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에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듣기 편하게 따 두었던 노래들을 클릭 해 듣고 있었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는 너무 많이 들어서 힘들지 않을 거라고

또 이소라의 슬픔은 이제 익숙해서 견딜 만 할 거라고 방심하고 있었나보다.

갑자기 눈물이 솟구쳤다.

나는 아이들의 전래동화를 읽고 있었다.

그것도 웃음 파트의 호랑이가 떼구르르 구르는 부분이었는데...

이 난감하고 조화롭지 못한 상황이라니..

난 늘 이런 식이다..

요 며칠 나는 행복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리고 그 행복은 아직도 유효하다.

겨울이라 행복하고, 구체적으로 나를 행복하게 만든 일 때문에도 행복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니 그것이 또 행복했다..

그런데 나는 왜 내 인생이 진행형이라는 게 내내 두려운 걸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사춘기도 아닌데 왜 만날 질풍노도일까..

왜 여지껏 내가 어떤 사람인지 결론내지 못하고 궁금해 하는 걸까..

이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가 급한 게 아니라

내 아이가 어떻게 자라날 것인가에 관해..

또 그 아일 위해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는지가 더 급해야 하는 것 아닐까..

검은비 님 페이퍼에서 어느 별에서 왔나를 따져보니 난 해왕성에서 왔단다.

 

 
타고난 영적 능력을 가진 당신은 몽환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당신은 음악, 시, 춤을 좋아하고 그 무엇보다 넓은 바다를 사랑합니다.

당신의 정신은 가능성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당신의 가슴에서는 열정이 샘솟습니다.

당신은 친한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을 때도 외로움을 느낄지 모릅니다.

한 가지 생각에 너무 깊이 잠기지만 않으면, 당신의 영성이 예리한 통찰력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내가 신비스러운지는 모르겠으나 무엇보다 바다를 사랑하고

한가지 생각에 너무 깊이 잠기지만 않으면 더 낫겠다는 말이나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있을 때도 가끔은 외롭다는 건 맞는 것 같다..

춤을 좋아한다는 말은 나를 아는 사람들이 들으면 무지 비웃을 것이고.. 큭..

내가 답한 걸 보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는 신비스러움이고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꿈이 산산 조각 나는 것이고

백화점에 가서 제일 먼저 들르는 곳은 멋진 잡화점이고

내가 생각하는 즐거운 데이트는 함께 차를 마시며 서로의 생각과 꿈을 나누는 것이고

마음에 드는 타입은 사려 깊은 타입이고

내 별자리는 염소자리다.

나는 해왕성에서 왔단다..그 곳은 먼 곳일까?

농담처럼 중얼거린다.. 내 별로 돌아가고 싶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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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2-10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생각하는 즐거운 데이트는 함께 차(술)을 마시며... 이 부분만 다르고
다 비슷하네요.^^

플레져 2005-12-10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여기도 로드무비님 댓글 밑에 ^^;;)
님의 닉네임에서 바다를 사랑한다는 느낌이 나요...

rainy 2005-12-11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산책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지만.. 꿈을 나눈다는 것에 그만 ^^
저도 언젠간 맛술로 시작해서 알딸딸 해져보고 싶다.. 생각해요^^

플레져님.
바다.. 비.. 강.. 물이 좋아요^^
근데 어떤 사람이 그러대요.. 물이 불에서 비롯된 것임을 아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