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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교에 대처하는 방법
김희정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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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2 여자아이 둘이 있다. 조금 조용하고 내성적인 편이지만 그럭저럭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그리 눈에 띄지 않는 아이. 어느 교실에서나 있을 법한 두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절교한다. 이 소설은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어제까지도 잘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절교를 선언하자 크게 충격받고 상처받는다. 슬프다가 화나다가 밉다가도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그 모습을 보자면 마치 연애 중에 갑자기 이별 통보를 받은 것 같다.(생각해보면 나 또한 연애하듯 단짝과 붙어다니던 시절이다.) 이유도 모르고 전조증상도 없이 이루어진 절교에 주인공은 소위 말하는 '후폭풍'에 시달리는데, 그 속내를 참 섬세하게 풀어나갔다.

실제로도 사춘기 학생들 사이에서 무수히 일어나는 절교를 현실감 넘치게 담았다. 그래서 사춘기를 겪어본, 특히 여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너무 현실적인데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취하고 있어, 사춘기 시절 교우관계에서 오던 답답함을 그대로 느껴 목이 콱 막힌다는 부작용이 있다. 덤으로 이런 문제들이 늘상 그렇듯 확실한 해답이 없다는 점도.

사춘기 때 학생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이지만 길이와 호흡이 짧아 5~6학년 학생들이 읽기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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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노범생 - 자타공인 모범생 노다빈의 일탈이 이제부터 시작된다!, 2025년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서성환 지음, 김성희 그림 / 데이스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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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학생은 어떤 어린이일까? 많은 동화책들은 조금 공부는 못하지만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 약간은 말썽꾸러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곤 한다. 다수의 학생이 공감할 수 있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그 동화에 몰입할 수 있을까?


주인공 노다빈은 그야말로 그림으로 그려놓은듯한 모범생이다. 학업 성적 우수, 태도 바름, 규칙을 잘 지키고 학급에서는 회장에 담임선생님의 신임을 받고있는 학생. 글을 읽는 순간 생각나는 얼굴들이 두엇 있다. 한 해에 한 두명 이런 학생을 보고는 한다. 얘네 엄마는 얘를 어떻게 키우셨나 절로 궁금해지는 아이들. 이 책은 그러한 다빈이가 처음으로 규칙을 어기고 잘못을 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다룬다.


모범생은 보통의 어린이와 다를까? 다빈이가 규칙과 다급한 상황 중 고민하는 모습이나, 부모님과 선생님이 자신에게 실망하실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그저 평범한, 보통의 어린이와 다를 바 없다. 가끔은 규칙을 지키기 싫고, 실수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보통의 어린이'를 너무 편협하게 생각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어린이는 각자의 기준에서 '보통의 어린이'일텐데 어른의 입장에서 생각한 보통의 어린이를 기준으로 이야기를 써왔던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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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을 반대합니다 안녕 청소년 문학 1
알프레도 고메스 세르다 지음, 김정하 옮김 / 풀빛미디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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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짚고 가자면 출판사 블로그에 따르면 이 책은 15세 이상에게 추천한다. 초등학생은 이 책의 적절한 독자가 아님을 분명히 해두는 바이다.(물론 학생들의 첫 이성교제 나이가 어려지고 있으므로 절대적이진 않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무릇 첫사랑 이야기가 그렇듯 주인공은 설레여 하고, 두근거리고, 마음 아파 하기도 한다. 다만 다른 이야기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 모두 주인공의 남자친구 '에우헤니오'를 탐탁치 않아 한다는 점이다. 단란한 부모님과 다정한 친구들이 여럿 있는 주인공 '마리나'와는 달리 에우헤니오는 '며칠은 괜찮고 며칠은 나쁜' 남자친구다.


에우헤니오는 마리나에게 다양한 것을 요구한다. 숨기는 것이 없어야하고(설령 그게 개인정보라 할지라도), 사랑을 맹세해야 하고,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어울리지 말아야하고(그게 평생의 절친이라도), 자신이 요구하는 것(노출 사진까지!)은 모두 주어야한다. 마리나는 자신의 마음을 증명하기 위해, 에우헤니오와 사귀는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그 모든 것을 감내한다. 하지만 에우헤니오는 끊임없이 요구할 뿐, 마리나의 마음에 화답해주지는 않는다.


이러한 에우헤니오의 말과 행동은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이다. '내 말대로 해주지 않으면 넌 날 사랑하지 않는거야 .' 라는 논리를 주장하며 상대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한다. 마리나 또한 이러한 모습이 석연치 않지만 '며칠은 괜찮은' 남자친구이므로, 에우헤니오를 사랑하므로, 자신이 잘 하면 이러한 점이 사라질거란 믿음으로 관계를 이어나간다. 실로 위험한 관계이지만 실제로 많은 소녀(그리고 소년)들, 그리고 성인들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이 관계가 진짜 사랑인가에 대한 의문은 뒤로 하고) 과연 모든 사랑은 아름다운가, 모든 사랑은 지지받아야 하는가, 그럴 수 없음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내 사랑 앞에서 우리는 사랑의 콩깍지를 벗어낼 수 있을 것인가 등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삶 속의 문제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게 해주는 좋은 발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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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작은 불꽃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9
프랑수아 다비드 지음, 앙리 갈레론 그림,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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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수용소(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지만)에서 한 여자가 잠에 들지 못하는 소녀에게 매일 밤 이야기를 해주는, 수용소 판 아라비안 나이트 같은 형식이다. 이야기들은 모두 각자 다른 독재자와 절망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열 두 가지 이야기의 배경이 모두 다른 데 하나같이 절망적인 점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느껴진다. 각 이야기에서 약자들은 부당한 상황에 대해 용기를 내고 재치로, 민중의 힘 또는 신비한 힘으로 저항한다. (혁명의 나라답다고나 할까.) 그 과정과 방법이 너무나도 기상천외해서 좀처럼 예측되지 않아서 오는 재미가 있다.


프랑스 초등학교 권장도서라고 하지만, 성인이 읽어도 될 만큼 상당히 수준이 높다고 느꼈다. 이야기는 짧지만 여러 독재자의 모습들이 현실을 반영한다. 단순한 권선징악의 통괘한 이야기를 넘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삽화 또한 흑백에 사람은 모두 머리카락을 생략하는 등 최대한 단순하게 그리며 다양성에 대한 여지를 남기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다만 아동문학은 아동기의 특성을 고려하여, 너무 어두운 표현 및 내용은 자제가 필요하다. 미적 또는 비유적 표현을 위한 내용이더라도 아동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두려움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보다는 중학생, 적어도 초등 고학년은 되어야 이 책을 제대로 맛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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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경제도 파나요? - 백냥이의 냠냠 수첩 똑똑교양 8
정연숙 지음, 고양이다방 그림 / 책읽는곰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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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경제 책을 싫어한다. 대부분 재미가 없고, 제시되는 개념들은 헷갈리고, 실전은 어렵고, 나의 망한 재테크가 계속 떠오르기 때문이다. 경제 동화라고 무엇이 다를까.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억지스러운 전개의 책을 읽노라면 차라리 동화가 아닌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그렇다고 동화가 아닌 책을 읽진 않는다.)


마찬가지로 경제 수업 또한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대학 때 열심히 들었던 경제 강의는 C+로 마무리 되었다. 이러한 내가 경제 수업을 해야하는 것은 참 아이러니 하다. 하지만 어쩌겠나. 내가 싫어해도 내 학생들이 싫어하면 안 되는 것을. 그래서 한 가닥 도움을 받아보려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주인공은 표지대로 어린 고양이, 백냥이다. 편의점에서 군것질을 쏠쏠하게 하는 백냥이의 모습은 요즘 초등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용돈을 여기저기에 다 털어써서, 막상 꼭 사고 싶은 것은 못 사는 점까지 비슷하다. 이 책은 이런 백냥이가 편의점 사장님과 친해지며, 편의점에 시즌 한정으로 나온 롤케이크를 사먹기 위해 경제 관념을 기르고 경제에 대해 알아보는 이야기이다.


단순히 이렇게만 진행된다면 시중의 수많은 경제동화와 크게 다를 바 없겠지만, 이 책은 몇 가지 차별점을 통해 더욱 신선하고 좋은 책이 된다. 우선 주인공이 고양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파는 물건들, 백냥이가 사먹는 간식들이 고양이의 취향에 맞게 재미있는 상상력의 산물로 나온다. 연어 롤케이크라던지. 이러한 백냥이의 간식 수첩이 소소한 즐거움이 된다. 게다가 아직 어린이인 백냥이가 편의점에서 경제를 배울 수 있게 일하는 부분도, 고양이 학교니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두 번째 차별점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다. 편의점은 요즘 아이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이다. 농어촌 지역인 우리 학교 옆에도 편의점은 있다. 일상적으로 만나는 편의점의 모습 속에 숨겨져있는 경제를 찾아보며, 우리 일상과 경제의 연관성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세 번째 차별점은 뭐니뭐니해도 자연스러운 전개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나는 개념을 억지로 우겨넣은 각종 ㅇㅇ동화 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동화는 동화 그 자체로도 즐거움을 느껴야하는데 책을 읽는 중에서까지 공부를 시키는 것 같아, 아이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야기의 흐름과 인물 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좋았다. 작품 속에서 교훈이나 배울 점을 제시하되 강요하지 않는 느낌이다. 


날이 갈수록 국내 동화책 작품들의 수준이 몰라보게 높아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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