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잔의 차 - 히말라야 오지의 희망 이야기
그레그 모텐슨 외 지음, 사라 톰슨 개작, 김한청 옮김 / 다른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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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용으로 나온 『세 잔의 차 - 히말라야 오지의 희망 이야기』는 어른인 우리가 느꼈던 그 감동을 그대로 어린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저자인 그레그 모텐슨이 파키스탄에 학교를 짓겠다고 생각한 것도 파키스탄(코르페)의 아이들이 언 땅에서 무릎 꿇고 공부하는 처참한 모습을 보고서 마음을 먹은 것이기에 어른들보다는(물론 어른들은 아이들을 물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겠지만) 아이들이 읽는다면 그 감동이 더해지지 않을까 싶다. 

죽은 여동생을 추모하기 위해 오른 K2봉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코르페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은 그레그. 한달 여 동안의 보살핌으로 건강을 되찾은 그는, 그곳 마을 사람들을 위해 어떤 일이든 해주고 싶었던 마음에 자신이 갖고 온 모든 것들을 나누어주었지만 이내 그는 코르페 사람들에게 주어야 할 최고의 것은 '자신이 가진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그레그에게는 간단한 의료함이 있었고, 그걸로 집집마다 다니며 치료를 해주었다. 기껏 항생제나 진통제를 처방하는 간호사였지만 코르페 사람들에겐 그 작은 정성이 고통을 들어주는 것이었으므로 그는 코르페 사람들에게 '그레그 박사님'이라고 불리었다.  

그곳에서 그레그는 많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여동생 크리스타를 떠올렸고,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 비품이라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를 구경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 그를 데리고 간 곳에는 학교는커녕 교실조차 없었고 허허벌판 공터의 꽁꽁 얼어 있는 맨 땅에서 칠판 하나 달랑 갖다 놓고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그레그는 무슨 수를 내서라도 이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어줘야겠다고 약속을 하게 된다. 어쩌면 누구라도 그 모습을 봤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테니 그레그의 결심은 그야말로 용기가 없었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난 오지의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는 것을 알긴 알았으나 학교는 없더라도 최소한 초라한 교실 정도는 있을 거라고 늘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맨 땅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며 얼마나 놀라웠는지 모른다. 사진이 없었다면 나는 믿으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세상엔 이런 아이들도 있었구나! 우물 안 개구리처럼 바보 같이 나는 중얼거리만 해대었다. 

파키스탄 같은 이슬람 나라에 관한 지식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언젠가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도 본 적이 있었지만 여자인 관계로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늘 여자들에 대한 아랍인들의 압박과 태도였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보수적인 나라라 할지라도 이보다 더하진 않다 싶게 이슬람교 아래에서의 여자들 삶은 비참하였기에 아이들까지 생각하지 못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종교적이고 보수적인 환경에서 벗어나려면 역시 아이들이 배워야만 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그 아이들도 세상은 그곳 파키스탄 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자 아이들도 공부하고 배워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레그가 계획했던 학교 짓기는 혁명과도 같은 일이 아니었을까?  

나를 위해 하는 일이 아닌, 작은 일이나마 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그 작은 일로 말미암아 많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의 용기와 모험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가는지 『세 잔의 차 - 히말라야 오지의 희망 이야기』의 그레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얼마나 행복하게 공부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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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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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동안 닉 혼비의 책을 한번 읽어보겠다고 무수히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읽지 못하고 있던 바, 이 책을 만났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남이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책에 공감을 하며, 어떤 책을 읽다가 집어던지는지 무척이나 궁금해하고 있기에 당연히 관심이 갔는데, 더구나 그는 소설가이며, 소설가치고 위트와 재미있는 문체를 추구하는 작가로 소문이 났는데다, 그가 소개하는 책들은 내 관심 분야인 소설이라 망설이지 않고 읽게 되었다.(헉헉!)  

이 책은 <빌리버>라는 미국의 문화서평지에 2003년 9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연재한 칼럼을 엮은 책이다. 서평집이라고는 하나 읽은 책들을 통해 자신의 견해와 관점, 단상을 밝히는 에세이 형식으로 되어 있어 기존의 서평집들에 비해 그 재미를 훨씬 많이 느낄 수 있다는 사실! 

닉 혼비는 책머리에서부터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었는데 지루한 책은 제발! 읽지 말라거나, 분명히 두껍고 지루한 책 읽으면서 잘난 척하려고 눈물나도록 들고 있는 바보짓은 하지마라고 하고, 남이 읽고 좋았다는 책을 본인이 재미없었다고 잘난 척하며 '그깟 책이 무슨, 수준이 낮구만' 따위의 말은 절대로 하지 마라고 충고 한다. 독자는 그 나름대로 공감하는 책이 따로 있다는 거다. 그 책이 자기계발서니 칙릿이니 추리소설이니 고전이니 간에.  

사실 그의 충고는 책을 읽으면서 늘 생각했던 바였으나 실천에 옮기지 못한 일이었다. 누군가 읽고 추천하면 무조건 읽어봐야 했다. 읽으면서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쉽게 던지지 못했으니 말이다. 또 장식을 위해 사둔 책은 또 얼마나 많은가! 이런 점은 작가나 독자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특히 그가 매달 주문하고 읽지 못하는 책들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일일테니 말이다.(장담하건대, 그 습관을(마음에 드는 책은 일단 사고 보는) 고치면 출판사는 망해버릴 것이다!) 

책은 닉 혼비가 매달 구입하는 책과 읽은 책으로 나누어 서평이라기보다는 책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읽은 책에 관한 본인의 단상이나 이 책을 읽으니 다른 어떤 책이 생각난다며 그 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어느 작가, 책에 대해선 무한한 애정을 보이기도 한다. 또 매달 구입한 책을 읽지 못하게 된 이유나 혹평을 한 책(읽다가 집어 던진)에 대해 글을 썼다가  <빌리버>편집위원들에게 소환(!) 당한 일을 쓰기도 한다. 웃기는 것은 그가 <빌리버>와 비슷한 책에 대한 언급을 하자 <빌리버> 편집자들이 편집자주로 올린 글이었다. "우리는 닉 혼비에게 매달 칼럼을 쓰도록 원고료를 지불하고 있긴 하지만,<맥스위니>13호를 언급하라고 돈을 지불하는 것은 아님을 밝혀두는 바다." 닉 혼비로선 책이 나온 후에야 편집자들의 글을 읽었을 테니 그 상황만 생각해도 재밌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닉 혼비가 『폼페이』를 쓴 로버트 해리스와 가족이며(매제란다) 그의 아들이 자폐증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디킨슨을 좋아하고, 전기 소설에 관심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이언 뱅크스의 책을 읽고 울고 싶어하는 심정이나(그는 책 뒷표지의 책소개에서부터 두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한다. 그 심정 나도 알겠다.ㅋ) 가끔은 읽지 않겠다고 멀리 꽂아둔 책장에서 우연히 떨어진(아들이 빼내어 놀다가 나둔) 책을 보며 이런 책을! 하며 새롭게 그 책을 발견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이것 역시 우리도 가끔 하는 행동!^^) 또 그는 희한하게도 거의 아시아의 번역서를 읽지 않는다는 거다. 물론 영문으로 펴내는 책들이 얼마나 많겠냐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샀음에도 읽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아시아의 독자로서!) 

그가 소개하는 모든 책들이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읽은 책이나 눈독 들인 책들이 소개되면 은근 반가워진다. 또 그가 강추하는 책들은 얼른 읽어보고 싶어지고 그동안 망설이던 책들은 구입을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독특한 형식으로 써내려간 그의 칼럼을 보니 나도 어느 달에 한번 닉 혼비처럼 구입한 책과 읽은 책들을 정리하고 그의 형식대로 글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나를 유쾌하게 해주었다.^^  곁에 두고 있다가 그가 추천한 책이 번역되어 나오는 상황을 기다려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만다 에어 워드의 『실종』기대함!^^

 

 주의:문학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분들은(작가나 소설을 잘 모르거나) 썩 재미를 보지는 못할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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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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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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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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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레터 - 영화 속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신지혜.최지영 지음 / 루비박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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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신지혜의 영화음악>에서 흘러나오던 편지. 막시무스의 아내가 막시우스에게, 아오이가 준세이에게, 조제가 츠네오에게, 그리고 에리카와 해리의 사정들. 처음 이 책의 제목만으로는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신지혜의 목소리와 함께 편지의 내용들이 술술 귀로 들리는 듯했다. 

편지에는 설레임이 들어 있다. 부모에게든, 자식에게든, 친구나 연인에게든 간에 몇 장의 종이 위에 펼쳐지는 애틋한 사연들은 그걸 써본 사람이나 받아본 사람에게 알 수 없는 설레임을 전해줄 것이다. 비록 슬픈 내용일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그런 행복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동안 많은 영화 관련 책들이 나왔지만 이처럼 주인공이 말을 걸며 나온 책은 없었다. 그래서 그 독특함과 재미가 있다. 더불어 편지를 읽으며 떠올리는 영화의 한 장면들은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서 지나간다. 내용을 읽다보면 맞아, 그랬을 거야! 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40편의 영화 대부분이 대중적인 영화인지라 영화를 많이 보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나조차도 서너 편을 제외하곤 모두 본 영화들이었다. 잊고 있었던 영화들을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통해 회상을 하니 많은 주인공들 못지 않게 영화와 함께 얽힌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추억 속에 누군가에게 받은 편지를 읽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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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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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빼면 여행 책이 대다수일 정도로 여행 책을 좋아하는 나는, 특히 스케치가 들어간 여행 책은 무조건 구입 1순위가 된다. 사진이고, 글이고 필요가 없다. 여행지에서의 스케치는 나의 로망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는 순간도 그랬다. 더구나 내가 여태껏 읽어본 적이 없는 '크로아티아'에 대한 여행 책이었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 꿈의 여행지였던 하얀 벽과 파란 지붕, 노을이 끝내주게 멋있던 산토리니도 잊고, 바오밥나무의 황홀한 군락지인 마다가스카르도 잊었으며, 하트 모양의 망그로브가 있는 뉴칼레도니아도 잊었다. 이제 내가 가야할 곳은 바로 이곳, 크로아티아가 되고 말았다. 

그동안 왜 이곳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했더니 10여 년 전만 해도 내전으로 불바다, 눈물바다가 되었던 곳이란다. 하지만 그 나라 특유의 낙천성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상처를 치유하고 있단다. 이 책의 저자는 두 사람이다. 하지만 그들이 스케치를 그린 것이 아니다. 그들이 찍은 사진을 보고 스케치를 그린 듯하다. 그림은 꼭 그곳에서 그린 듯 너무나 멋지다. 그건 아마도 저자의 사진 솜씨가 남달라서 그런 것 같다. 아니, 크로아티아의 풍광이 어느 누가 찍어도, 그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려도 무조건으로 멋지게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사진으로 접한 처음 본 크로아티아는 꼭 지금 내가 그곳에서 그 풍경을 보고 있는 것처럼 아름답다.  

길이 17778km에 이르는 아드라이 해변은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한다. 그건 바다를 끼고 있는 산토리니나 다른 곳도 비슷한 풍광을 보여준다 치더라도 내가 반한 곳은 바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다. 물 속에서 자라 있는 나무는 둘째치고, 맑은 물에 그대로 보이는 물고기들은 뒤로 하고라도, 우거진 숲에 직선으로 떨어지는 폭포들의 모습과 나무로 엮은 다리는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어보인다.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다니!!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저자의 여행처럼 어쩌면 나는 저자의 사진으로 본 플리트비체의 모습때문에 여행을 시작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 숲이, 폭포가 나를 자꾸만 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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