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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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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의 ‘안나 카레니나(Анна Каренина)’는 러시아 사교계를 그린 일종의 로맨스 소설이다.

소설은 몰라도, 이 소설의 시작을 여는 문구만큼은 누구든 들어봤을 것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서로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달리 불행하다.

각기 다른 가정의 불행을 그리고 있는 이 1878년 출간작은 당시의 러시아 사교계의 모습과 거기에 속한 네 남녀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러시아 사교계의 모습은 꽤나 어그러져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건 단순히 이야기의 주요 소재가 불륜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불륜에 대해서 사교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나 불륜에 연루된 당사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는지가 더 문제다. 그래서 자연히 이 소설은 톨스토이가 꽤나 노골적으로 당대의 사교계를 까는 것으로도 읽힌다.

전체적인 줄거리 자체는 크게 특별한 것이 없다. 딱히 신선한 구도가 나온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가 쌓이며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주요 남녀 네명이 불륜으로 인해 어그러져가는 이야기는, 정리하자면 좀 간단한 편이다.

하지만, 그것을 인물 각각의 이어지는 일상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캐릭터를 풍부하게 그려내었기에 딱히 단순한 이야기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는 저자가 그저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뿐 아니라 당대의 여러 사회상들도 꽤나 상세하게 담아서 더 그렇다. 각자의 일상을 통해 보여지는 이러한 것들은 이 소설을 이같이 방대한 장편으로 만든 원인이기도 하며, 이 소설이 단순한 불륜 로맨스가 아닌 일종의 사회소설이나 시대소설로 보이게 하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은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라 어찌보면 좀 장황해 보일 수도 있는데, 문장력이 좋아서 그런지 딱히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이야기의 속도가 다소 느린 감은 있다.

저자의 비판적인 시각이 보인다고 했던 만큼 이 불륜이 결국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지는 다소 눈에 보이는 편이다. 그러나, 거기까지 향해가는 과정과 거기에서 보여줄 인물들의 행각과 묘사는 흥미로워 계속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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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
공도성 지음 / 이야기연구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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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에게 여자는 남자에게’는 악에 대한 고찰을 담은 소설이다.

다분히 특정한 목적을 두고 쓴 소설이다. 그래서 중간 중간 다소 교과서나 철학서같은 얘기들도 자주 나오며, 이야기 역시 그것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뒤따라 오는 느낌이다.

게다가 꽤나 종교적이기도 하다. 단지 인간 수준에서만 악과 선, 의 같은 것을 따져보는 것이 아니라 심심치않게 인간을 넘어선 신적 존재와 그 의지(또는 의도)에 대해 얘기를 꺼내기 때문이다.

그것을 저자는 꽤나 분명하고 직접적인 문장으로 적기도 했다. 덕분에 메시지는 물론 그 성향까지도 꽤나 뚜렷한 편이다. 덕분에 설사 전체적인 의견엔 동조하더라도 세세한 것에서는 공감하지 못하는 면이 있어 걸리는 느낌을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더욱 이 소설이, 기본적으로는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쓰이는, 여타의 소설들과는 괘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서 좀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그렇다고 소설로서의 재미를 포기했다는 것은 아니다. 꽤나 미스터리 스릴러적인 면모도 나름 잘 살려서, 진실이 무엇일지 궁금하게 하기도 하며 이후 전개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나름 흥미롭다. 비록 앞서 말한 것들이 이것들을 좀 억누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픽션에서나 있겠지’라며 치부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도 있을법한 상황도 잘 만들어냈다. ‘그게 가능하겠어?’라거나 ‘그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면모들도 한편으론 얼마나 악이 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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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커플 브이로그 폭스코너 청소년소설 2
범유진 지음 / 폭스코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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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커플 브이로그’는 브이로그를 재미있게 그려낸 로맨스 소설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대 동영상 시대다. 동영상 플랫폼이 큰 인기를 끌며 어느 정도는 기존의 TV가 독차지하고있던 역할과 위상을 이어받았으며, 그에따라 동영상 플랫폼에서의 인기는 곧 광고 등의 이익과 구독자라는 팬덤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이를 한때의 유행 정도로 치부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공중파에서조차 이런 동영상 플랫폼의 인기스타들을 초빙할 정도가 되었으니 명실상부한 새로운 연예계로 자리매김했다고 봐도 좋을거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동영상 제작자를 꿈꾸며 그를 위해 간단한 컨셉영상이나 브이로그에 도전하기도 한다.

이 소설은 그런 아이들의 최신 경향을 재미있게 이용했다.

이야기 구도 자체는 상당히 고전적이다. 커플 사이의 문제를 제3자를 통해 해결해 보려고 하는, 특히 그 방법으로 연인행세를 택한다는 것도 그렇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유쾌하게 담으면서 그를 통해 당사자들의 변화를 보여주고 그들이 일종의 속박에서 벗어나 진심을 내보이게 된다는 구성과 전개는 그간 여러 작품들을 통해 보아온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기에 따라서는 다소 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거기에 브이로그라는 것을 적절히 섞었기 때문에 똑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이 소설만의 개성이 있는 이야기로 읽을 만하다.

일종의 메시지 같은 것을 이야기가 아니라 직접적인 말로 적었고,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나 괜한 맥거핀은 전개가 어색하다 느끼게 해 아쉽기도 하나, 검증된 로맨스 코미디 틀을 잘 사용해서 끝까지 썩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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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특서 청소년문학 26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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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는 인공지능 문제를 꽤 흥미롭게 그려낸 SF 소설이다.

고도로 발달한 인간형 인공지능은 도저히 보통 인간과 구별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쓸모가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는 한편으로 인간에게 불편함을 느끼게도 한다. 애초에 인공지능의 제작 목적을 어디까지나 도구로서의 활용에만 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자기가 입던 옷, 신발, 키보드, 마우스 등이 자기들을 적절히 쉬게하고 관리하며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권리 주장을 하기 시작한다면 꽤나 황당할 것이다. 그래도 이런 것들은 뭔 소리를 하느냐며 웃어버리고 무시하겠지만, 그것이 인간과 외형까지 닮은 로봇이라면 일종의 공포를 느낄지도 모른다.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로봇이 자신을 하나의 인간으로써 인식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이야기는 원래는 꽤나 비유적인 이야기였을 것이다. 마치 기계처럼 움직이고 쓰이고 갈아치워지는 노동자나 노예, 그리고 그들의 봉기를 그대로 옮긴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상상 속이 아닌 실제로 기능하는 인공지능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로봇의 자기주장은 인간성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불러일으키게 됐다.

이 소설은 그것을 인간처럼 살아가려는 로봇과 로봇처럼 되려는 아이의 만남으로 그려냄으로써 꽤 현명하고 신선하게 되새김했다. 어째서 아이는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리고 로봇처럼 되려고 하는지, 심지어 로봇의 죽음이라 할 수 있는 리셋까지 원하고 있는지를 감춰두고 얼핏 서로 상반된 욕구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로봇과 아이가 만나 서로 이야기하고 영향을 받도록 그린 것이 인공지능 뿐 아니라 인간의 문제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꽤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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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 박물지 - 인문학과 미학을 넘나드는 이어령의 시선 63
이어령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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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 박물지’는 이제는 한국인도 잘 모르는 우리 것에 대한 얘기들을 실은 책이다.

2007년에 나왔던 초판본의 개정판이다. 첫 출간일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무려 15년이나 된 책인 셈이다. 그런데도 책은 상당히 볼만하고 꽤나 의미있다.

아니, 어쩌면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시간동안 정작 우리것이라고 하는 것들을 점차 잊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참 특이한 위치에 있는 나라다. 지정학적인 면에서부터 그렇다. 주변에 강대국은 많지만, 그렇다고 딱히 도망갈 곳은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빠르게 적응하는 것으로 생존을 도모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중에는 사대주의로 변질되기도 했지만, 강대국과도 교섭을 통해 실리를 챙기며 살아남았던 것도 그런 면모가 아닌가 싶다.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며, 현명하고 현실적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변화도 빠르다. 현대에 들어와 한국인들이 얼마나 빠르게 현대화(정확하게는 서구화) 되었는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새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 만큼 옛 것도 빠르게 잃어버린다는 거다. 한국인은 자기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자기들의 것은 물론, 정체성이라 할만한 것에도 별 다른 애착이 없다. 국가정체성 부분에서도 ‘나는 한국인이 아닌 XX인’이라며 출신을 부정하거나, ‘국가가 나에게 해준 게 뭐가 있다고’라는 식의 말을 내뱉는 것도 그런 일환이다.

그래도 내게는 아직 어렸을 때 보고 경험해봤던 옛 것들이 저 깊이에 남아있으며, 그렇기에 여전히 그것들에 일종의 향수와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이제는 보기 힘든 소위 ‘우리 것’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이렇게 책으로나마 접하고 살펴볼 수 있는 것은 꽤 좋았다.

책은 단지 도감처럼 각각의 사진과 설명만을 실은 게 아니라, 작가의 생각 등도 담겨 일종의 에세이로도 읽히는데, 거기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이나 저자의 생각도 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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