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실 비치에서
이언 매큐언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이언 매큐언의 최신작이다. 이미 『토요일』에서 그의 초기 작품보다 강도가 약한 작품을 읽었기에 이 작품 역시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더구나 이 책은 사랑이야기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역시 이언 매큐언이다. 사랑은 사랑이되 후회하는 사랑이다.

『토요일』에서 그가 보여준 이언 매큐언식 이야기가 이 책 『체실 비치에서』에도 드러난다. 성이 개방적이지 못하던 시대, 서로 사랑하여 결혼을 한 부부지만 첫날 밤에 모든 것이 깨져버린다. 이제는 남편이 된 남자에게조차 말못할 사연을 가진 아내와 그 아내의 방식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 남편. 서로에게 아픈 상처만 남기고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떠난다. 그리고 사랑없는 삶의 마지막에 찾아온 뒤늦은 후회. 돌아본들 이젠 되돌아갈 수 없는 그 길에 대한 아쉬움.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결과로 읽는 독자로 하여금 불편함을 선사했던 이언 매큐언이 달라진 문체 속에서 보여주는 그만의 독특한 이야기는 역시 이언 매큐언!이라는 방식을 통하게 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언 매큐언의 작품에 빠진 나는 그가 모른 척하며 내 놓은 플로렌스의 과거에 허걱! 하며 놀란 가슴을 쓰다듬었다. 이로써 플로렌스의 그 모든 행동이 이해가 된 나는 이번엔 이언 매큐언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서로를 갈망하지만 보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방식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그에게 감탄이 절로 나왔다.

'피투성이 이언'이라는 별명답게 겉으로 그 불편함를 내보이며 읽는 내내 그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던 초기 작품과는 다르게 인간사에 숨어서도 늘 존재하는 폭력과 어두운 면들을 은근히 드러내는 이언 매큐언! 그가 왜 영문학에서 손꼽히는 작가라는 것을 이 책 『체실 비치에서』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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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4-09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언 매큐언은 한 번도 읽지를 않았어요. 조경란과 알랭 드 보통, 슈테판 츠바이크의 독자인 저도 슬쩍 발 들여놓을 수 있을까요?

readersu 2008-04-10 09:41   좋아요 0 | URL
jude님의 취향(?)으로 봐서는(제가 좋아하는 분들을 좋아하시므로..^^) 아마도 이언 매큐언을 좋아하게 되실 것이라고 장담합니다.ㅎㅎ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