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와티』이 두터운 책은 보는 순간 질려서 쳐다보지 않으려 했으나 신비로우면서 꽤 매혹적인 표지와 레바논판 아라비안 나이트 라는 말에 혹!하여 받아버렸다. 책을 주신 분이 가져갔으니 읽거든 서평을 쓰거라! 하시거늘 헉! 그건 좀!! 하며 다시 되돌려드리고 싶었으나 도무지 궁금하여 참을 수가 없었다나.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다. 중동의 현대사를 신비롭고 장난스러운 방식으로 서술하여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희로애락을 독특하고 감칠맛나게 엮어 냈다고 한다. 레바논어 ‘하키(haki)’에서 유래한 말인 ‘하카와티’는 이야기꾼이자 여흥거리를 제공하는 예능인, 허풍 섞인 이야기로 청중을 즐겁게 해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을 말한다.
그 와중에 들어온 이 책 『고스트 라디오』지난 연휴에 그 바쁜 와중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 책이며 간만에 집중을 하고 읽게 만드는 책이다. 아직까진 오싹한 그 무엇을 느낄 수 없는데 리뷰 올라온 것이나 홍보 문구를 보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에도 끈끈한 그 무엇때문에 찝찝하다고 하는데, 과연! 정말 그럴까? 오늘 밤에 읽다가 밤 새는 것은 아닐까. 좀 걱정이 되긴 한다. 무서운 것 좋아하긴 하지만도. 하긴 <선덕여왕>도 끝났고, 오늘 밤에 끝장을 함 볼 생각이긴 하다. 근데 진짜 무서우면 어쩌지?? -.-;;
그림을 좋아하는 친구가 준 선물이다. 『프랑스 오브 유어예』, 단순히 여행 책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여행책 썩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좋았다고 할까 싶었는데 그림과 관련된 책이었다. 그렇구나! 화가의 발자취를 따라 떠난 여행책이었다. 그렇다면 그 친구가 이 책을 좋아라 한 이유를 알겠고 왜 내게 이 책을 선물해주었는지도 알겠다. 나 역시 그 친구와 비슷하게 그림과 관련한 책들에 관심이 있으니. 그런데 절판이라며 의아해하더라. 개정판이 나오려나. 암튼 연말에 이 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여행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독특한 여행책을 한 권 더 소개해야겠다. 『프랑스 오브 유어예』도 유명한 미술관이나 찾아가서 누구나 볼 수 있는 그림을 감상하는 책이 아니듯이 이 책 역시 이름나고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는 그런 박물관 기행이 아니라 발품 팔아 다니지 않으면 절대로 볼볼 수 없는 작은 박물관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바로 『유럽의 괴짜 박물관』 작년엔가 유럽의 작은 서점들을 찾아다닌 책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로 이미 우리에게 무명(!)의 여행지를 소개하며 유럽으로의 호기심을 잔뜩 충만시켜주기도 했었다. 이 책 역시 그 비슷한 책이다. 평범한 개인이 만들어놓은 박물관. 자칫하면 그대로 사라지기 쉬운 그런 박물관이지만 그 박물관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이 어떻게 운영했는지, 명품이나 걸작은 아니지만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남들이 가지 않는 곳을 갈 줄 아는 여행! 그게 진짜 여행이 아닐까 이 책을 보며 생각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중에 한 권인 이 책 오에 겐자부로의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는 어찌 된 일인지 문학동네의 세계문학전집에서 유독 눈독 들인 책 두 권 중에 한 권인데 우연찮게도 두 권다 일본 작가의 소설이다. 일본 소설을 그다지 좋아라 하지 않는 나를 생각하면 의외의 일이다. 미시마 유키오의 『가면의 고백』이야 표지가 어떻든 간에(말이 많더라마는) 미시마 유키오라면 무조건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작가의 책이므로 미시마 유키오가 그린 표지가 아닌담에야 아이가 낙서를 했어도 그냥 살 판인데 오에 겐자부로의 책은 정말 의외였다. 아마도 저 제목에 혹 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내용을 보아하니 잘 골랐다 싶은 생각이 든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가 인생 50년을 정리하며 ‘문학’에 바치는 작품이라 했다고 하니 말이다. 『휴먼 스테인』역시 버티고 있긴 하지만 일단은 이 책부터 정독을 해야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