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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용기가 되어 - 초등학생이 궁금해하는 시민운동 이야기
레베카 준 지음, 시모 아바디아 그림, 김유경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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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을 키워드로 하여 세계의 시민운동들을 간략하고 다양하게 소개한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다양한 사례를 이 얇은 책에 담으려는 작의 노력이 돋보인다. 시민운동의 분야에 있어서 성차졀, 인종차별, 독립운동, 환경운동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지역적인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노력도 보인다.(작가가 유럽인이다보니 서구권의 사건이 더 많기는 하다.) 시대에 있어서도 근대 민주주의가 자리잡는 시점부터 현대까지 다양하다.

다만 짦은 분량에 이 모든 내용을 담으려 하다보니 필연적으로 내용의 깊이감이 부족하다. 어린이 책에 무슨 깊이감이냐 할 수 있겠지만, 시민운동과 그 결과 간의 개연성이 잘 담기지 않거나(평화기도회와 베를린 장벽 붕괴), 시민운동 과정이 갖는 의의와 결과에 미친 영향(진흙탕 행진) 등이 많이 생략되어 그 흐름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힘든 구간이 있다. 역사에 관심이 있고, 관련된 배경 지식이 있는 어린이가 읽으면 좋을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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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70
로랑 카르동 지음, 김지연 옮김 / 꿈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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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오늘날은 다양성의 시대라고 말한다. 세계화로 인한 다문화 사회이자 각자의 개성이 강점이 되는 사회라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오늘날 우리 사회를 혐오의 사회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 등으로 표현되는 혐오 문화는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문제이다. 다른 인종, 다른 종교, 다른 지역, 다른 성별에 대한 혐오 등 우리는 신문의 국제 면과 사회 면에서 많은 기사로 접할 수 있다. 이러한 혐오는 두 가지 경우로 바라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과거부터 관습적으로 당연시되어 온 것이 새롭게 문제 제기가 되어 표면으로 떠오른 경우, 두 번째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던 존재와 문화들이 세계화, 정보화가 이루어지며 대두된 경우가 있다.


이 중 두번째와 관련된 혐오들은, 분노라기 보다는 공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배제하기 위해 혐오라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은 이러한 두번째 혐오들에 맞서는 책이라고 보았다.


검은 닭 마리네트는 다른 닭들처럼 자신의 털 색깔로만 사는게 싫었다. 다른 색으로 살아보고 싶었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각자의 색에 따라 항상 수를 세는 닭들은 그런 마리네트를 보고 당황한다. 누군가는 당황했고 누군가는 화를 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해했고 누군가는 이것이 재미있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재미있어 보인다고 생각한 닭들은 하나 둘 마리네트를 따라하고, 이것은 닭들 사이에서 유행이 되며 마침내 성대한 깃털 대회까지 열린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다 보면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갈등이 생기기 마련. 행진을 준비하는 닭들도 각자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 책의 매력은 그 과정에서 누구나 상상할만한 흐름이 아닌 반전이 있다는 점! 궁금하시다면 직접 읽어보시라.


이 책을 처음 읽었을땐 웃기지만 당황스러웠고, 두번째 읽었을 땐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싶은거야?' 싶었고, 또 다시 읽었을 땐 '그래, 이게 우리의 모습이지' 라고 느꼈다. 작가의 전작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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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집 그림책이 참 좋아 83
허아성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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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저학년 보결수업을 들어갔을 때였다. 담임선생님께서 '내가 살고싶은 집 상상하여 그리기'라는 주제를 준비해두셨길래, 상상화는 쉬우니까 하고 도화지를 나누어주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수업은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물론 저년차가 들어간 보결수업에 큰 기대를 한 사람은 없겠지만.) 상상화는 자유롭게 그리는거니 아이들이 쉽게 할 것이라는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우선 주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그 아이들을 위해 시범을 보이니 나를 따라하는 학생들이 한 무더기가 나왔다. 아이들의 활동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다는 점은 그저 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때 이 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주인공 해인이는 엄마 아빠와 살고 싶은 책을 상상한다. 해인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엄마 회사에서도 멀고 뛰어서도 안 된다. 거기서 시작해서 해인이와 가족들은 서로 살고싶은 집을 이야기한다. 해인이의 마음대로 뛰어도 되는 집, 엄마의 회사와 가까운 집... 처음에는 있을 법한 집들이었지만 점점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마음대로 공간을 이동하고, 물건을 공유하고... 미래에나 볼법한 집들이 등장한다.


다시 보결수업의 추억으로 돌아가보자. 선택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다. 너무 많은 선택지가 주어지면 판단력이 흔들려 판단을 하기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다. 자유롭고 많은 선택지가 오히려 피로감을 주어 생각을 제한하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상화 그리기 수업이 실패했던 것도 일종의 선택의 역설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너무 넓은 선택지를 주어 무엇을 그려야할지 도화지 위에서 길을 잃게 한 것이다.


이 책이 있었다면 내용 중 어디를 골라도 학생들에게 적당한 선택지가 주어진 재미있는 주제가 되었을 것 같다. 이 책의 작가도 그렇게 생각한건지 딱 내가 원하는 학습지가 함께 와서 더 좋았다.


코로나로 인해 가정에서 미술 교육을 하시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독서와 미술을 함께 재미있게 경험하고 싶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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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의 눈 Dear 그림책
아르투르 스크리아빈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최혜진 옮김 / 사계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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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이라는 나라를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알았다. 전쟁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아프리카 서부의 작은 나라. 그 작은 나라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여, 그 전 우승자였던 프랑스를 꺾었던 충격과 감동의 순간으로 그 나라를 기억한다. 뜨거운 열정과 선수들의 눈물겨운 드라마의 나라.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마주했을 때 궁금증이 일었다. 적도 근처의 더운 나라인데 눈이라니? 그러한 궁금증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내가 가지고 있던 세네갈이라는 나라의 이미지와는 매우 다르다. 차분한 회색톤의 배경과 세밀한 색연필 묘사, 단조로운 색과 적은 글씨로 이루어져 있다. 그림과 글에 무게가 있다면 이 책은 분명 눈처럼 가벼울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온다는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은 좋게 말해 시적이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림책 치고 난해하다.


보통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서로 상호보완적이라, 글이 어려우면 그림이, 그림이 어려우면 글이 다른 한 쪽을 설명해주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글과 그림이 합쳐져 하나의 시와 같다. 세네갈에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 그림에는 눈인지 잎사귀인지 모를 무언가가 흩날린다. 엄마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동시에 울고 있는 존재인데, 우는 이유도 노래의 내용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저 우리는 이 책의 색감과 나열된 이미지로부터 추측할 뿐이다.


하지만 언제 우리가 정답을 바라며 시를 읽었던가. 이유를 찾고, 해석하려는 욕심을 멈추고 나서야 이 책을 즐길 수 있다. 8월에 세네갈에서 내리는 눈 같은 엄마. 빛바랜 추억들과 무언가를 회상하는 모습들은 그 자체로 쓸쓸하고 애상적인 느낌을 준다.


아름다운 문구와 그림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다만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는 인상이 강한 그림책 특성 상 적절한 독자층을 찾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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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잘 다니는 법 자신만만 생활책
이기규 지음, 유경화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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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현장에 있다보면 매해 입학식마다 학교 가는게 무서워서 대성통곡을 하며 들어오는 아이를 한두명씩은 보게된다. 이 책을 찾는 독자들도 주로 그렇게 입학을 앞둔 어린이 또는 그 보호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지민이는 2학년이다. 1학년을 엉망진창으로 보냈지만, 2학년은 잘 다녀보겠다는 새 학년의 다짐을 한 주인공. 하지만 몸에 익은 습관들 그대로 생활하며 1학년때와 같은 어려움들을 겪는다. 그 옆을 지키는 강아지 똘똘이가 지민이의 생활습관을 하나하나 고쳐나간다.


 매 장은 지민이의 실수와 지민이가 생각한 해결방법과 실패, 똘똘이의 도움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구조이다. 어찌보면 실수하고 잔소리하는 뻔한 내용일 수 있지만 중간에 지민이가 생각해내는(우리 어린이 독자들도 생각할법한) 황당무계한 해결방법들과 삽화들이 소소한 재미를 준다.


 다루는 소재를 살펴보면 지각, 알림장, 준비물, 친구랑 싸웠을 때, 등교 첫 날 친구를 사귀고 싶을 때 등등 학생들이 학교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로 꾸려져 있다. 너무 뻔한 대답이 아닌, 아이들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답변들이 쏠쏠하다.(친구에게 말을 쉽게 거는 법으로 지우개를 빌리라고 하다니!)


 학교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어린이들 또는 새 학년이 두려운 어린이들에게 매우 추천한다. 단점이 있다면 독자층에 비해 내용이 은근 많아서 보호자가 함께 읽어야 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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