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분들도 겪어 보셨겠지만 살다가 어느 순간이 머릿속에 남아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을 겁니다. 제게도 그런 장면이 하나 있는데 이 책 『자백의 대가』를 보는 순간, 또 떠올랐습니다. 오래 전, 친구와 친구 남친과 저, 셋이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그게 하필이면 <킬링 필드>였죠. 당연히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보게 되었고 그 영화가 공산 크메르 루즈 반군과 캄보디아 정부군의 싸움으로 쑥대밭이 된 캄보디아의 참혹한 장면들이 

등장한다는 것은 한참 영화를 보면서야 알았죠.

어릴 때부터 전쟁나는 꿈을 많이 꾸었고(오죽하면 꿈 속에서 그런답니다. 이건 진짜인가봐. 진짜 '꿈'이 아닌가봐. 하며 좌절-.-;) 그런 탓에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일이 제겐 전쟁이었기에 당연히 무섭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쟁 영화를 그것 한 편만 본 것은 아닐텐데 이상하게도 이 영화는 오랫동안 제 머릿속에 남아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 후로 존 레논을 떠올려도, 이매진이라는 노래를 들어도, 전쟁이라는 말만 들어도, 혹은 캄보디아라는 나라만 떠올라도 프란이 시체더미를 걸어다니는 장면이 눈에 떠오른답니다.

아무튼, 그랬는데, 이 책을 보는 순간, '크메르 루즈' 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그때의 그 장면과 그 영화관과 공포(!)에 떨던 나의 모습이…(이건 뭔가 트라우마가 있는 듯한.. 그렇지 않고서야;; 아님 전생에 전쟁터에서 죽었을까?)

『자백의 대가』, 두크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그 끔찍한 고문과 사이코패스적인 행동을 읽고 싶진 않지만 궁금해지기는 합니다. 그래서 심호흡을 하고, 한번 펼쳐볼까, 하고 있어요. 이러다가 한동안 꾸지 않았던 꿈을, 전쟁 꿈을 꾸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면서;;

 

 

 

9월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신간이 뭐가 나오는지 어떤 책이 이슈가 되고 있는지도 모르게 보내는 바람에 이제서야 정신 차리고 신간들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근데 눈에 들어온 만돌이!! 만돌이가 "은행나무 소년"이 되어 돌아왔네요. 연재할 때 끝까지 따라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얼른 만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재빨리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책이, 아직 안 오네요. 도착하는 즉시 만돌이에게 올인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책 두 권, 소설집을 좋아하니까, 『판타스틱한 세상의 개 같은 나의 일』에 제프리 유제니디스 이름을 보는 순간 보관함에 넣어놓고선 잊고 있었습니다. 책 살 시간이 없었으므로. 연휴 때 간만에 들어간 서재에서 이 책 말고, 『직업의 광채』 책소개를 읽었죠. 알고 보니 지난 주였던가요? 줌파 라히리에게 빠진 친구들에게 줌파 라히리의 책이 나왔다고 알람을 전한 책이랍니다. 그니까, 줌파 라히리의 단편이 들어 있다는 거지. 줌파 라히리의 책은 아니라는. 그래서 거들떠 보지도 않았었더랬죠. 그랬는데,

 

서재에서 다락방님이 올려주신 글을 읽었습니다. 워낙 믿을만한 분이시라 그 포스트를  읽고선 두 권 다 궁금해지고 말았습니다. 조금 고민을 하다가 두 권을 다 주문했습니다. 『안 그러면 아비규환』하고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기에 공감하면서 말이죠. 


이렇게 간만에 책을 주문했습니다. 책상에 쌓아 놓은 책들, 볼 시간도 없어서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소설집이 좋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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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10-05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아직 저 직업에 대한 책 두 권은 구매하지 않았어요. 며칠 있다 주문할 생각이에요. 주문하면서 쌀받자, 이런 다짐 하고 있어요. 하핫;;

아비규환은 사두고 있는데 저 역시도 언제 읽어야할지, 그러니까 읽고 싶어서 사둔 책이 산더미라 한숨을 내쉬고 있어요. 후-

readersu 2012-11-12 16:36   좋아요 0 | URL
아 이제 답댓글을(-.-)
전 저 두 권을 사서는 고이 모셔두고 있어요, 아비규환도 그렇고요.

읽고 싶어서 사둔 책이 산더미...그 한숨 백번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