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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란의 다카포
호란 지음, 밥장 그림 / 마음산책 / 2008년 3월
평점 :
언젠가 우연히 호란의 방송을 본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내가 알기론 그가 한 밴드의 보컬인데 의외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게 되어 어리둥절했었다. 그러곤 혼자 나름대로 생각했다. 이젠 가수고 뭐고 연예인이면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는구나. 가수가 노래는 안 부르고 뭔 책 프로그램에 다 나와? 사실 선입견으로 가득 찬 나의 작은 질투였다. 그런 그의 책을 읽게 되니 나의 갖다버릴 데도 없는 이 얄팍한 선입견은…….
이 책에는 호란의 책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나 역시 책을 좋아하고 읽고 리뷰랍시고 쓰는 사람이지만 그런 것과는 다른 호란만의 독특한 책 사랑이 엿보인다. 노래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도대체 연예인들은 못하는 게 뭔지. 좋게 보려고만 하여도 자꾸만 피어오르는 이 심리는 과연 무엇일까?^^
‘다카포’란 한국말로 도돌이표란다. 즉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fine있는 곳까지 다시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의 제목이 그것인 이유는 책을 펼쳐 보면 알게 된다. 오래 전에 써 놓은 글들에 현재의 코멘트를 달았는데 그 의미가 그 글을 쓸 당시의 호란으로 되돌아가서 읽고 현재로 다시 오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뜻으로 그가 직접 지은 제목이란다.
모두 33편의 이야기엔 책을 읽은 느낌과 음악이야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가 말하는 책들은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읽는 가벼운 소설류의 책들이다. 그래서일까? 소설 좋아하는 나와 공유한 책이 많아 반가웠다. 또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살짝 감동적이면서 호란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독서로 자유를 맛보고, 음악으로 그 자유를 표현하는 한 마리의 요요한 나비, 호란. 그가 말하는 책이야기에 나는 한가득의 숙제를 떠안았다. 에드워드 고리, 새러 그루언, 존 파울스 그리고 그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뮤지션, 수잔 베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