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스 -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규칙, 2007 뉴베리 아너 수상작
신시아 로드 지음, 천미나 옮김 / 초록개구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시아 로드’의 ‘룰스: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규칙(Rules)’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이제는 꽤나 대중적이라 할만큼 많이 알려진 장애 중 하나가 됐다. 적어도 인지도 면에서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는 물론, 그런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어떤지 같은 점 등은 여전히 거의 무지한 것에 가까운 수준이다. 자폐의 특정한 면모만을 부각해서 특별한 드라마를 부여한 일종의 판타지로만 알려진 게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동생을 돌보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그가 접하게 되는 자폐 스펙트럼 아이에 대한 일들은 물론 어쩔 수 없이 접할 수밖에 없는 주변의 시선들을 다룬 것은 꽤나 충격적인 점도 있기는 하지만, 애써 판타지적으로 꾸미지 않은 이야기는 그들의 진짜 현실을 들여다보는데 많은 이해를 더하기도 한다.

사실 픽션으로써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이들이나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들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전혀 대중적이지 않을 뿐더러 공감하기도 어려운 경험과 삶을, 그나마 대중이 공감할 수 있을만한 무언가로 변형해서 보여주려다보면 어쩔 수 없이 과장되거나 변행되고 심지어는 완전히 왜곡되었다고까지 할만한 특수한 판타지지적 면모를 띄게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게 픽션으로서는 걸작이라 할만하더라도 꽤나 논란의 여지 남기는 작품들이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좋게말하며 논쟁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시대에서 어긋난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너무 특수한 감정을 부풀리거나 하지도 않고, 비현실적인 드라마를 강조하지도 않는다.

장애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과 대응 등을 보여주면서 여러 생각거리를 던지며 어떻게 서로 이해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를 얘기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 사업가 그레그 책이 좋아 3단계 25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브라이언 셀즈닉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앤드루 클레먼츠(Andrew Clements)’가 쓰고 ‘브라이언 셀즈닉(Brian Selznick)’가 삽화를 더한 ‘꼬마 사업가 그레그(Lunch Money)’는 완성도가 굉장한 경제 동화다.



이 책은 어떻게보면 일종의 경제 학습 소설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다. 돈에 대한 관심이 강한 주인공 ‘그레그’를 내세워, 그가 어떤 식으로 돈을 탐하며 그게 좀 더 큰 세상에 이르렀을 때 어떻게 발전하게 되는지를 그리면서, 현대 사회에서는 결코 뗄어낼 수 없는 자본주의와 경제에 대해서 살짝 알게하는 한편, 더 나아가서는 그런 이윤 추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얘기하는 경제 철학에 대한 것까지를 짧은 이야기 속에 굉장히 잘 녹여낸 수작이다.

가장 먼저 얘기하고 싶은 건, 역시 소설로서의 완성도가 높다는 거다.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나 관계같은 것도 굉장히 잘 구성했고, 그것들이 맞아 떨어지며 이야기가 발전되어가도록 하는 전개도 잘해서 일종의 동화, 그러니까 판타지에 가까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또한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도 한다. 현실에서도 소설에서와같은 제도를 도입하면 어떤가 하고 진지하게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인만큼 미묘한 감정 요소를 넣은 것도 꽤나 좋았다. 이게 때로는 애들이 하는 짓 같은 걸 답답하게 여기게 하면서도 ‘오!’하며 은근히 기대하게도 만드는 등 소설을 단순히 경제나 그에대한 교육과 사회의 역할 등만을 교육적으로 늘어놓은 것보다 좀 더 이야기를 즐기면서 자연스럽 그런 것들도 생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에게 경제에 대해 알려주고 생각해보게 한다는 측면을 가진 것 뿐 아니라 이야기 자체의 구성과 재미도 좋아서 전체적인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소설이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가 살리에르 2 - 완결
백원달 지음 / 므큐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화가 살리에르’는 전형적이지만 완성도가 높은 만화다.



화가들의 삶을 꽤 제대로 조명했지만, 그렇다고해서 특별한 이야기를 하거나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소재나 간간히 보여주는, 경험담에 가까운, 업계의 내밀해보이는 점들에 비하면 이야기 자체는 꽤나 전형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개도 조금은 그렇다. 나쁘게 말하면 뻔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일부러 그런 연출을 여러번 내보임으로써 복선을 깔기 때문에 그보다는 급작스럽게 느껴지거나 하지 않고 잘 받아들여지도록 쉽게 풀어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장단점은 분명하다. 각 인물의 심정같은 것에 약간의 미스터리한 면을 남겨놓고 그것을 점점 드러내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했지만, 전개 방식상 그게 반전미나 미스터리한 맛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대신, 캐릭터의 선택 등 이야기에 걸리거나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도 없고 감정묘사같은 것도 괜찮아서 드라마를 거의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캐릭터의 서사를 부각해주는 중간 중간의 세세한 표현도 좋다.

2권에는 만화에 사용했던 작품과 외전을 추가로 수록했다.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의 내면을 한번 더 드러내는 외전은 묘하게 일그러지게 만드는 엔딩과 더불어 이 작품을 더욱 여운이 남게 만든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가 살리에르 1
백원달 지음 / 므큐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화가 살리에르’는 화가들의 씁쓸한 삶과 사랑을 그린 만화다.



첫 인상은 좀 이상하다는 거다. 캐릭터 설정이 좀 과하달까, 무리해 보이는 측면이 있어서다. 외모는 물론 실력까지 뛰어난 인물이, 전업 화가 지망생이라는 빌어먹을 수밖에 없는 배곯은 직종이 굳이 목을 매고 있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잘 와닿지 않아서다. 그 능력의 반만 드러내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직종에서라면 더 좋은 조건의 삶을 살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런 인물이 둘씩이나? 이게 얼핏 인물 구성을 좀 잘못했다고도 느끼게 한다.

다행히도 그건 첫 인상에 불과하다. 이들이 내보이는 화가라는 꿈과 작품에 대한 열정같은 것이 꽤나 잘 전해지기 때문에, 너무 예쁘게 그려져서 받았던 그 비현실감을 사소한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만화라서 과장되게 그려진 것이라 보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작품 내에서 크게 변하는 인물로 인해 더욱 가려진다. 원래 이야기하려던 인물들간의 관계라든가 그들이 각자가 가진 사연, 여러가지가 얽히면서 꼬이게되는 드라마에 집중하게 만든다.

화가들의 삶이라는, 어떻게보면 일반인들이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특수한 이야기를 심지어 작품에 대한 것을 겯들이면서 풀어내는 것도 잘해서, 이 분야에 대해 아는 게 없더라도 막히는 구간없이 수월하게 볼 수 있으며 어디엔가 있을듯한 각 인물의 개인사도 몰입도가 높아 이야기에 현실성을 더한다.

단행본도 꽤 잘 나온 편이다. 웹툰 원작이 갖는 컷 구성과 호흡의 특성상 여백이 많고 느릴 수 있는 것을 가능한 해치지 않기 위해서 크게 나누어 담았기에, 감정선을 길게 가져가며 깊게 표현하면서도 이야기의 밀도가 낮게 느껴지진 않는다. 양쪽 매체의 장점을 모두 잘 살린 느낌이다.

단행본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더한 명화와 우수의 미공개 일러스트는 본문의 장면을 담은 것이라 조금 아쉬운 느낌도 있지만, 책 자체가 잘 만들어져서 전혀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몫의 밤 1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우리 몫의 밤'은 주술과 오컬트를 소재로한 호러 소설이다.



이야기가 꽤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주술처럼 나름 자주 접해봤던 오컬트 요소를 사용해서 나름 익숙하면서도 또한 묘하게 다른 문화적 차이같은 낯설음이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게 이 소설을 좀 더 잘 알 수 없는, 마치 제3의 세계를 엿보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한다.

왜 그런가 싶은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아빠와 아들을 등장시켜 별 다른 설명없이 시작해서 이어나가는 이야기 전개 방식도 이런 느낌을 부각시킨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이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고 무엇을 위해 떠나고 있는 것이며 그를 통해 최종적으로 어디에 이으려고 하는지를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낯선 문화권의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작용하고 연결될지 쉽게 상상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더 흥미롭고 신비롭게 보이게도 한다.

일부 한국인에게는 이렇게 독특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딱히 일부러 그렇게만 쓰려고 한 것은 또 아닌 것 같다. 폐쇠된 마을처럼 완전히 일반 문명사회에서 동떨어진 곳을 그리는 것도 아니며, 등장인물 등도 그렇게 특수하게 묘사하진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종의 광신도적인 집단과 그에 휘말린 주인공들이 대립하게 된다는 꽤나 전형적이라 할 수 있는 큰 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는 생각보다 잘 읽히는 편이다.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 사랑, 우정 같은 것들을 보여주는 캐릭터의 서사도 쉽게 따라가며 공감할만하다.

인기를 끌어 드라마화도 확정되었다고 하는데, 사실적이면서도 판타지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낼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