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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성평등 교과서 ㅣ 라임 주니어 스쿨 5
스테파니 뒤발 외 지음,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0년 12월
평점 :
남녀평등 및 페미니즘에 대한 이슈는 현재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화두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이 화두에 있어 후발주자인 편이다.) 이러한 세계의 흐름에 맞추어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성평등 교육 연구가 시작되고, 교육 자료 및 도서나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한 자료의 장점은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 맞는 자료로 활용하기 좋다는 점이고, 단점은 이러한 화두 이전의 우리나라의 교육을 받아온 사람이 만드는 것으로 생각의 시야를 넓히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책은 프랑스 저자가 아이들에게 성평등에 대해 설명하는 책으로,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설명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예를 들어 '남자는 여자보다 힘이 세다' 라는 명제에 대한 설명으로, 단순히 생물학적으로는 그렇다고 말하지 않고, 평균적으로는 그럴 수 있지만 개개인의 특성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탈모에 대해서도 생물학적 이유와 통계적인 내용을 가지고 풀어내는 방식이 색달랐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남학생 독자에 대한 배려가 엿보인다는 점이었다. 남학생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고정관념(맨 박스 등)에 대해서도 풀어주고, 여학생들이 주로 직면하는 차별적 상황에 대한 설명에서도 괄호나 삽화를 통해 남학생들이 자신의 상황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화학을 좋아하는 여자아이 옆에서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난 난 무용을 배우고 싶어!"라고 대답하는 위트있는 장면이 그 예이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배경을 통해 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이것을 차별이라 생각하는지 그 맥락을 알려주는 점도 단순히 '남자가 잘못했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좋았다.
반면 이 책으로 지도를 할 경우 오늘날, 우리나라에선 조금 힘들 것 같다고 느낀 부분도 분명 존재했다. 예를 들어 성정체성에 관한 언급은 우리 사회에서 교사에게 상당히 부담이 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트렌스젠더 개념을 설명하며 '남자와 여자의 행동양식'에 따라 정체성을 구별한다는 설명은 이 책 전반의 흐름과 조금 맞지 않다고 느꼈다.
한국이 아닌 유럽 사회의, 외국인 저자의 시선에서 우리는 좋은 점은 취하고, 미흡한 점을 보완하며 우리 사회와 아이들을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