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읽어야지, 읽어봐야지, 하던 책이었다. 김진숙이라는 이름을 들을 때마다 생각나던 책이었다. 오늘 이 책이 <국방부 불온서적>에 2008년 "반정부, 반미" 불온서적에 속했다가 이번엔 "반자본주의" 불온서적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대체 얼마나 불온하기에 두 번씩이나 리스트에 올라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침내 책꽂이에 꽂아둔 책을 꺼냈다. 

소설만 읽어대는 내게 인문사회 책을 자꾸 권하던 친구였다. 살살 웃으며 너도 이런 책을 좀 읽으라며 자꾸만 권하는 책들이 한쪽 귀퉁이에 한권 두권 차지했다. 그럼에도 편식 심한 나는 내 취향의 책만 읽어댔다. 쏟아지는 신간들 사이에서, 읽어야만 하는 수많은 책들에게 밀려 있던, 책. 아아 마침내 내가 이 책을 안 읽어보고는 못 배기게 만들어주는구나.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내가 곧 그들이라는 사실이 이제 더 이상 부끄럽지도 치욕스럽지도 않았다. 같이 살아야 된다는 생각. 내가 달라져야 그들이 달라진다는 생각. 그들이 딛고 선 땅이 변화해야 내가 딛고 선 땅도 변화한다는 생각. 눈물은 곧 다짐이 되었고 가슴 벅찬 환희가 되었다. 인간이 참 고귀한 존재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프로필 사진에 까만 머리를 한 김진숙이 하얀 머리로 변했다. 소설만 읽어대던 내가 <소금꽃 나무>를 읽는다. 이제서야 읽지만, 그래서 미안하지만, 나도 변해가나보다. 간만에 잠 설치며 책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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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1-11-1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진숙 선배의 글은 정말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변해가신다니 저는 반가운데요! ^^

readersu 2011-11-18 11:0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이제서야^^;;
그래도 마음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