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을 리뷰해주세요.
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
기타노 다케시 지음, 김영희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영화감독 겸 배우, 가수, 코메디언, 소설가, 화가. 예술계쪽으론 못 하는 게 없는 사람인 것 같다. 다른 분야는 직접 본적이 없고, 출연했던 영화 중에서 '피와뼈'(사실, 오다기리 조 때문에 본 영화이긴 했지만;;)와 또 배틀로얄(영화 자체가 워낙 강렬하고, 충격적이어서;;)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영화 '자토이치'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과 특별상을 받았단다.(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나의 영화적 편견에 따르면 베니스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은 재미와는 거리가 멀다는;;).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한국계이면서 한국을 혐오하는 쪽이란다. 출연했던 영화에서의 이미지, 외모, 들리는 소문 등으로 개인적으로 평소에 좋아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완전비호감이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기타노는 결코 세상을 곱게 바라보지 않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식의 권위적인 스타일의 사람이다. 서평도서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사서 읽지 않았을 책 '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책 표지의 기타노의 굳은 표정과 "너의 불행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문구가 읽으면서 속이 편치만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기타노는 책의 앞뒤에 20세기 불행의 원흉을 세계편과 일본편으로 각각 50명씩 나누어서 '원흉어워드'처럼 순위를 정해놓고 그 불명확한 이유들을 나열해 놓고 있다. 순위와 그 이유를 읽고 있자니 마치 그 기준이 본인보다 더 유명하면 바로 상위에 이름이 랭킹??!! 일본에서 사회에 대한 비판을 서슴치 않는 신랄한 독설가로 유명해서인지 기타노가 내세우고 있는 주장들은 모두 거침이 없다. 그런데 거침은 없는데 주장에 대한 논리적이고 타당한 근거 보다는 본인 편한대로, 생각대로식 이야기이다.  

 본사회가 불행한 이유를 정치에서 찾으면 외교의 부재, 본연의 국회의원 부재와 불필요한 정상회담등을 꼽고 있으며 이러한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아이돌수출, 배째라식 외교, 일본해산, 마이너리그 정상회담, 오키나와 독립과 카지노 건설 등의 대책을 말한다. 불행의 원인은 가정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즉, 이상적인 아버지 부재, 아이들에게 자기 방이 있어서, 어머니가 자식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해서 불행한 삶을 산다. 가정에서의 이유들을 정리하고 보니 타당한 말인 것 같다. 하지만 주장 뒤에 나오는 기타노식 해법들은 완전 남성중심, 자기중심적 내용들 뿐이어서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인다. 마지막으로 사회에서 찾은 기타노의 불행의 이유는 IT 기술이 발달해서, 얼굴이 못 생겨서, 야구나 축구에서 실력있는 선수 없어서란다. 아! 여기서의 모든 내용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되고 반어법으로 봐야하지 않나하는 주장이라면. 반복적, 부정적, 열거식 반어법들은 독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며 반감만 생기도록 한다는 것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겠다. 

 본편의 세계의 원흉 랭킹 순위까지 다 읽고 난 후 든 생각은 과연 기타노의 이런 독설들이 어떻게 책으로까지 편집되어서 출판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출판자유의 혜택 수혜자일 뿐인가? 아님 평범한(?) 독자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반어법의 승리때문인가? 이것도 아니라면 일본인들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예술혼(?)을 지닌 사람이기에 기타노가 하는 말이라면 참고 들어주는 것인지? 기타노의 '위험한 일본학'은 기타노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호감적인 이미지는 여전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그 기분을 배가 되게 하는 효과가 있는 책이다. 

 

*서평도서의 좋은 점 - 독설이라면 논리정연 보단 무조건 밀어 부쳐야 한다.

*서평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해 보려고 했으나... 없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p.91 일도 잘하면서 가정에도 충실한 아버지란 있을 수 없다. 내게 있어 가정이란 이미 있으니깐 어쩔 수 없는 것뿐이다. 

pp.101~102 야구를 잘하는 녀석보다 못하는 녀석이 많은 건 당연한 일이다. 후보선수는 후보선수대로 살아가는 법이 있는 법이다. 모두 선발선수가 돼야 한다. 노력하면 선발선수가 될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 전후교육이다. 공부 또한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게 당연하다. 그런데도 "하면 된다!"같은 말을 주문이라도 외우듯이 반복해 주입시킨다. 인간은 못 하는 쪽이 훨씬 많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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