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조쉬와 헤이즐이 절대 사귀지 않는 법
크리스티나 로렌 지음, 김진아 옮김 / 파피펍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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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 로렌(Christina Lauren)’ 듀오의 ‘조쉬와 헤이즐이 절대 사귀지 않는 법(Josh and Hazel’s Guide to Not Dating)’은 설정과 구성, 전개와 묘사가 상당히 훌륭한 로맨스 소설이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은 조금 소수자의 이야기를 그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왜냐하면 주인공인 ‘헤이즐 카밀 브래드포드’가 굉-장히 독특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찐괴짜랄까. 그래서 얼핏 유쾌하고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민폐스럽고 부끄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그녀가 굉장한 사랑 고백을 했던 또 다른 주인공 ‘조쉬’와 반대로 써논 제목에서부터 빤하게 예상되는 결말을 향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실로 설정과 구성, 전개와 묘사가 훌륭하다.

각 장을 헤이즐 또는 조쉬 시점의 이야기로 설정하고 각자의 시점에서 1인칭으로 진행하면서도, 하나의 시공간축만을 사용함으로써 어디까지나 단일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임을 분명히 한 것. 그를 통해 두 사람의 캐릭터를 더욱 극명함게 보여주는 것은 물론 서로의 관점과 생각을 이입하며 볼 수 있게 한 것. 이들이 얼마나 서로에게 진심인지를 알게 함으로써 순수한 로맨스를 보여주는 것. 그러면서도 어떻게 그것이 서로 어긋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기분 더럽지 않은 갈등을 끌어내는 것. 헤이즐과 그녀의 엄마인 ‘에일린’ 등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캐릭터를 넣어 차이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 등등. 하나씩 꼽자면 소설 대부분을 꼽아야 할 정도다.

헤이즐의 거침없는 성격에 걸맞게 굉장히 야한 신도 여럿 나오는데, 이것을 단순한 자극거리로 소비하는 게 아니라 둘의 감정이 그만큼 고조되고 가까워졌다는 걸 알 수 있게하는 요소로 적절하게 사용한데다, 다음 단계라는 갈등요소로 이어지는 것도 좋다.

조쉬가 한국계라는 것도 단순한 설정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조쉬의 연애관이라던가 가족과의 관계라던가 하는 것으로도 잘 녹아있다. 얼핏 단순한 성향이나 성의 문제로 비칠 수 있는 것도 한국 문화를 알고 보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더 깊게 와닿는 것도 있어 한국계 작가가 썼나 싶을 때도 있다. 놀랍게도 한국인에게 상당히 공감점이 높은 소설이란 얘기다. 그렇다고 완전 한국식도 아니고 양식과 둘이 잘 섞여있는데, 이게 이 소설을 좀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한다.

감정 표현과 대사도 기가막히다. 뻐근한 느낌, 절절한 심정, 안타까움, 얼마나 사랑하는지 등이 실로 잘 느껴진다.

조쉬 남매가 현실남매같지 않게 너무 우애좋은 점이라던가, 조쉬가 너무 완벽하게 그려진 점 등은 좀 현실미가 떨어져 보이긴 하다. 그러나, 조쉬 남매가 어디까지나 한국계지 한국인은 아니란걸 생각하면 딱히 이상할 것까진 아니며, 조쉬에 대한 묘사가 상당수 헤이즐의 콩깍지 필터를 거친 것임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만하고 그렇게 그려진게 로맨스를 더 살려주는 것도 사실이다.

후반부까지 더블 소개팅이 이어지 때문에 가볍게 버려지는 인물들이 많고, 그들 대부분이 이 둘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소 과장되게 설정되기도 했다만 처음부터 둘의 관계에 집중을 하고있기에 크게 신경쓰이진 않는다. 어쩌면 정말로 잘 될법한 사람은 일부러 소개해주지 않았다는 식으로 생각할 여지도 있고.

처음에 소수자의 이야기같기도 하다고 한 것은 헤이즐을 그만큼 특이한 인물인 것처럼 그렸기 때문으로, 그 때문에 상처받기도 하고 소외되기도 했던 헤이즐의 특이함을 유별난 것이 아닌 특별한 것으로 받아들임으로서 해소하는 것은 꽤나 전형적인 공식이기도 하다.

불완전해 보였던 것이 서로를 온전히 인정하고 받아주는 상대를 만남으로써 완전해지게 된다는 것도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 등으로 얘기되는 동화적인 로맨스 판타지를 떠올리게 한다.

독특한 요소를 확실하게 살리면서도 로맨스의 기본도 잘 지킨 소설이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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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꾼의 아들 1
샘 포이어바흐 지음, 이희승 옮김 / 글루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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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포이어바흐(Sam Feuerbach)’의 ‘매장꾼의 아들(Der Totengrabersohn) 1’은 이후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시리즈 1편이다.

제목인 ‘매장꾼의 아들’은 무슨 비유같은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매장꾼 일을 하고 있는 아버지를 둔, 자기 역시 매장꾼으로서 일을 하고 있는 ‘파린’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의 매장꾼의 아들이자 매장꾼으로서의 삶은 썩 좋다고 하기 어렵다. 늘상 썩어가는 시체와 함께하는 직업이라서 그런 것 뿐 아니라,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말하자면 힘없고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조차 차별받는 밑바닥의 밑바닥 처지인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자신의 처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순응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직 혈기왕성하고 젊은 18세 파린은 아버지의 소위 ‘현명한’ 이야기를 차마 충동적으로 따르지 못하고, 심지어 상황까지 의도치않게 꼬이게 되면서 뜻밖의 모험을 하게 된다.

이야기 시작부는 ‘판타지라 그러지 않았나?’하는 의문이 들게도 한다. 판타지라기엔 마법적인 요소보다 오히려 시대적인 이야기가 더 주요해 보여서다. 이는 1권이 일종의 배경을 보여주는 단계라 할 수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작품 속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나 주요 인물들의 위치와 캐릭터 등을 보여주는 게 많은만큼 전체적인 이야기 진행은 좀 느린 느낌도 든다. 그만큼 배경에 공을 들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특별히 중세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각박한 작품속 세계관(시대상)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그게 인물들의 행동이나 생각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그건 저자의 필력이 꽤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개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기도 하고, 그걸 담아낸 문장도 좋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흥미롭고 흡입력도 있다.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잘 그려냈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그 여정이 이르르는 곳은 어디일지 기대하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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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1
김광호 지음 / 아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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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는 다소 호불호가 있을법한 옛스런 로맨스 소설이다.

무려 70년대부터 현대에 걸친 사랑을 그린 이 책은, 한때 전국의 청춘들을 사로잡으며 크게 유행했다가 지금은 잘 보기 어려운 정통 멜로를 표방한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옛 추억이나 감성을 떠올리게 될 때도 있는데, 그런 점에서는 꽤 성공적으로 쓰였다고 할 수 있겠다.

무려 20년에 걸친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보니 과거 이야기의 분량도 꽤나 많은데, 7, 80년대가 워낙에 사회적으로 강렬했던 시기이기도 했던데다 주인공들이 한창 어리석은 젊음을 뜨겁게 불태우던 때이기도 해서다. 과거를 주요 시대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인지 요즘이라는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고 이제는 다소 클리셰처럼 식상해진 관계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요소들은 그에 대한 기억이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련한 마음이 들게도 하지만, 접점이 없는 사람에게는 낯설고 어색한 것일 수 있다. 소설을 좀 옛스러워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이야기도 다소 그렇다. 쉽게 말하면 좀 뻔하다는 거다. 조폭이 겉 모습이나 살아가는 세계와는 달리 (심지어 일반인들은 오히려 그러지 못하는 것에 반해) 순수하다 할만한 순애보를 보인다는 것도 그렇고, 조폭이라는 점 때문에 처음에는 격하게 거부하기도 하지만 결국엔 변치않는 모습에 마음을 열게 된다는 것도 그렇다.

그렇기에 더욱 그 과정을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했는데, 전개 면에서는 꽤 아쉬움이 남는다. 갈등을 고조시키거나 관계가 바뀌게 되는 사건 등에서 등장인물들이 보이는 행동이나 대사 등이 ‘다양한 일면을 가진 복잡한 캐릭터’라고 치부하기에도 다소 급발진적인 면이 있어서 핍진성이 좀 떨어지기 때문이다. 설사 ‘나라도 그렇게 할 것 같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그럴만 하겠다’ 싶은 생각은 들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좀 공감점이 없었다.

두 주인공을 모두 각기 1인칭으로 그린 것도 좀 걸렸는데, 두 사람의 이야이가 번갈아 나오거나 누구의 이야기인지가 표기된 것이 아니다보니 각 장이 시작될 때 누구의 이야기인지 먼저 파악하는 수고를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괜히 번거롭달까.

양쪽의 상황을 모두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감정이입이 지속되지 못하고 흩어지게 하는 단점도 있다. 차라리 ‘김범주’의 시점으로만 이야기를 진행했다면 뻔하더라도 지극한 순애보를 가진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로 일관되게 읽혔을거다.

때때로 전지적 작가같은 이해를 보이거나 제3의 벽을 넘기도 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굳이 1인칭일 필요가 있었나 싶게 하는 요인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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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4 - 웃는 침팬지의 비밀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4
타냐 슈테브너 지음, 코마가타 그림, 박여명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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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냐 슈테브너(Tanya Stewner)’의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4: 웃는 침팬지의 비밀(Liliane Susewind #4 Schimpansen macht man nicht zum Affen)’는 릴리 수제빈트 시리즈 네번째 책이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기묘한 행동을 하는 침팬지다.

사람처럼 입을 벌려 웃고 손을 들어 인사를 하는 이 침팬지는,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릴리가 대할때는 어색한 점이 눈에 띄지만, 얼핏 봤을때는 딱히 이상할 것 없는, 오히려 기특한 재주를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이 현대 인간들에게 대중적으로 쓰이는 일종의 약속된 제스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 역시 시대나 지역에 따라 같은 행동도 다른 의미로 쓰였고 또한 쓰이는 것처럼, 인간과 동물의 제스쳐도 인간끼리만큼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간과 동물은 서로의 의도나 상태를 오해해서 전혀 엉뚱한 방식의 대응을 하기도 하고 그것이 의도치않은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동물이 인간처럼 행동한다면 그것은 대부분 뒷배경이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이 침팬지는 릴리마저도 좀 유추를 통해 문장을 완성해야 할 정도로 어눌한 의사소통을 하기까지 한다. 릴리의 능력이 딱히 동물의 지능 등을 고려한 것이 아닌, 진정한 의도 등을 서로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란 걸 생각하면 이건 분명 이상하다.

그렇기에 이 침팬지의 등장으로 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는 꽤 처음부터 분명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이야기에 이전 권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을 등장시켜 갈등 요소를 만들고, 동물원 동물들의 개별적인 서사나 사건 해결을 위해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게 함으로써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든 건 꽤 좋다.

동물과 인간들의 사연을 통해서 동물권은 물론 진실을 밝히고 옳은 것을 추구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주는 것도 그렇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 중간 준간의 전개가 너무 단순화된 느낌이 있기도 하다만, 재미와 메시지 모두 잘 담아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양호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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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안전가옥 오리지널 18
이산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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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에 맞는다면 꽤 재미있게 볼만한 연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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