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아이와 하루를 온종일 함께 보낼 거야.
나는 물론 늦잠을 자겠지.
아이가 일어나 혼자 한시간쯤을 놀고 난 후 배고픔과 응석이 섞인 목소리로 나를 깨울 때
난 그 때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할 거야.
잠자리에 들 때는 내가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지만
일요일이나 휴일에 아이가 나를 깨울 땐 아이가 다정한 노래를 불러 주거든.
아이의 노래는 행복을 파는 CF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닝커피 향처럼 나를 깨우지.
내일은 아이와 함께 가까운 서점에 갈 거야.
지금 쌓여있는 꿀꿀한 책들은 잠시 제쳐두고서
아주 재미있고 선량한 웃음을 주는 책을 다섯권쯤 살 거야.
내가 책을 고르는 동안 아이는 바닥에 앉아 자기가 고른 책을 읽겠지.
그러면 나는 아이가 골라놓은 책도 두권쯤 사줄 거야.
그리고 오므라이스를 먹으러 가야지.
그 집은 붐비니까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어정쩡한 시간을 골라야겠어.
인테리어가 유쾌한 그집에서 아이와 나는 즐거운 마음이 될 거야.
일정이 끝난 것이 실감이 안나.
며칠은 소소한 약속들이 잡혀 있고
나는 눈깜짝할 사이에 또 일거리를 뒤져야하는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어쩌면 나의 남은 시간은
막막하거나 고되거나 둘중 하나일 수밖에 없을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