가 않는다. 하긴, 동화같기도 한 어린 왕자마저 그런면이 없잖아 있었으니, 그냥 쓴 글이면 오죽 하겠나 싶기도 하다.

신기한건 어떤 내용의 글을 읽어도 묘하고 쓸쓸하고 서글픈 느낌이 든다는거다. 어쩌면 곳곳에서 죽음과 연결된 것을 찾을 수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어린 왕자의 기원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그의 비행사로서의 경험과 그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린 왕자에서의 그것과 많이 닮아서 인 듯하다. 또 여우나 장미 얘기도 나오는데, 그것들도 어린 왕자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어린 왕자가 얼마나 그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인가를 새삼 알 수 있다.

소설처럼 죽 이어지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것은 아니지만, 어린 왕자를 좋아했다면, 그의 생각을 더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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