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을 바라보는 일



     저, 꽃밭에 스미는 바람으로


     서걱이는 그늘로


     편지글을 적었으면, 함부로 멀리 가는


     사랑을 했으면, 그 바람으로


     나는 레이스 달린 꿈도 꿀 수 있었으면,


     꽃속에 머무는 햇빛들로


     가슴을 빚었으면 사랑의


     밭은 처마를 이었으면,


     꽃의 향기랑은 몸을 섞으면서 그래 아직은


     몸보다 영혼이 승한 나비였으면


     내가 내 숨을 가만히 느껴 들으며


     꽃밭을 바라보고 있는 일은


     몸에, 도망 온 별 몇을


     꼭 나처럼 가여워해 이내


     숨겨 주는 일 같네.


                  <장석남>



다음 생이 있다면..

레이스 달린 화사한 꿈도 마구 내 것으로 욕심내고

함부로 멀리 가는 사랑도 맘껏 해야지..

다음 생이 있다면..


지금은.. 생을 말려야 할 때..

습기를 머금지 않도록.. 습기에 젖지 않도록..

이미 썩은 부분은 잘 털어내고

나머지 온전한 부분이라도 지켜내야 할 때..

따뜻한 햇볕을 쬐어주고

부드러운 바람에 생을 말려야 할 때..


치명적인 병을 앓은 후의 회복기 환자처럼

조금의 피로함이나 조금의 복잡함도

피해가야 할 때..


함부로 멀리 가는 사랑..

함부로 멀리 가는 사랑..

빨리 다음 생이 내게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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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5-04-2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꾸욱~

루나 2005-04-25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난 이럴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질러~~~~
이 말은 물론 하나도 책임 못질 말임.
^-^

rainy 2005-04-26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은 행위 뒤에 온다'는 말이 있대.
뭐든 머릿속으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말이겠지.
그래서 내가 당신 존경하잖아 ^^

당장 내가 질러야 할 것은 다름아닌
미용실로의 지름이라네..
[조경원]가게 되면 연락 하리다..
그러면 당신은 조퇴(!!!)를 지르고
배부른 아이스티를 함께 마셔줘야할 것이담 ^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