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아이와 하루를 온종일 함께 보낼 거야.
나는 물론 늦잠을 자겠지.
아이가 일어나 혼자 한시간쯤을 놀고 난 후 배고픔과 응석이 섞인 목소리로 나를 깨울 때
난 그 때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할 거야.
잠자리에 들 때는 내가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지만
일요일이나 휴일에 아이가 나를 깨울 땐 아이가 다정한 노래를 불러 주거든.
아이의 노래는 행복을 파는 CF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닝커피 향처럼 나를 깨우지.

내일은 아이와 함께 가까운 서점에 갈 거야.
지금 쌓여있는 꿀꿀한 책들은 잠시 제쳐두고서
아주 재미있고 선량한 웃음을 주는 책을 다섯권쯤 살 거야.
내가 책을 고르는 동안 아이는 바닥에 앉아 자기가 고른 책을 읽겠지.
그러면 나는 아이가 골라놓은 책도 두권쯤 사줄 거야. 

그리고 오므라이스를 먹으러 가야지.
그 집은 붐비니까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어정쩡한 시간을 골라야겠어.
인테리어가 유쾌한 그집에서 아이와 나는 즐거운 마음이 될 거야.

일정이 끝난 것이 실감이 안나.
며칠은 소소한 약속들이 잡혀 있고
나는 눈깜짝할 사이에 또 일거리를 뒤져야하는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어쩌면 나의 남은 시간은
막막하거나 고되거나 둘중 하나일 수밖에 없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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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슈기 2006-05-3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녀가 다정하게 서점 안에 있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져요,
행복한 휴일을 보내시겠네요.

치니 2006-05-31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쯤 오무라이스 집일까?
나는 뭘 한게 있다고 고단한 늦잠을 3시까지 자버렸네.-0-

rainy 2006-05-31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
날이 쨍하게 더웠던 수요일.
감기약 덕분에 진땀까지 흘렸지만 제법 알차게 보냈다지요.
멀리 있어도 "하이~~"

안슈기..
첫인사의 반가움.. '못'찍은 사진을 비롯해 잘 보고 있단다 ^^
그래. 이 정도면 행복하다 말할 수 있어야겠지..

치니.
서점에 있을 때 알라딘에서 서평 쓰기로 한 책이 도착했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저녁 메뉴가 카레라이스라는 정보를 접수하는 바람에 발길을 친정으로 돌림.
나도 2시까지 자고 겨우 일어났슴. 영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