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동안의 겨울방학이 끝나고 오늘 학교가 다시 시작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개학을 하면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딱히 그렇지도 않다. 학교를 다닐때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야하는데 이게 제일 귀찮다. 뭐 대단한것도 안 싸주는데도 맨날 도시락 뭐 싸줘야 할지 고민이다. 결국은 맨날 똑같은걸 싸지만.
요즘은 둘째가 운전을 하니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둘이 끝나는시간이 다르거나, 다른 일이 있을때는 운전도 해야하고 (나는 이번에 알았는데 다른 주는 초등학교만 있는줄 알았던 스쿨버스가 고등학교도 있단다. 메릴랜드 사는 친구가 놀러왔다가 캘리포니아에 스쿨버스가 없다는 말에 놀라고 나는 고등학교까지도 스쿨버스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원래 운전하는 거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무릎이 아파서 운전도 오래 못하겠다. 이제는 아이들도 다 컸으니 애들이 집에 있다고 해서 엄마가 꼭 집에 있어야 하는것도 아니고 (보통 만 12세 이전에는 아이들끼리만 집에 있으면 안된단다) 하니 내가 일이 있거나 약속이 있으면 그냥 나가도 되고. 그러고보니 아이들 방학때가 더 좋네.
그래도 아이들이 개학을 하니 이제야 생활이 제대로 돌아가는 듯.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이들 보내고 컴앞에 앉았다가 마냥 앉아있으려는 마음을 다잡고 벌떡 일어나서 산에 올라갔다. 한국다녀오고 어쩌고 하고 아이들 방학하고 하면 거의 4주만에 올라간듯 하다. 우리집 강아지도 그동안 마당에서나 조금 놀고, 동네 잠깐 산책한거 말고는 오랫만에 산에 올라가서 그런지 여기저기 냄새맡느라 빨리빨리 따라오지 않고 엄청 꿈지럭거리더라. 오랜만에 올라간거 조금 더 걸을까 했는데 녀석 힘든지 재빨리 집쪽으로 달려가 버리네. 주인닮아 게으른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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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동안 무척 힘들었다. '남보다 못하다'고 하는 건 남들에게는 어느정도 감추고 포장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리라. 그대로 드러내는 날 것을 처음 보았고 그 역한 비린내에 경악했고, 분노했었다. 이제는 그저 서글프다. 평소 남들에게처럼 쿨해질 수는 없지만 뭐 어쩌겠는가 그것조차 받아들여야지.