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원작을 함께 읽고 보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내 인생의 첫 원작 있는 영화는 아마도 <보바리 부인>이 아니었을까, 물론 그 이전에 헤밍웨이나 고전 작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고전 영화들을 봐오긴 했지만도 영화를 보고 원작을 찾아 읽은 것은 그랬던 것 같다. 올해도 원작이 있는 영화의 개봉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관심이 가는 것들로 모아봤음.
어제오늘 영화 뉴스를 덮고 있는 <노예12년>이란 영화다. 우연히 보았는데 이 영화의 원작이 있었다. 언뜻 보기엔 <쿤타킨테>류의 영화인가 했다. 해설을 보니 아니었다. 우리나라엔 요즘도 가끔 이런 일이 생기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노예 역시, 멀쩡히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다가 납치되어 노예가 되어 사는 이야기란다.
배우들이 짱짱하고, 런던비평가협회에서 주는 상을 3개나 받았다는데 주요 영화상을 다 받아낼 기세다. 잘하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지도 몰라. 아무튼 그 영화 <노예12년>, 발빠른 출판사들이 개봉에 맞춰 열심히 책을 만들어내고 있을 듯하다. 왜냐면 이 책은 저작권이 없는 책이니까(-.-)
지금 나와 있는 책은 세권이고, 펭귄에서 나온 소설과 새잎에서 나온 에세이, 글항아리에서 나온 논픽션이다. 관심이 가장 가는 것은 소설도 궁금하지만 글항아리에서 나올 『노예 12년』이다. 글항아리에서 나온다면 익히 알고 있는 '걸작 논픽션 시리즈'에 속하지 않을까, 은근 기대를 하고 있다. 그 시리즈의 책들이 다 매력적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암튼, 소설보다는 논픽션이 더 리얼하고 흥미롭고 감정 전달이 잘 될 것이다! 그치만 지금 생각으로선 소설도 읽고, 논픽션도 읽고, 영화도 보고 싶다며. 모두 다 기대만발~!!
그리고 오늘 받은 메일에서 만난 창비 세계문학전집중 하나인 『미하엘 콜하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있다. 제6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영화다. 이미 개봉된 칸영화제 영화들이 많은 인기를 받고 있으므로 이 영화 역시 기대가 된다고 볼 수 있다.
'미하엘 콜하스', 라는 이름을 나는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 『아름다운 애너벨리 싸늘하게 죽다』에서 처음 보았다.(-.-) 만약 『미하엘 콜하스』와 영화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을 같이 읽고, 보게 된다면 마지막으로 오에 겐자부로의 『아름다운 애너벨리 싸늘하게 죽다』도 같이 읽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더불어 제66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래픽 노블 『파란색은 따뜻하다』, 덕분에 제66회 칸영화제 출품작들이 다 궁금해져버렸다.
세번째로는 지난해에 개봉되어 많은 독자들이 국내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책도둑>이다. 원작인 『책도둑』이 처음 나왔을 때, 흥분을 하며 읽은 독자 중에 한 사람인지라 이 책을 원작으로 해서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서 제일 많이 기다려온 영화다.
한데, 개봉 소식은 캄캄하다. 2월 개봉예정이라고 적혀 있긴 한데, 날짜가 적혀 있지 않은 걸로 봐서는 가망이 없으려나? 아무튼 그 덕분에 책꽂이 깊숙히 들어 있던 『책도둑』을 꺼내 다시 읽었다. 다시 읽어도 감동을 주는 책, 이런 책이 좋은 책이라는 사실.
그리고 같은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라이프 오브 시몬>도 개봉이 될 예정인데 세상에, 그 영화의 원작은 세계적으로 400만부나 팔렸는데 아직 우리나라에 출간이 되지 않았단다. 영화가 잘 되면 분명 나올 것 같은데, 아니 어쩌면 벌써 어느 출판사에서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암튼 이 영화도 기대가 된다며~!!!
예전엔 원작보다 좋은 영화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어쩐지 원작도 좋지만 영화도 좋은 작품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 원작이 있는 영화의 관람이 더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