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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한 만찬 - 음식, 영양, 비만에 관한 과학적 진실
피에르 베일 지음, 양영란 옮김 / 궁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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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쪽 넘는 분량을 통해서 작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간단한 것일 지도 모른다.

   
  ... 그럼에도 우리는 봄날 온통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인 들판 군데군데 푸른빛 아마 꽃도 눈에 띄기를 꿈꾼다. 벌써 아마의 부활이 감지되는 걸 보니 새로운 농업의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우리는 옥수수가 계속 번창하리라는 사실, 즉 옥수수 없이는 살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이 작물에 덜 의존하기를 꿈꾼다. 해바라기로 뒤덮인 아름다운 들판과 함께 해바라기 씨앗으로부터 이른바 올레인산에 속하는 영양 많은 기름까지 얻기를 꿈꾼다. 우리는 가축들을 잘 먹여서 그 가축들이 우리에게 주는 버터, 치즈, 고기, 달걀이 영양가 많은 지방으로 탈바꿈하여 예전처럼 식품의 귀족으로 군림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에방 차원의 건강 분야에서 농업의 비중이 커지고 제약업의 비중이 작아지기를 기대한다. 특히 진정한 의미에서 영양 교육이 널리 보급되어 전문가와 대중들 사이에 가로놓인 정보의 격차가 줄어들고, 확실하고 근거 있는 정확한 정보를 많은 사람이 공유하기를 소망한다. 요즘처럼 먹을거리가 넘쳐나고, 수요보다 공급이 지나친 구조에서 특히 어머니의 소비 선택이 자녀나 손자들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시대에는 영양에 관한 교육이 더욱더 중요하다...  
   
 
당뇨, 심장혈관계통질병, 비만 등의 문명병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본적? 물론, 없다. 고로 이제 영양학에 대한 무지함이 탄로 나는 순간과 놀람의 때만 남았다.  텔레비전 뉴스나, 비타민 같은 교양오락 프로에 어떤 음식, 과일이 몸에 좋다더라, 나쁘더라하고 나오면 흥미를 갖는 수준이 고작이었다. 우리의 식탁에서 동물성 기름이 사라진지 오래라지만, 그런 일이 오래전에 일어났었나, 원래부터 우리는 동물성 기름의 해로움 때문에 식물성 기름을 먹지 않았나하는 생각에 의아해했고 놀랐다. 나의 영양학에 대한 무지함이며 무관심이다. 

이제 놀람의 시간이다. 인류의 생성 때부터 우리의 유전자는 얼마나 진화했을까. 그 시간에 비해 인류의 유전자는 그다지 많이 진화하지 않았다. 소위 오십보백보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지방을 축적하는 유전자는 더욱 그렇다. 털복숭이 우리 인류는 추위, 맹수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지방을 축적했고, 적절한 순간에 그것을 소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 후손들은 그렇지 못하다. 자신의 발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리의 복부엔 지방들이 쌓여있다. 그렇다면 현대의 부끄러운 후손들은 생존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지방을 태우지 않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다이어트, 운동에 목숨을 걸기도 하는 것이 현대인들의 특징이니, 현대인들은 우리의 조상들보다 더 잘 먹고, 더 잘 살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일까? 지은이는 말한다. 현대인이 오염된 먹을거리를 먹기 때문이기 이라고. 생태계의 구조마저 흔들리게 하는 현대인들의 먹을거리는 우리를 문명병으로 직행시키고 있다고. 인간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는 영양소들을 육류, 어류, 채소 등으로 보충한다. 이 과정에서 소, 돼지, 닭들은 본래의 자신들 먹이 대신 사료를 먹음으로써 영양소 불균형을 초래하고 이것은 고스란히 인간에게 전달된다. 이러한 사실들을 사례와 실험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지만 농업구조와 제약회사의 이해관계 등의 문제 때문에 바로 시정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우리는 열심히 운동하고 다이어트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제대로 먹이를 먹은 소, 돼지를 먹어야 하고 그런 닭이 낳은 달걀을 먹어야 하며, 그런 소가 만들어낸 유제품을 섭취해야만 하는 것이다. 사고의 확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내가 무얼 먹었는지에 따라 내가 누구인지, 내 몸이 어째서 변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약속한다. 제대로 실천하겠다고 하면 그 해결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말이다. 실천 방법이 어렵지는 않겠지만 많이 귀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간단하고 쉬운 것을 좋아하는 현대인이니깐 우리는.



 *서평 도서의 좋은점 - 우리가 지금까지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져봐야 하며, 의심을 품었다면 그것을 증명해 본다.

* 서평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삶이 다이어트인데 살이 빠지지 않는 사람들.

* 마음에 남는 '책 속에서' 한 구절 - p.154 슈퍼마켓은 먹을거리가 재배되는 들판과 실제로 입에 들어가는 음식 사이에 받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p. 159 영양학에서는 그 자체로 좋은 식품이거나 그 자체로 나쁜 식품이란 없다. '좋은' 분자나 '나쁜' 분자는 아주 드물다. 문제는 불균형이나 결핍 상태, 과잉 상태인데 이러한 상태야말로 우리 식생활에 혼란을 일으킨다. 

p. 201 이쯤에서 내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먹이사슬과 자연스런 영양 균형 문제를 다시 한 번 짚어보자. 임신한 서양 여자들의 모유에만 오메가6가 과도하게 포함되어 있고 오메가3가 결핍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너무 빠르게 변한 우리의 식생활, 지나치게 흑백논리로 단순화했기 때문에 왜곡되어버린 영양학 지식, 자연 순리를 거스리는 생산방식, 영양학에 대한 무지 같은 여러 가지 요소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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