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타임캡슐
기타가와 야스시 지음, 박현강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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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기타가와 야스시(喜多川 泰)’의 ‘주식회사 타임캡슐(株式会社タイムカプセル社 十年前からやってきた使者)’은 타임캡슐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타입캡슐(Time Capsule)이란 미래 어느 시점에 열어볼 것을 약속하고 땅에 묻는 것을 의미한다. 땅에 묻는 것이기 때문에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는 용기(capsule)어야 하고, 일종의 시간 약속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는 함부로 열리지 않도록 봉인되어야 하는 등 몇가지 요구사항이 있기는 하다만, 개인적으로 타임캡슐을 묻을 때는 대충 아무 상자에나 비닐등에 감싸서 묻기도 한다. 그래서 특정한 양식같은 것 없이, 그냥 폭넓게 시간을 건너 전한다는 개념만 있어도 타임캡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소설 역시 그렇다.

사실 굳이 따진다면 소설의 아이디어는 타임캡슐보다 소위 ‘미래의 나에게(Letter to My Future Self)’라는 것에 더 가깝다. 둘 모두 같은 개념을 가진 것이긴 하지만 물건이 아닌 편지로만 제한한다는 점, 기록이나 보존의 의미가 아니라 말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 딱히 해당 시점 전에는 열리지 않도록 봉인하지 않는다는 점 등에서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굳이 타임캡슐이라고 쓴 것은 아마 단어로 만들어진 유명한 용어라 이름으로 쓰기 좋고 작가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미래의 나에게’는 보통 (일기같은 것처럼) 스스로 보관했다가 나중에 열어보는 것인데, 그걸 맡아주는 서비스가 있다는 건 꽤 괜찮은 아이디어다. 주인공이 그 업체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으로 여러 고객들의 사연을 옴니버스 식으로 들려주는 구성이나, 그런 주인공의 개인사를 다루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계속해서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마치 자기계발서를 보는 것 같아 좀 과하게 느껴지는 면도 없진 않으나, 하려는 이야기를 강화해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적절하게 사용했다.

너무 긍정적으로만 다룬 것이나 마치 진리를 깨닫는 것처럼 그려진 것은 소설을 좀 판타지처럼 느끼게도 하나, 저자의 메시지 자체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만도 하다.

어린 시절의 나에게 편지를 쓰라고 했다면 뭐라고 했을까. 지금 나라면 뭐라고 할까.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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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괴물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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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괴물'은 우연의 저편을 그린 소설이다.

초반 진입장벽이 좀 있다. 던질까 말까를 고민하게 하는 진입장벽이다. 핍진성이 떨어지는 면을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조금 재미있는 게 있다면, 그걸 저자도 일부러 유도한다는 거다. 뒷부분을 위한 장치로써 써먹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거기까지 가기까지 계속해서 그런 의문과 불만스러움을 주기 때문에 과연 좋은 전략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다른 식으로 포장, 그러니까 전개나 연출을 했다면 어땠을까 싶은 점이다.

물론, 그게 그저 효용성없이 소비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또 그 이유는 뭔지, 여러 등장인물들간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계속 궁금케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나름 성공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다만, 미스터리 요소를 이용해서 그런 궁금증을 유발하는 정도일 뿐 본격적인 추리소설처럼 진실의 조각들을 흩어놓고 독자도 충분히 유추해볼 수 있을 정도로 문제같은 걸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독자는 계속해서 제3의벽 너머에서 저자의 풀이를 기다려야만하는 관객으로 남는다. 어떤 해법을 내놓든 저자의 맘대로일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래서 소설의 미스터리 요소가 그렇게까지 크게 흥미롭거나 절로 납득이 될만큼 그럴듯하게 여겨지지는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이야기로써 즐길만하기도 하고, 나름 생각할만한 거리도 있어서 썩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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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다
린팅이 지음, 허유영 옮김 / 반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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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팅이(林庭毅)’의 ‘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다(我在犯罪組織當編劇)’는 독특한 범죄조직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범죄조직…이라는 게 좀 갸우뚱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딱히 그런 일면을 선명히 드러내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워낙에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일들을 실현하기 때문에 혹시 모르는 곳에서는 뒤가 구린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때때로 스쳐가게 만들기는 하지만 애초에 이 조직의 시발이랄까 기본, 근원같은 것부터가 그런 것과는 쫌 거리가 있다는 게 처음부터 명확한지라 그냥 어설픈 물타기처럼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까 소설 속 범죄조직이라는 ‘다크펀’은 베일에 가려진 뒷조직이긴 하지만 범죄조직? 이건 좀 아니라는 거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들이 개입하는 문제, 그로인해 발생하는 일들,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 등을 봐도 그렇다.

소설이 집중하고 있는 것 역시 그렇다. 소설은 전혀 느와르적인 부분, 범죄 미스터리같은 점을 다루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 기묘한 범죄조직에 가담하게 된 주인공과 그곳을 찾는 의뢰인 즉 사연자들의 이야기와 고민같은 것에 집중한다.

간절한 바램이 있는 사람들은 이 알 수 없는 조직에 전재산을 바쳐서라도 바꾸고 싶어하지만 막상 그게 진짜 바라던 것이었는지에 의문을 갖고있기도 하다. 그 일부는 의뢰를 하면서 드러나기도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진 후에야 서서히 수면위로 올라오기도 한다.

그것들을 통해 소설은 자연스럽게 인간과 욕망, 인생과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한번 곱씹어 생각해보게 한다.

첫 인상과는 상당히 결이 다른 소설이다. 미스터리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된다. 힐링 인간 드라마라고 봐야 소설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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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상 식탁
설재인 지음 / 북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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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상 식탁'은 한 독특한 식당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소설이다.

꽤나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이 소설이 조금 실험적이고, 나름 뚜렷한 메시지를 두고 만들어진 것이어서다. 그런만큼 소설적인 재미는 좀 덜하다.

어떻게보면 처음부터 대놓고 그런 점이 엿보이기는 했다. 마치 주인공인 것처럼 이야기를 여는 인물 '빈승'부터가 좀 그렇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하나씩 드러나는, 거기에 들어온 4쌍의 인물들 역시 좀 그렇다. 이들은 모두 모종의 사연과 그만큼의 어둠을 갖고있다.

소설은 그들의 사연을 하나씩 꺼내놓다가, 하나의 트리거를 당김으로써 걷잡을 수 없이 흐트러지게되는 인간 군상을 꽤나 적나라하게 그렸다.

빈승이 만든 이 자리는, 애초부터 '실험'이라고 했다. 이건 소설 자체에도 해당하는 말로, 마치 저자가 여러 인물들을 만들어 레스토랑안에 풀어놓고 어떻게 되는지 관찰하는 시뮬레이션을 보는 것처럼 그려졌다.

이들에게 주어진 다소 극단적인 상황은 그들이 그 이전까지는 그래도 갖고있으려고 했던 겉모습이나 대외적인 평판을 치우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건이 난잡하게 흘러가게 만든다.

이를 통해 인간들의 추악의 단면이나 각자의 생각과 행동이 타인에겐 어떻게 악이될 수 있는지 등을 보여준다.

그 결과는 조금 쌩뚱맞긴 하다. 그렇다고 황당하다 할 정도까지는 아닌데, 이미 그 전에 그 인간들의 진면목을 일부 보았기 때문에 무슨짓을 하든 이상할 게 없다는 생긱이 들어서다.

그렇다고 이야기적으로 충분히 납득이 갈만한 잘 짜여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기엔 우연이나 기행적인 것에 기댄게 좀 커 보여서다.

그래도 나름대로 꽤 흥미로운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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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쏙 생활사 - 한 컷마다 역사가 바뀐다 한 컷 쏙 시리즈
윤상석 지음, 박정섭 그림, 정연식 감수 / 풀빛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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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한 컷 쏙 생활사: 한 컷마다 역사가 바뀐다’는 한국의 생활사를 짧게 축약해 담은 책이다.

역사는 보통 굵직한 것을 말하고, 그건 대게 전쟁사나 궁중사라고 바꿔 말할 수 있는 것들이다. 권력자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말이다. 애초에 기록으로 남긴 것이 주로 그런 것들이라서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인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는 잘 알 수 없는 일이 많다. 궁중 기록에서 짧게 다룬 것이나 민화 등 예술에 묘사된 것을 통해 엿보는 수밖에 없어서다.

이 책은 그런 것들을 모아 한권에 축약해 담은 것이다.

멀게는 무려 구석기 시대에서부터 가깝게는 조선 말 개화기에 이르기까지 선조들의 생활상과 관련된 것들을 짧게 요약했다.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적당한 그림을 한 컷으로 그려넣어 주요 내용 일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는데, 이것은 신문의 풍자 만화처럼 살짝 코미디가 가미되어있어 이 책을 약간은 즐길거리로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그럼으로써 본문 내용을 어디까지나 보조해주는 역할을 잘 수행한다.

본문은 가능한 정확한 내용만을 전달하려고 한 것 같다. 그러면서도 너무 딱딱해지지는 않도록 구어체를 사용했는데, 이게 한컷 만화와 함께 책을 계속해서 가볍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끝까지 부담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내용 자체에 딱히 새로운 것은 없다. 역사나 역사물을 좋아하면서 이미 거의 대부분을 다른데에서 봤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잘못 알려진 것을 바로잡거나 하는 것도 없어서 새로운 것을 알고싶은 사람에게는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다.

반대로 생활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꽤나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책은 또한 고대에서 근대까지를 시대순으로 나열했기 때문에 어떤 흐름같은 걸 느낄 수 있다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다. 옷이나 음식의 변화라든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유교적인 사고방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자리잡았는지 등이 현대에 대한 새삼스런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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