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묻는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사람들은 다 각자 어디로 가고 있나.
잘 가고 있나.
다들 잘 가고들 있는 건가.
날이 풀려오고.
긴 겨울은 끝을 보이고 있다.
겨울은 춥고 지루했다.
어깨는 펴지지 않았고 손끝은 언 채로 녹을 줄 몰랐다.
난 생전처음 봄을 기다린다.
따뜻한 아지랑이를.
온기를 품은 바람을.
난 준비가 되어 있나.
내가 해온 준비는 어떤 것이었나.
난 어떻게 봄을 맞아 어떻게 살아낼 건가.
봄은 어김없이 오고 있는데.
나는 겨울이.
지루해서 목이 꺾어질 것만 같았던 겨울이.
여기서 그만 끝이기를 기다리고 있으면서도.
제 박자를 못 따라잡는 음치처럼
자꾸만 박자를 놓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