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 캐롤 오츠의 책을 사두고도 그녀의 작품을 한권도 읽어 보질 못했다. 우연히 검색을 하다가 고른 이 책『여자라는 종족』, 뭔가 여자들에게 불만이 있는 듯한 제목을 보면서 호기심이 동하였더란다. 내용을 살펴보니 여자들의 잔혹함, 얼룩진 현실, 팽팽한 긴장감, 탁월한 상상력과 예리한 표현력이라는 문구가 문에 들어와 ‘혹‘하여 주문을 하고 말았다. 그렇다하더라도 조이스 캐롤 오츠에 관한 정보가 없었다면 바로 구입을 하진 않았겠지만 어쩐지 이 책은 보는 순간 읽어보고 싶다. 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친구들이 다들 인정하는 조이스 캐롤 오츠의 책이 아니던가!(보면 다른 책은 다 제쳐두고 꼭 뭔가 자극적인 책만 좋아라 한단 말이지!)  

책이 도착하자 읽고 있던 책은(늦어도 11월에는) 출퇴근용으로 바꾸고 『여자라는 종족』을 잠자리에서 읽었다. <브램 스토커 상>까지 받은 작가의 책이니 잔혹함이랄까, 오싹함 정도는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나 처음부터 뭔가 아슬아슬하다 했더니…누구의 리뷰처럼 “충격적인 결말!”이라니!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문득 떠오르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에 비하면 『여자라는 종족』의 여자들은 지극히 정상에 가까운 여자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건 아마도 조이스 캐롤 오츠가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는 작가이기에 그럴 것이다. 무턱대고 여자들이 잔혹해지거나 공포스러워질까? 다 이유가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어쨌건 그 책이 생각난 까닭은 ’여자‘라는 단어 때문인 것 같다. 그 책에도 ’여자‘가 등장하니깐. 부재중인 아버지나 남편, 그리고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엄마와 딸. 상당히 엽기적이고 비현실적이지만 어쩐지 아주 조금은 이해가 가는 그런 여자들이 나오는 책. 바로 클레르 카스티용의 『로즈 베이비』이다.  

『여자라는 종족』에 비하면 이 책은 그야말로 정신나간(!)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다들 『여자라는 종족』을 읽고도 무섭다는 리뷰를 쓰는데 클레르 카스티용의 『로즈 베이비』를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도 “미쳤군!” 내지는 비명을 지르지 않을까? 너무너무 불편해서. 그래서 『로즈 베이비』와 『여자라는 종족』을 같이 묶으면 안 되지만 그럼에도 묶어 본 것은 엽기적이든 혹은 잔혹하든 우리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점 때문이다.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처럼 여자들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린다.(뜬금없이 금자씨가 왜 생각났을까??!) 그만큼 잔혹해질 수 있는 존재라는 거다. 문득 잔혹한 여자들에 관한 다른 책이 있을까, 검색을 하다 보니 여자와 남자 중 누가 더 잔혹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있었다. 그 질문의 답변은 어느 심리 책을 예를 들며 “사람을 죽이거나 잔인한 행위를 하는 주체는 남자지만 여자는 그러한 잔혹한 장면이나 행위를 보고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오히려 더 즐기고 희열을 느낀다.”고 적었다. 공감이 가는 바이다. 여자들이 정신줄(!) 놓으면 세상 무서운 게 없다. 뭐 그렇다고 나 역시 그렇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아니고. 아무튼 

여자라는 종족』에 나오는 아홉 편의 단편엔 억압받는 현실에서 탈출하려 하는 여자들의 극단적인 선택들이 등장한다. 오싹하고 잔혹하지만 그 여자들이 이해가 가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 놓였다면 여자와 남자라는 것을 떠나서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말 테니까 말이다. 그 점에 비하면 『로즈 베이비』에 나오는 열아홉 편의 단편엔 좀 과장되긴 했지만 나름 이해가 가능했던 몇 작품을 빼면 불쾌하기 짝이 없는 ‘여자들’인 셈이다. 잘잘못을 떠나 정말 ‘잔인하다. 어이 없다.’라는 느낌을 받았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래,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뭐라 해도 나 역시 ‘여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여자들이 궁금하다고?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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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11-07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하면 리더수님처럼 책소개를 할 수 있을까요?
전 원래 못하는 건지, 그럴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목 좋으네요. 그런데 이왕 그런 거 좀 더 건방지게 제목을 정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쿨하고 시크하게...ㅎ

readersu 2009-11-09 10:52   좋아요 0 | URL
제목보고 왔다가 내용보고 나면 여자들이 무서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쿨하고 시크하게...그거 은근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