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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성평등 교실 - 박스 열고 나와, 진짜 나 찾기 ㅣ 슬기로운 사회생활 1
아웃박스 지음, 정재윤 그림 / 파란자전거 / 2021년 7월
평점 :
우선 이 책을 읽기 전부터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야겠다. 아웃박스는 바른 성인지 감수성을 위해 활동하는 교사 연구회로, 평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곳이다. 다양한 활동이 눈에 띄어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책을 냈다고 하니 가슴이 자연히 뛰었다.
보통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유명한 맛집에 줄을 서서 먹고나면 '이렇게까지 줄을 서서 먹어야하나?' 싶어지지 않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도 하고. 하지만 이번에는 먹을 것 많은 잔치였다.
책은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학년의 흐름에 따라 매 달 하나의 주제를 소개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성별의 차이와 젠더박스, 경계 존중, 성 역할 등 최근의 사회적, 교육적 흐름을 반영한 주제부터 연애, 외모 강박 등 오늘날 학생들이 부딪히는 문제(놀랍게도 저학년도 연애를 한다!)싸지 다양한 주제를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지고 안내한다. 매 주제 마지막에는 학생들이 글을 쓰거나 실천하는 등 스스로 해볼만한 거리도 던져준다.
이 책은 서문에서 사춘기를 맞은 어린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교사들이 직접 쓴 만큼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기 좋은 주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예시 자료들도 실제 학생들의 대답이나 활동지를 제시해 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좋을 것 같다. 한 장의 분량도 그리 많지 않아 수업시간에 다같이 읽어봄직해서, 읽는 내내 고학년 담이을 할 때 활용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성교육과 젠더교육을 시작하는 담임교사, 학부모들은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어느 정도로 설명해주어야 할까?' 라는 고민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교사는 사회의 시선과 다양한 학부모의 요구로 인해 더 어려움이 크다. 이 책과 함께라면 그러한 고민을 덜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