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싸인 : 별똥별이 떨어질 때
이선희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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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 싸인 : 별똥별이 떨어질 때’는 좀비를 소재로 한 스릴러 소설이다.



대놓고 좀비물이라고 선전하는 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소설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가오는 위협, 한정된 공간과 자원, 그 속에서의 인간군상 등 좀비물이 의례 보여주는 모습들을 담고 있기에 그렇다.

좀 색다른 점은 좀비의 기원으로, 일종의 마법적인 영향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그려진 과거의 것이나 과학적으로 풀이될 수 있을 듯해 보이는 감염성 질환으로 그려지는 현대의 것과는 살짝 다른 노선을 택했기 때문이다.

장르적으로 과거와 현재의 좀비물에서 보였던 것, 즉 판타지와 SF가 묘하게 섞여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좀 특징적이다. 대체로 현대 좀비물의 특성을 이어받아 SF 호러 분위기를 풍기면서, 또 한편으로는 비과학 또는 유사과학적인 요소를 채택함으로써 일종의 능력자물의 느낌도 들게한다. 이 상반된 요소는 어떻게 보면 서로를 보완해준다고도 할 수 있으나, 또 다르게 보면 안어울리다 느낄 수도 있어 개인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있을 듯하다.

그래도 이야기 전개나 그 속에서 보여주는 캐릭터 묘사 등이 꽤 나쁘지 않기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꽤 볼만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이 소설은 꽤나 핫했던 드라마 ‘스위트 홈’과 ‘킹덤’을 보고 영감을 받아 썼다고 하므로, 이미 두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무엇이 그로부터 영감을 받았는지 알 수 있어 나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한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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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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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의 ‘공허한 십자가(虛ろな十字架)’는 사형제도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개인적으로도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작가다.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을 써내면서도, 늘 일정 수준 이상을 보여주기에 그렇다.

그런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미스터리 요소를 꽤나 잘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소설 대부분을 미스터리로 분류해도 괜찮을 정도로 말이다. 그는 그런 쪽에 특화된 장르라 할 수 있는 범죄 미스터리에서 뿐 아니라 다른 장르에서도 이야기의 일부를 비밀스럽게 숨겨두고 그걸 조금씩 풀어내는 식으로 독자가 흥미를 갖고 재미있게 보게 만든다.

그의 소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사회적인 메시지로, 순수하게 읽을거리로서의 재미나 마치 퍼즐같은 두뇌게임을 하는 것 같은 재미는 덜할 때도 있지만, 대신에 깊게 공감하고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느끼게 하기 때문에 읽은 후 남는 여운이 강한 편이다.

이 소설은 그런 그의 대표적인 성향이 잘 녹아있다. 처음부터 묘한 시작으로 흥미를 끌고, 대체 사건이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를 미스터리로 남겨둠으로써 다음 이야기에 대한 갈망을 이끌어내며, 그렇게 조금씩 전개해나가는 이야기 속에서 진지하고 묵직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잘 던진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는다고 해서 소설로서의 재미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뿐 아니라, 더욱 좋았던 것은 저자가 성급하게 한 편에 서서 일방적인 얘기를 늘어놓지는 않는다는 거다. 사형이 왜 좋을 수 있는지 뿐 아니라, 그것이 어째서 무용한지도 분명하게 담아내 독자 스스로 이에대해 고민해볼 수 있게 하는 게 좋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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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세계
고요한 외 지음 / &(앤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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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세계’는 ‘2’를 주제로 한 단편 소설집이다.

2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은 등수다. 1등 아래, 은메달, 2인자, 결국 끝에는 다다르지 못한 그 어떤 무언가.

그렇다보니 2가 주는 느낌은 썩 긍정적이지가 않다. 만년 2등을 하던 2등을 하던 사람이 마치 2의 화신인 것처럼 여겨지면서, 제 아무리 ‘2등도 잘 한 거야’라고 항변을 해봐도(심지어 그게 꽤나 잘한 결과인 것이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반쯤은 놀리는 요소로써 거론되는 것은 그런 인식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게 2의 의미일까. 그 외에 또 2가 사용되는 건 무엇이 있을까.

소설집 속 단편들은 꽤나 흥미롭게 2를 재조명한다. 두사람, 또 다른 무엇, 하나 더, 다음 등과 같이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것에서부터 저 너머처럼 꽤나 변형된 것까지, 그래도 알고보면 주변에 흔하게 있는 것들이라 너무도 일상적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저 원래 그런 것처럼 넘길 뿐 생각보다 그렇게 애써 연결지어 보지는 않았던 것들을 끄집어내고 그게 어떻게 2와 연관이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어서 뜻밖의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모호한 개념인 2를 주제로 한 건, 사실 소설집에 통일성을 부여하면서도 쉽게 유사한 것이 나오지 않을만큼 광범위한 것들을 모두 포용하기 위한 간단한 술책이었을 거다. 그런데 그게 이렇게 뜻밖의 흥미로움을 끌어낸다는 게 좀 재미있다.

비교적 자유로울만한 주제인만큼 분위기나 내용이 크게 다른 다양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었는데, 그러면서도 은근히 강한 연결점을 느끼게 하는 역할도 잘 했다. 작품은 물론 후기를 통해 여러 작가들이 2라는 주제에서 무엇을 떠올리고 어떻게 소설로 담아냈는지를 보는 것은 꽤나 괜찮다.

생각할 거리를 던지거나 읽는거리로서의 재미를 주는 등 완성도도 나름 나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볼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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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 한 소녀가 부자가 되어 버린 사정에 관하여
서소 지음 / 렛츠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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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은 이야기의 구성과 메시지를 꽤 흥미롭게 담아낸 소설이다.

책 소개를 보았다면 자연스럽게 다소 뻔한 소설을 예상하게 될 것이다. 매점매석이라는 어떻게보면 전통적인 시장경제체제의 문제점을 다루는 것인데다, 장기간 이어지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얘기되고 소비되어온 팬대믹과 그로인한 마스크 사태를 핵심적인 갈등요소로 삼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소재면에서는 좀 단물빠진 느낌을 풍긴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을 어떻게 잡을 것이며, 이야기는 어떠한 흐름으로 풀어낼 것인가가 중요했는데, 그런 점에서는 꽤나 훌륭했다고 할 만하다.

소설은 소개와는 달리 전혀 엉뚱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구속, 마약사범, 폭행사건 등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개별적인 이야기들을 각각의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번갈아가며 풀어내면서 적당히 숨기고 자르고 뒤로 미루는 방식으로 그래서 대체 무슨 이야기냐며 궁금하게 만들어 다음 이야기 또 다음 이야기로 계속해서 읽게 만든다. 뒤로 가며 이것들이 이어지는 것도 재미다.

이런 대중소설적인 측면은 걸리는 것 없이 잘 읽히게 쓰여지는 문장과 만나 소설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등장인물들에게 조금씩이라도 공감할 여지를 만들어 주어 그들의 행위에 나름의 핍진성을 느끼게 한 것도 좋다.

군상극을 통해 여러 문제를 담아낸 것도, 단지 한가지 문제만을 소설 내내 반복해서 비판하느라 오히려 피곤하고 불편하게 느껴지게 하지도 않고, 각각의 문제를 잘 전달해 난잡하지 않으며,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로 여기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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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의 주인 - 진짜 후계자를 찾아라 잠뜰TV 오리지널 추리 스토리북 1
시우시 / 서울문화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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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의 주인: 진짜 후계자를 찾아라’는, ‘5명의 후계자 중 진짜를 찾아라🤵🔎‘라는 제목으로 공개했던 플레이를 소설화한, 잠뜰TV 오리지널 추리 스토리북 첫번째 책이다.

잠뜰TV는 꽤 여러 종류의 이야기 컨텐츠를 가지고 있고, 그것들 중 꽤 여러가지가 책으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시리즈 컨셉이 좀 모호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오리지널 추리 스토리북’은 이름이나 컨셉 면에서 ‘본격 추리 스토리북’인 ‘블라인드 시리즈’와 좀 겹친다. 그나마 살인사건에 휩쓸린 상황에서의 범인찾기를 목표로 하는 건 아니므로 블라인드 시리즈보다 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어 보이긴 하다.

추리 요소가 좀 더 느슨하게 들어갈 수 있다는 것도 특징으로 보인다. 범인찾기가 아닌만큼 딱히 알리바이같은 게 필요없기 때문이다.

1권에서는 후계자를 찾는다는 것이 퍼즐적인 면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게 그렇게까지 치밀하게 짜여져 있는건 아니다. 원래 추리라는 게 주관식 논술에 가까운 거라면, 소설 속 추리는 객관식 찍기에 더 가까운 느낌이랄까. 저건 저래서 아니고, 이건 이걸 뒷받침하니까, 사실은 이럴 수 밖에 없다고 몰아가는 게 약하다보니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영역에 있는 슬쩍 던져봐도 ‘어떻게 알았지?’하며 알아서 자백하는 모양새가 추리물이라고 하기엔 좀 어색하다.

그래도 이야기 자체는 꽤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도 이전 블라인드 시리즈에서 아쉬웠던 점을 개선한 것이 좋다. 즉, 게임적인 요소를 너무 그대로 소설로 옮기는 바람에 이상해져버렸던 지점이 이번 소설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확실히 좀 더 제대로 소설화가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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